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최광복 게이트’ 안잡나 못잡나 2002-10-17

검찰 직원 연루설, 수사 라인 간 잡음설도…
최광복 리스트 존재 여부 최대 관심

충북지역 사회를 뒤흔들 최대의 ‘뇌관’으로 부상됐던 음성 광복산업개발 최광복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전되지 못하자 각종 의혹만 꼬리를 물고 있다. 매괴 신협 이사장이기도 했던 최광복씨는 지난 4월 광복산업개발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자 신협에서 5억원을 불법 인출하여 잠적한 상태다.
최씨는 골재 및 아스콘 업체인 광복산업개발을 운영하면서 비자금을 조성한 뒤 10여년간 공사수주와 사업 편의 대가로 전방위적인 뇌물 로비를 펼친 것으로 알려져 최씨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지역사회 및 정·관계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여겨져 관심을 끌고 있는 인물이다. 이른바 ‘최광복 게이트’로 불린다.

정·관계 로비 가능성 수사 착수

최씨에 대한 수사는 폭력사건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폭력혐의의 사법 처리보다 그 동안 골재채취업과 레미콘·아스콘 등의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나돌았던 정·관계로비 등의 소문과 각종 의혹들에 대한 수사로 확대되는 계기가 되었다.
청주지검은 이에 따라 폭력혐의와 무관하게 최씨가 운영 중인 광복산업개발과 매괴신협 등을 압수 수색했고 관련 장부를 압수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매괴신협으로부터 도피 전날인 4월22일 회사돈 5억원을 인출해간 사실을 밝혀내고, 자금을 불법 인출해준 신협 전무 신모씨와 도피를 도운 측근을 각각 증거인멸죄와 범인 은닉죄로 구속한바 있다.
검찰은 압수한 회사 서류를 정밀 분석한 결과 30-40억원 가량의 회사 자금과 대출금의 사용처가 불분명한 점을 파악하고 이 돈이 회사 운영과정에서 정·관계 로비 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현재 검찰은 최씨에 대해 회사 돈 횡령에 의한 업무상 배임혐의와 레미콘 수주 대가로 모 건설회사 임원에게 1억원의 뇌물을 건넨 것과 관련해 알선 증재 혐의 등에 대한 범죄 사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광복 리스트 있나

그러나 무엇보다 최씨 수사와 관련해서 관심을 끄는 것은 정·관계 로비 내용을 밝힐 ‘최광복 리스트’의 존재 여부. 이에 대해 지역 모 일간지는 지난 4월 ‘최광복 게이트 뇌관 터질까’라는 기사에서 “검찰은 최씨의 잠적으로 이번 수사에서 가장 무게를 두고 있는 정·관계 인사 등에 대한 금품 수수를 밝혀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검거되면 최씨와 관련돼 제기되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한 진상을 밝히겠다는 것”이라며 “현재로선 호사가들이 얘기하는 특정기관 인사의 연루 등에 대해 확인된 것이 없다”는 검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한바 있다.
‘최광복 리스트’ 존재 여부에 대한 검찰의 답변은 “없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 수사 직후부터 일기 시작한 최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확대되며 최씨의 활동 영역과 사회활동 영역 및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접촉한 인사들에 대한 실명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최씨가 수배 중에도 서울 및 청주에서 유명 변호사를 선임하고 검찰 출두 후를 대비하며 검찰과 사법 처리 수위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리스트에 검찰의 연루설까지 흘러나와 긴박감을 더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담당 검사의 고향에서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또한 수배 중인 최씨는 음성 감곡 자신의 집에 드나들며 집기를 가져가기도 하는 등 자유롭게 오간 것으로 주위에서 확인됐다.
수배 중 최씨의 이런 행적들이 드러나면서 검찰의 검거 및 수사 의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다. 이와 관련 최씨가 검찰의 민간후원단체인 범방(청주지방검찰청 충주지청 범죄예방협의회)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청주지방검찰청 충주지원의 범방위원에다 평소 왕성한 로비력을 지닌 최씨이고 보면 검찰과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씨의 검거는 검찰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최씨는 계속되는 수사 압력에 ‘폭탄발언’을 할 수도 있다는 언급을 주변에 해온 것으로 알려져 궁금증을 더해준다.
이와 관련 청주지검 수사과정에서 빚어진 수사라인의 갈등은 왜 발생된 것인지가 관심사로 회자되고 있다.

수사 중 수사요원
교체 배경 뭔가

지난 4월 하순 최씨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던 때 최씨를 수사하던 청주지검 특수부실에서 고성이 오갔다. 최씨의 수사에 대해 수사계장이 수사를 못하겠다며 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수사계장은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고 다른 부서로 전보 조치됐다.
이를 두고 주변에서는 최씨에 대한 깊숙한 수사는 결국 검찰 자신에게로 향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 수사계장은 충주지청에서 근무하다 청주지검으로 온지 얼마되지 않은 상태였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