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로 정서불안·유사자폐등 정신질환

<충청투데이>조기교육 과부화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로 후천성 유사자폐장애증상을 보이는 유아들이 증가하는 등 조기교육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청주성모병원과 충북대병원에 따르면 언어발달장애 등 정신적 질환의 일환인 후천성 유사자폐장애 증상을 보여 소아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24개월~8세 유아들이 하루평균 5~1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4)군은 태어난 지 15개월 이후부터 동요와 클래식을 듣다가 최근 전혀 상황에 맞지 않는 엉뚱한 말들을 하는 등 상황대처능력이 떨어지는 증상과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정서불안 등의 증상을 보여 소아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태어난 지 10개월 이후부터 영어와 한글교육을 시작한 L(7)군은 최근 유치원 등에서 혼자 구석에 앉아 멍하니 하늘만 보고 있는 증세를 보여 소아과를 찾았다.

24개월 이전부터 영어교육 등 유아교육관련 프로그램의 비디오를 시청해온 또 다른 K(2)군은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말들을 하고 유치원에서 혼자 행동하는 등 사회성이 결여되는 유사자폐장애의 일종인 비디오증후군을 앓고 있어 치료를 받고 있다.

이처럼 유아들이 후천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은 맞벌이 부부들이 24개월 미만의 아이들을 위탁시설에 맡기면서 이들 유아들이 시설에서 실시하는 교육프로그램에 적응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청주성모병원 김학룡(50) 소아정신과 과장은 "어머니들이 24개월 미만의 아이들에게 조기교육을 시키려는 사고를 버려야 한다"며 "최고의 교육과정과 시설을 아이들에게 마련해준다 해도 아이가 감당할 수 없는 선을 넘게 되면 오히려 정신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충고했다.

충북대병원 손정우(40) 소아정신과 교수는 "아이들이 만 2세 이전에 부모가 아닌 다른 사람의 손에서 성장하게 되면 3세 이후 부모와의 기본적인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않아 자폐아적인 증상을 보이게 된다"며 "만 2세 이전에는 과다한 교육보다 아이와의 정신적 교류와 관심을 보여줘야 하며 하루 30분~1시간가량 아이와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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