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강(권영길) 2중(이회창·정몽준) 1약(노무현) … 구설수 겁나, 대선전엔 ‘두주불사’‘영웅본색’ 없다

양주·맥주 가득 채운 ‘텐텐 폭탄주’
이회창 후보 >> 술자리 발언으로 간혹 구설수

군대, 법조계 그리고 정치권의 공통된 술 문화 가운데 하나가 ‘폭탄주’다. 스트레이트 잔에 양주를 채운 뒤, 그 잔을 맥주 글라스에 넣고 다시금 맥주로 채우는 전통적인 폭탄주가 가장 대표적이다.
법조계에 있었을 때보다 정치에 입문한 뒤 술이 많이 늘었다는 이회창 후보는 종종 폭탄주를 마신다. 이 후보의 공식 주량은 소주 반병 또는 맥주 두세 병. 폭탄주는 세 잔 정도인데, 기분이 좋을 때 다섯 잔 이상 마시기도 한다.
이 후보의 ‘폭탄주’ 제조 방법은 독하기로 소문나 있다. 그가 폭탄주를 제조하는 ‘병권’을 쥐게 되면 술자리를 함께 하는 사람들이 대개 긴장한다. 일명 ‘텐텐(ten-ten)주’로 불리는 이회창식 폭탄주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텐텐주’는 말 그대로 뇌관 격인 스트레이트 잔에 양주를 가득 채우고, 큰 글라스에도 거품없이 맥주를 가득 채우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폭탄주에 비해 파괴력이 강하다. 이 후보의 한 참모는 이같은 폭탄주 제조 방법에 대해 “원칙주의자여서 그런지 무엇인가를 남겨두는 방식은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고 나름의 해석을 한다.
이런 영향을 받은 탓인지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들도 술자리에서 폭탄주를 만들 때는 이회창식 ‘텐텐주’ 제조 방법을 따른다는 후문이다.
이 후보는 맥주를 가장 즐겨 마시지만, 죽엽청주나 위스키처럼 독주도 가끔 마신다. 함께 술자리를 했던 사람들에 따르면, 이 후보는 술이 몇 잔 들어가면 웃음 소리가 커지면서 호탕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런 탓인지 술자리에서 한 발언 때문에 간혹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 후보의 가장 대표적인 술자리 실언으로 꼽히는 ‘창자론’도, 기자들과 폭탄주를 마시다가 터져나왔다.
올해 <월간중앙> 6월호에 실린 ‘이연홍의 취재수첩’에 따르면, 이 후보가 97년 여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뒤 기자들과 가진 술자리에서 50도짜리 죽엽청주로 폭탄주를 마시다가 농담조로 던진 “(내 기사) 잘 쓰라고. 그렇지 않으면 내 자네의 창자를 뽑을 거야”라는 말 한 마디가 일파만파로 퍼졌다는 것이다.
그의 발언은 1년이 지난 뒤 한 월간지를 통해 알려졌고, 일반 폭탄주보다 훨씬 독한 죽엽청주 폭탄주만큼이나 엄청난 폭발력을 발휘하며 이 후보를 괴롭게 만들었다.
이 후보는 술을 즐기기보다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술자리 분위기를 즐긴다. 또한 술을 만취할 정도로 마시는 스타일도 아니다. 한 참모는 “이 후보는 자기 통제와 절제가 몸에 밴 탓에 술을 많이 마시더라도 남들 앞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후보는 처음부터 애주가거나 두주불사형처럼 처음부터 술과 깊은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한 언론에 밝혔듯이, 정치 입문이 늦은 탓에 정치인은 원래 술을 많이 마셔야 하는 줄 알고 마시다보니 술 실력이 늘었다는 것이다. 그런 탓인지 그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집에서는 좀체 술을 마시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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