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일 민 청주 기적의도서관장

   
양극화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어 많은 장에 다양한 화자들이 등장하여 자기 나름의 대안을 이야기하지만 내용이 복잡하고 증명이 어려워 의사결정 또한 쉽지 않다.

‘양극화’란 두 끝점 사이가 멀어, 서로 사이에 공유부분이 거의 없어진 상태를 이야기 한다. 그럼, 그 두 끝점의 구성원들은 어떻게 다를까? 공유부분은 얼마나 될까?

Abraham Maslow의 ‘인간욕구의 단계론’에 의하면 인간은 누구나 기본욕구가 채워지면 상위욕구를 채우려 하고, 상위욕구는 하위욕구가 충족될 때 동기요인으로 작용하며 능력과 동기부여가 교체 투여되어 성과를 쌓아간다.

매스컴에서 자주 접하는 ‘양극화’의 유형은 가치실현의 정점으로 가는 상향나선이기 보다 하위욕구단계의 직선 변이 길어짐으로 양극점이 자꾸 멀어지고, 결국은 높이가 낮은 이등변 삼각형이 그려지고 마는 것이다.

자신이 납득하는 자신만의 길을 가는 묵묵한 소시민을 상위욕구 충족의 사회모델로 지속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끊임없이 하위욕구 충족의 외형적 고급화만 지향하는 단계에 머물지 않도록 해주는 중요한 동기부여의 방법이 될 것 같다.

또한 양 극점에 있다고 서로를 보는 계층들을 직선위의 양끝점이 아닌 다른 각도에 있는 상대로 인식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러한 인식을 위한 프로세스의 중요 영역에 도서관과 책이 있다고 생각한다.

朱捷이란 재일중국학자는 일본과 중국의 미의식을 통한 문화를 읽으며 ‘ 匂い’(일본에서 만든 한자로 냄새·향기가 남)와 ‘韻’을 통해 후각이 강조된 일본문화, 청각이 강조된 중국문화로 그 코드를 제시했다.

2005년 프랑크프루트 도서전에서 누군가는 우리 문화의 코드를 ‘스밈’이라 했다. ‘울림’은 집중이 있고, 향기는 알게 모르게 퍼지고, 스밈은 옆자리의 누군가가 필요하다. ‘스밈’이라는 단어는 결과적으로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난다고 하는 의미에서 가장 강력한 문화코드가 아닐까? 물론 비전공자인 나로서는 주관적인 부분이 많지만, 상대를 보는 관점에서 여운을 즐기거나 향기를 음미하는 객관화된 시선의 부족이 양극화 갈등의 기제로 작용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면 상당한 억지가 될까?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서비스를 하면서 매일 다짐하는 것은 편중되지 않는 주제의 장서를 구성함으로써 다양한 상위욕구의 모델을 책을 통해 제시함으로 동기부여가 되어 능력을 키우고, 또한 새로운 동기부여의 계기를 탐색하며 다양한 가치실현의 모델을 상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적극적 서비스를 하는 공간이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바라는 것은 양 끝점에서 서로를 노려보기보다 여운과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객관화된 시선으로 상대방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매스컴은 하위단계 욕구충족의 잡다한 방법의 나열보다 가치실현의 역동적 단계모델을 제시 하고, 개인은 양 끝점의 상대를 객관화하며 정체성을 가진 피라미드를 만들며, 그 다양한 방법들을 도서관에서 찾는 문화가 형성되기를 2006년 초봄에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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