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강(권영길) 2중(이회창·정몽준) 1약(노무현) … 구설수 겁나, 대선전엔 ‘두주불사’‘영웅본색’ 없다

월드컵 유치 때 ‘폭탄주 로비’ 불사
정몽준 후보 >> 저녁식사 때 ‘화이트 와인’ 즐겨

지난 2월 정치포털사이트 ‘폴컴’에서 정치인 이미지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응답자의 50%가 정몽준 의원의 이미지를 ‘위스키’에 비유했고, 와인(16.66%)과 칵테일(16.33%)이 그 뒤를 이었다. 서민적 술인 맥주(3.59%)와 소주·막걸리(2.61%)라고 응답한 비율은 매우 낮아서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조사에 참여한 상당수 네티즌들은 정 의원의 이미지가 ‘귀족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정 의원은 위스키(양주)를 즐겨 마신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10월 3일 언론에 자택을 공개할 때 내놓은 술은 모두 전통 민속주였다. 한식 뷔페에 이강주와 복분자술, 동충하초술, 한라산 허벅술 등의 전통주가 곁들여진 것이다. 이날 그는 복분자술을 주로 마셨다.
정 의원의 공식주량은 소주 1병이다. 하지만 “주량이 매우 세다”는 게 주위의 평. 그의 핵심 참모인 강신옥 변호사는 “정 의원은 등산이나 테니스를 해서 몸이 좋기 때문에 술도 많이 했다”며 “하지만 대선후보 출마를 선언한 뒤에는 조심하는 편”라고 귀띔한다. 실제 대선 행보를 시작한 뒤로는 술을 마시는 양과 횟수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선 행보와 함께 저녁 일정도 많아져 마냥 술을 등질 수는 없는 상황. 그래서 요즘에는 주로 와인, 특히 화이트 화인을 마신다. 정광철 공보특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레드와인을 많이 마시는 경향이 있는데 정 의원은 음주량을 줄이기 위해 화이트 와인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저녁식사 약속이 중국 음식점으로 잡혔을 경우에는 ‘소공주’라는 중국술을 한두 잔 마신다고.
요즘에는 중앙고 동창생들과 가끔 술자리를 갖는다. 토론을 즐기는 그는 술자리에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하는 스타일이다. 정 의원은 지난 3일 자택공개 때 학생시절 ‘음주 경험’을 털어놓은 바 있다.
“종3 옆에는 막걸리집들의 규모가 컸다. 당시 학교에 운동부가 3개나 있었는데 고2 때 고3 선배를 따라 술집에 간 적도 있었다. 당시 한복을 입은 아주머니들이 막걸리를 따라 주었다. 그리고 낙원극장에서 쇼를 보는 것은 큰 경험이자 행사였다.”
정 의원은 특히 월드컵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외국 인사들에게 폭탄주를 선보여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당시 주위에서는 “폭탄주도 불사하는 정몽준 회장의 끈끈한 ‘인간적’ 접근이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신뢰감을 심어주었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강신옥 변호사는 “분위기 때문에 먹긴 하지만 폭탄주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정 의원이 간혹 취중에 감정이 격화될 때도 있다고 지적한다. 한 일간지가 보도한 전직 의원의 목격담에 따르면 “교포사업가인 L회장이 저녁식사를 대접하는 자리에서 폭탄주가 서너 순배 돈 뒤 갑자기 정 의원이 평소 유감이 있었던 듯 동료 의원에게 욕설을 퍼부어 좌중이 당황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신사적’인 그의 면모 뒤에 다소 ‘충동적’인 모습도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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