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글은 옥천군 환경미화원 고용승계 문제와 관련 오한흥 전 옥천신문 대표가 <새충청일보>에 기고한 글의 전문이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상황-

지금 옥천에서는 수개월째 환경미화원들의 새위탁업체 고용승계 문제가 지역의 커다란 쟁점으로 떠올라 어수선하다.

이번 관성환경 문제에서 겉으로는 옥천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을 거머쥔 유봉열 군수가 이끄는, 가장 거대한 조직인 행정권력과 반대로 가장 힘없고, 가난한 쓰레기를 치우는 분들의 싸움, 즉 ‘골리앗과 다윗’의 형상이다.

옥천군 환경미화원 문제는 2000년도 군 직영으로 있던, 그래서 당연히 공무원 신분이던 환경미화원들을 하루아침에 민간업체로 넘기면서 촉발된 문제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태도 그런 맥락에서 인식하지 않고는 백날 천날 머리를 맞대봤자 더 꼬이면 꼬였지 결코 해결의 실마리는 찾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당시 이 일을 주도했던 사람은 환경위생과 송모 과장으로 이내용을 너무나 잘알고, 또 기억할 것이다. 군 직영에서 민간업체로 이관되는 과정에서 고용불안과 근로조건을 우려하던 환경미화원들에게 이렇게 약속했다.

“환경미화원 여러분의 희생(구조조정의 대가로 중앙정부로부터 받은 교부금. 1인당 1억원씩 50억원으로 기억함)을 잊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이 걱정(고용불안)하는 것은 조금도 우려할 필요가 없다. 현재(군 직영)와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단지 무늬만 바뀌는 것이다”라는 말을 몇 번이고 강조했다.

이 얘길 꺼내면 군에서 하는 말은 이젠 아주 귀에 못이 박힐 지경인데 다 지난 얘기라는 것. 지난 얘기라서가 아니라 ‘입이 열개라도 할 얘기가 없다’는 게 좀 더 솔직한 표현이 아닐까.

그럼 이쯤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묻는 게 무리일까. 가해자와 피해자가 확연히 드러나는 지금의 이 상황에서 힘센 자가 완력을 이용해 말꼬리나 물고 늘어지고 교활함과 잔인함까지 동원해가며 서로의 위치를 뒤바꾸려는 가증스런 일이 오늘 옥천에서 확인되고 있다.

지난 7일 군의회에서 군수와 담당과장이 장황하게, 나름대로는 그 게 본질내지는 핵심이라고 한 말씀(?)이 ‘환경미화원들의 책임론’이다. 이래선 풀리긴커녕 더욱 꼬인다.

2000년도의 그 약속, 그 다짐들을 기억하고, 말씀해야 한다.이 겨울을 가슴 시리게 담고 있는 환경미화원들의 그 천막을 지칭해 가며 ‘미친 짓’쯤으로 매도할 수 있는 무지막지한 용기는 바로 이 약속, 이 다짐들의 망각으로부터 출발된다는 걸 특별히 강조한다.

짙은 어둠은 어김없이 더 밝은 새벽을 몰고 오듯이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고 승리한다. 이제 유난히 추웠던 이 겨울도 끝자락에 들어섰다. 어둠이 가고, 다시 해가 뜨고를 몇 번이고 반복하다 보면 따스한 봄날의 새 싹들도 곧 확인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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