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참 맑습니다. 가을 하늘을 보고 누군가 그런 이야기를 했지요. ‘쪽빛 하늘 바늘로 콕 찌르면 푸른 물 주르르 흘러 내릴것 같다’고. 맑은 하늘은 높아만 가는데, 아름다운 이 가을날 높아만 가는 맑은 하늘과 달리 우리들의 마음을 잔뜩 흐리게 하는 일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청주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흔히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말하더군요. 충청리뷰와 검찰간에 벌어지고 있는, 우리가 결코 쉽게 보아 넘길수 없는 일련의 사태를 두고 말입니다.
저도 3년여 충청리뷰에 적을 두고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보수는 적지만 보람은 있을거라는 선배의 권유로 입사하게 되었는데, 그 선배의 말대로 충청리뷰는 보람은 컸지만 보수는 영 ‘형편없는’ 곳이었습니다. 월급으로 60만원을 받아 집으로 들어간 적도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충청리뷰 가족들 모두가 어려웠던 시절이었습니다. 60만원을 받아 든 제 아내는 제게 늘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적지만 우리 가족에겐 소중한 돈이에요. 고생 하셨어요.”
한 가족의 가장으로 저는 부끄러움이 없었습니다. 적은 돈에 대한 불평 보다는 늘 자긍심을 가졌습니다. 제가 충청리뷰에 입사하게 된 특별한 까닭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입사를 요청했던 그 선배는, 유혹에 넘어갈만도 한 큰 액수의 돈을 싸들고 기사를 게재하지 말아달라고 ‘협상’을 하려던 어느 업체의 면전에 “계속 이런식으로 기사 쓰는 걸 방해하면 후속 기사가 줄줄이 나갈 것”이라고 ‘엄포’를 놓던 이였습니다. 그런 선배들의 정신을 저도 갖고자 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충청리뷰의 가족들은 한결같이 그랬습니다. 가난하지만, 우리는 직필정론의 독립언론이라는 자긍심으로 모든 것을 극복해 나갔습니다. 그때와 달리 월급은 제 때 제 액수로 꼬박꼬박 나가고는 있지만, 지금도 충청리뷰의 살림이 넉넉하지 못하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진정으로 리뷰를 사랑하는 소액주주들과 시민들의 쌈짓돈이 충청리뷰 자산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자산의 재화는 적지만 그것으로부터 파생되는 마음의 풍요로움은 어느 신문사와도 비교되지 않습니다.
그런 충청리뷰에 검찰의 칼날이 겨누어지고 있습니다. 아니 벌써 주변의 ‘싹’부터 잘라내는 정지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정말 슬픈 일입니다. 기자 본연의 임무인 진실을 향한 붓놀림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던 충청리뷰 기자들에게 이번 일은 큰 시련이 아닐수 없습니다. 그러나 충청리뷰가 검찰의 ‘괘씸죄’에 걸려든 것은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무소불위의 검찰의 칼날에도 꿋꿋하게 충청리뷰는 독립언론의 제 기능을 다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곁에서 지켜보는 저는 충청리뷰의 힘을 믿습니다. 진실은 결국 승리한다는 소박한 믿음을 저는 어리석게도 아직까지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저의 그 어리석음이 결코 어리석음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힘’이라는 미시적 현상이 ‘진실’이라는 거시적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을 테니까요.
충청리뷰 가족들에게, 충청리뷰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충청리뷰를 지지하는 시민들에게 저는 이 말을 하고 싶습니다.
‘우리, 골리앗을 이길수 있는 다윗으로 리뷰를 만들어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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