한·일간 등 국제노선 확보가 활성화의 관건
각계 노력 집중화할 계기마련 절실한 시점

충청리뷰가 올 2006년 주제를 ‘청주공항 활성화’로 정했다. 충청리뷰는 지난해부터 지역의 핵심 현안을 연간 아젠다로 설정, 지속적인 심층보도를 통해 문제해결의 단초를 제공해 왔다. 이는 국가적 과제인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지방언론이 그 순기능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첫 주제였던 청주 청원통합은 비록 최종 주민투표 단계에서 소기의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이 문제를 포괄적인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 냄으로써 향후 해결을 위한 방향제시를 분명히 했다. 오는 5·31 지방선거에서 도지사후보나 청주권 단체장 및 지방의원 후보들은 만약 청주 청원통합을 공약으로 제시하지 않을 경우 선거전에 절대적인 불이익을 당하게 됐다.

청주국제공항 활성화를 올해 주제로 선정한 배경은 철저하게 공항이 처한 ‘현실’에 근거한다. 국제공항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아직 제 위상을 찾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주변 여건이 급변하면서 청주공항은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과 행정중심복합도시 확정으로 청주공항은 명실상부한 국가항공교통망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는데도 이를 충족시키기엔 여전히 관련 인프라가 미흡하기 그지없다. 청주공항이 미래를 대비한다면 지금 변하지 않으면 곤란하고, 이의 화급함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상태다.

청주공항 활성화 문제는 97년 개항 이후 줄곧 지역을 짓눌러 온 과제중의 과제였고, 최근엔 그 노력이 각계로 확산되면서 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결정적 돌파구 마련은 여전히 요원하다. 때문에 시민운동 차원의 거국적 ‘힘 결집’의 필요성까지 제기된다. 오송분기역이나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미래의 충청권과 중부권의 발전을 담보한다면 이미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적 역할을 수행하는 청주공항은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책임진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 크다 할 수 있다. 특히 청주공항은 충북에 있어 앞으로 산업, 물류, 관광, 국제화, 교통, 서비스 등 모든 분야의 중추가 된다는 점에서 그 위상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충청리뷰는 앞으로 기획기사를 통해 이러한 모든 것을 도출, 여론화시켜 궁극적으로 청주공항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청주공항이 처음 개항됐을 때 특히 청주권 사람들은 그 편의성에 만족했다. 아침에 비행기 타고 제주에 갔다가 일을 본 후엔 다시 오후 비행기로 돌아와 일상에 안착하는 것이 마치 옆동네로 마실(?)가는 듯한 기분을 안겼다. 만약 예전처럼 김포공항을 이용한다면 이런 하루 일정은 버겁거나 아예 불가능하다. 사실 청주공항의 최대 장점은 접근성이다. 국토의 중앙에 위치하다보니 사방 어디에서도 이용하기가 편리하고 간편하다. 그런데도 교통망 부재, 수요부족 등 여러 이유로 줄곧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의 보조역할 쯤으로만 인식돼 왔다.

하지만 최근엔 청주공항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예전에 비해 많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청주공항에 대한 충북인들의 인식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져 “충북은 복받았다”는 얘기가 사람들 사이에 절로 나온다. 이를 근거로 앞으로는 공항 활성화가 아니라 공항 발전을 논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지만 청주공항이 국제공항의 이름값을 하기 위해선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한국공항공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청주공항 이용객은 총 85만7000여명에 달했다. 고전을 면치 못하는 다른 지방공항에 비하면 양호하지만 단순 이용객 수에서도 광주 김해 대구 울산공항에 뒤졌다. 군산(16만3000명) 목포(1만8500명) 원주(7만5000명) 양양공항(6만명)은 말 그대로 기로에 서있는 상태다.

청주공항이 인천공항을 제외한 14개 지방공항중 최근 두드러지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배경은 바로 이런 발전 가능성에 기인한다. 비교 대상이라 할 수 있는 김해공항이나 대구공항의 이용객이 청주공항보다 앞섰지만 이용객이 점차 감소추세인 반면 청주공항은 꾸준히 늘고 있다. 99년 34만8000명이었다가 매년 16.3%씩 증가해 지난해 85만명을 넘어 선 것이다.

지난해 12월 13일 충북개발연구원이 주관한 정책 워크숍에선 청주공항 이용객이 10년 후인 2025년에 25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청주공항 정기노선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이 하루 4회 왕복 운행하는 제주 국내노선과 중국 상해(1일 1회) 심양(주 1회)의 국제노선이 고작이다. 여기에 경영권 분쟁때문에 제대로 날기도 전에 추락했던 저가의 한성항공이 다시 조직을 추스려 하루 2회 제주왕복 정기노선을 개설했다.

최근엔 외국 관광지 등을 연결하는 직항로 즉 몽골, 중국 장가계, 필리핀 마닐라, 대만 까오슝 타이페이 노선이 신설되거나 예정이지만 대부분이 전세기 내지 부정기 성격이다. 사람이 있으면 뜨고 없으면 말고 식인데 여기엔 여행사가 큰 역할을 담당한다. 청주공항이 당장 필요로 하는 노선은 청주~일본간이다. 일본 정기노선이 개발되지 않는 한 청주공항 활성화는 구두선에 불과하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 국내에서 매주 1000회 이상 운항되는 한·일간 노선중 적어도 10% 정도는 청주공항으로 유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 청주상공회의소(회장 이태호)가 지난 1월 대전 충청권 8개 상의 공동으로 정부부처에 건의문을 전달하고 지역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도 기민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아직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충북도와 청주시도 청주공항 활성화를 올 역점 사업으로 정하고 전담팀이나 전담 공무원을 배치, 대처중이다. 문제는 이런 노력들이 집중화돼 시너지 효과 내지 폭발력으로 나타나야 한다는 것인데, 앞으로 충청리뷰 기획기사가 이를 위한 분위기 조성은 물론 결정적 단초를 제공케 된다.

국토의 북서쪽에 위치한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을 지금처럼 물류의 거점으로 이어갈 경우 접근성 결여나 교통체증 등으로 막대한 비용손실이 초래한다. 전문가들은 이의 규모를 연간 19조원으로 추정한다. 결국 청주공항을 활용한다면 19조의 낭비를 줄이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청주공항 유치의 장본인이자 현재 공항활성화에 남은 인생의 모든 것을 걸겠다고 나서고 있는 정종택충청대학장은 “청주공항을 도외시 하는 행위는 궁극적으로 국가적 직무유기에 해당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주국제공항은 어차피 그 기능면에서 역할이 점차 커질 수 밖에 없다. 국토의 중앙에 위치한다는 입지적 여건 못지않게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 확정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그리고 충북을 관통하는 동·서, 남·북간 고속도로망 구축이 가시화되면서 청주공항은 우리나라 산업과 교통 등 모든 분야에 있어 세계화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밖에 없고, 지금 그 준비를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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