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가족사진 연하장 만드는 황현구, 이소라 부부

1년에 한 번 연하장의 모델이 되는 가족이 있다.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의 이야기가 아니다. 화제의 주인공은 CJB청주방송 황현구(40) 기자와 이소라(40·한국공예관 염색교육 강사)씨 부부, 그리고 이들의 외동딸 지현(11)이다.

황현구, 이소라 부부는 지현이가 첫돌을 맞던 1997년부터 10년째 가족사진을 연하장으로 만들어 지인들에게 보내고 있다. 처음에는 두 부부에게 안겨 사진을 찍었던 지현이가 이제는 초등학교 4학년이 돼 사진의 중심에 자리를 잡았다.

   
가족사진을 연하장으로 만들자는 제안을 낸 사람은 이소라씨. 지현이의 성장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가족의 단란함과 건재함(?)을 1년에 한 번씩 보내는 연하장을 통해 확인시키자는 의도였다.

그러나 황현구 기자에게는 이 연하장이 못내 쑥스럽다. “선거에 출마하려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고, ‘아이를 하나 더 낳으라’는 주문도 만만치 않다”는 것. 그래서 한 두 해는 연하장을 300장 정도나 만들어놓고도 오해가 없을 만큼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보내기도 했다.

10년이 흐르는 동안 지현이가 쑥쑥 자란 것 말고, 연하장의 디자인도 한층 세련되게 변했다. 처음에는 직접 사진을 촬영해 연하장을 만들다가 지난해부터는 스튜디오를 이용하고 복장도 분위기에 맞게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하지 않은 것은 연하장의 속지에 자필로 인사말을 쓰고 있다는 것. 인쇄된 연하장이 범람하는 세태 속에서 손수 쓴 연하장을 받는 감동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황 기자는 “대체적으로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고, 잘 살라는 격려를 보내는 주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초심을 잊지 않고 계속 연하장을 만들 생각이니 불필요한 오해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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