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노조원 청와대에 '투쟁유서' 회사측은 묵묵부답

하이닉스·매그나칩 하청노동자들의 정규직 고용을 촉구하는 천막농성이 17일로 1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사태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대화를 통한 사태해결을 촉구하며 신성국 신부, 김태종·김창규 목사 등 종교계 인사까지 단식농성에 돌입했으며 16일에는 노조원 100여명이 16일 죽음을 각오하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투쟁유서'를 청와대에 전달하는 등 사태 악화 마저 우려되고 있다.

▲ 하청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하이닉스 본사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하이닉스·매그나칩은 이들과 직접대화에 나서는 것은 스스로 사용자임을 인정하는 격이고 법에도 어긋난다며 공식 대화의 창구를 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전지방노동청이 불법파견 결정을 내렸지만 사법적 판단에 따르겠다며 노조가 요구하는 직접고용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이에 대해 노조는 사태의 장기화로 조합원들이 생존권 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사측이 시간끌기를 통한 무력화를 시도하는 것은 한마디로 거대 자본의 횡포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노조가 최근 단식농성과 상경투쟁 등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법원이 불법파견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이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 외에 직접 고용 의무가 없기 때문에 사측이 '법대로'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노조가 제풀에 지쳐 쓰러지거나 최악의 경우 소송으로 이어지더라도 직접고용은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최저 생계비 수준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다 최소한의 권리를 요구하는 조합원에 대해 무자비한 자본의 보이지 않는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양 당사자 스스로의 사태해결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며 충북도 노사정협의회나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충북범도민대책위, 도내 정치권 등 주변에서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범도민대책위 관계자는 "사측에 대해 비공식적 접촉을 꾸준히 하고 있으며 노조에 대해서도 좀 더 열린 자세로 임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며 "문제의 해결은 당사자간의 대화에서 부터 시작돼야 하는 만큼 이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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