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우리 국민들의 가장 큰 소망은 무엇일까. 도하 각 신문들이 신년사설을 통해 약속이나 한 듯 ‘경제회생’을 다룬 것을 보면 국민들의 공통된 새해소망 역시 경기회복이 첫 번째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장기불황에 대다수국민들의 고통이 계속되고 서민들의 삶이 피폐해져 있기에 경기회복이 급선무임은 두 말이 필요 없겠습니다.

“곳간에서 민심 난다”고 하였듯 백성들의 등이 따습고 배가 불러야 나라가 평안함은 예나 이제나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다행인 것은 지난 연말부터 각종 경제지표가 상승세를 타며 경기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입니다. 지난 해 우리 나라는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로 2847억 달러라는 사상최대 수출 실적을 올렸고 무역규모도 물경 5천억 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235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냈다고 합니다.

이를 반영하듯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올 경제성장률을 5%대로 예상하고 있으니 지금과 같은 호조세(好調勢)라면 올 경제전망은 국민의 여망대로 회복기로 접어든다고 봐도 좋을 듯 싶습니다.

예측대로 경기가 회복된다면 3년여에 걸친 불황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는 셈이니 올 2006년은 국민들의 얼굴에 주름살이 가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경제회복 못지 않게 시급한 과제는 사회 전반의 심각한 양극화 현상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경제야 수출을 늘려 외화를 많이 벌어들이면 해결되겠지만 뿌리 깊은 정치, 사회적 갈등현상은 그것을 해소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힘없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기는커녕 백년하청 국민을 절망에 빠뜨리고 있는 3류정치, 해묵은 이념대립으로 해방공간을 방불케 하는 보혁갈등, 거대한 세력이 된 노조와 사용자의 연례행사가 되고있는 노사갈등,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뱅이는 더욱 가난해지는 것)의 빈부갈등 등 온갖 대결현상은 모두 선진국 문턱에서 발목을 잡는 고약한 악재(惡材)들입니다.

아마추어리즘을 벗어나지 못한 채 국정의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여당,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으며 거리로 뛰쳐나가 장외투쟁을 벌이는 제1야당에게서 갈등을 통합하는 정치를 기대하기란 애당초 부질없는 것이었는지 모릅니다.

지금 국민들은 지긋지긋 합니다. 경기불황도 지긋지긋하고 여야의 정쟁도 지긋지긋하고 거리의 폭력시위도 지긋지긋합니다. 제발 여당은 집권당답게 야당을 끌어안는 포용력을 보여주고 야당은 말꼬리 잡는 것을 정치로 착각하지 말고 협력할 건 협력하면서 사회통합에 나서야 합니다.

보수나 진보는 나만이 옳다는 독선을 버리고 한 발짝씩 물러서서 타협하는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극우도, 극좌도 나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노조는 쇠파이프를 버리고 회사 안에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비폭력 노동운동을 벌여야 합니다. 도대체 경찰이 무슨 죄가 있습니까.

지난 날 국민소득이 100달러에 불과하던 어려운 시절에도 우리 사회는 오늘처럼 이렇게 소란하고 살벌하지는 않았습니다. 범죄도 없었고 폭력도 없었습니다. 모두 어려웠지만 역지사지 서로 상대를 이해하고 보살피며 서로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1만4000달러가 된 지금, 정치는 이전투구로 해가 지고 범죄는 들끓고 곳곳에서 패 갈라 싸우는 소리만 요란합니다. 참으로 슬픈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국민화합입니다. 갈라진 국민이 화합하지 않고 경제가 잘 되기만을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올해야말로 모두가 독선과 아집을 버리고 하나가 되어야하겠습니다. 사회가 갈등을 넘어 화합을 이룰 때 경제도 극복되고 나라도 평온해 집니다.

‘집안이 화목해야 만사가 이루어진다’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의 교훈은 한 가정만이 아니라 국가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고함소리가 그치지 않는 집안이 잘 될 수 없고 패를 갈라 싸우는 나라가 제대로 될 리 없습니다. 그것이 올해 우리 사회가 깨달아야 할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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