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밥 먹던 동료들 ‘창-방패’로 팽팽한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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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솥밥 먹던 동료들 ‘창-방패’로 팽팽한 대치
  • 충청리뷰
  • 승인 2002.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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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한솥밥을 먹다가 어느 순간 대척점에 서는 사람들. 대표적인 경우가 정치권으로 진출한 언론인 출신들이다. 특히 대선후보 캠프의 공보·언론특보로 가게 되면, 수십년 동안 언론계에서 함께 지냈다고 하더라도 상대에게 창을 던지고, 상대가 날린 창을 막아야 하는 기묘한 인연으로 바뀐다. 그야말로 공(公)은 공이고, 사(私)는 사인 관계가 된다.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 총선거 등 중요한 선거철이 되면 언론인들의 정치 입문이 부쩍 늘어난다. 올해 대선도 예외가 아니다.

이회창 캠프
이회창 후보는 97년 대선에 출마한 경험이 있는데다, 현재 국회의석 과반수를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집권야당’ 대선후보여서 인력풀이 넘쳐난다. 대선캠프 안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언론인 출신도 많다.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선대위의 양휘부·이종구 공보특보. 이들은 지난 5월 한나라당 국민경선 때도 이 후보와 호흡을 맞췄다.
KBS 정치부 기자·외신부장·홍콩특파원을 거쳐 KBS 창원방송 총국장을 지낸 양휘부 특보는 선임 공보특보로서 방송쪽을 총괄 지휘하고 있다. 이 후보의 의중을 잘 읽으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평이다. 그러나 물의를 빚었던 MBC의 ‘신(新)보도지침’에 특보단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당 안팎의 비판과 의혹을 받았던 적도 있다.
일간지를 담당하고 있는 이종구 특보는 <한국일보> 북한·정치·국제·사회부장을 거쳐 논설위원을 지냈던 ‘한국맨’이다. 양 특보와는 고려대 정외과 선후배 관계이고, 노무현 캠프의 남영진 언론특보와는 같은 <한국일보> 출신이라는 인연이 있다.
한나라당 대변인이자 선대위 공동 대변인인 남경필 의원도 <경인일보> 사회·정치부 기자 출신이다. 남 의원은 지난 98년 부친인 남평우 전 의원의 사망으로 치러진 수원 팔달구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재선의원이다.
남 의원은 총재실 부실장을 거쳐 30대의 젊은 나이에 여야 통틀어 역대 최연소 대변인을 맡아 화제가 됐다. 재선의원인데도 처신이 가볍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이회창 후보의 젊은층 공략에 한몫을 하고 있어 당내에서는 성공적인 발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한나라당 초재선 젊은 의원들의 모임인 ‘미래연대’ 회장을 맡기도 했다.
<한국경제> 논설위원·전문위원 출신인 최경환 경제특보는 지난 9월 18일 이 후보 특보단을 확대 개편하면서 캠프에 결합한 ‘늦깎이’다. 최 특보는 연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경제기획원 사무관, 청와대 경제수석실 보좌관 등을 역임한 ‘경제통’이다.
지금은 특보단에 소속돼 있지 않지만, 이 후보의 언론특보를 거쳤던 언론계 출신으로는 고흥길·이원창 의원이 있다. 고 의원은 <중앙일보> 정치·외신·북한·사회부장을 거친 뒤 편집국장을 역임하는 언론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이 의원은 <경향신문> 외신·사회부장, 논설위원 출신으로, 지난 국민경선 때에는 이 후보의 언론특보를 맡았다.
이밖에도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청원 대표와 최병렬 의원도 <조선일보> 출신이다. 서 대표는 80년 광주항쟁 때 광주 취재기자로 특파된 이력이 있으며, 국민경선 때 이 후보와 대선후보 경쟁에 나섰던 최병렬 의원은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역임했다. 최 의원은 김대중 <조선일보> 편집인과도 매우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무현 캠프
노무현 캠프의 언론계 출신 특보들은 40∼50대로 이회창 캠프에 비해 10년쯤 젊다. 또한 올해 초까지만 해도 노 후보가 국민경선에서 승리해 민주당 대선후보 후보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이 적어 대선캠프에 결합한 시점도 상대적으로 최근이다.
가장 먼저 결합한 이는 유종필 언론특보. <한국일보>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인 그는 <기자협회보> 편집국장, 국민회의 부대변인, 청와대 정무비서관, 국정홍보처 분석국장 등을 지냈다. 그런 탓에 국민경선 초반에는 유 특보가 1인다역을 맡으며 ‘눈썹이 휘날리도록’ 뛰어다녔다. 그러나 8·8 재보선 때 광주 북갑 당내 경선에 나섰다가 떨어진 뒤로는 자의반 타의반 활동 폭이 좁아졌다.
<한국일보> 노조위원장, <주간한국> 차장, 한국기자협회장, <미디어오늘> 사장 등을 역임한 남영진 언론특보는 올해 1월초 정무특보로 대선캠프에 결합했고, 지금은 언론특보를 맡고 있다. 유 특보가 기자들을 직접 상대하는데 반해 남 특보는 언론사 간부나 언론정책 등을 맡고 있다.
언론사 연차로는 남영진·유종필 특보보다 선배인 정순균 언론특보는 국민경선 이후에 캠프에 결합했다. 국민경선 당시 한화갑 후보의 언론특보를 맡았다가, 이후 한 대표의 추천으로 노 캠프에 결합했다.
정 특보는 <중앙일보> 정치부 차장·체육부장·편집위원·부국장 등 <중앙일보>에서만 20여 년 동안 일했던 ‘중앙맨’이다. 이회창 캠프의 이원창 의원, 양휘부·이종구 특보와는 고려대 정외과 선후배 관계다. <조선일보>를 거쳐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을 지냈던 박종문 언론특보도 최근에 노무현 캠프에 결합해 미디어 전략 등을 맡고 있다.
국회의원 가운데 눈에 띄는 이들은 정동채·정동영·이낙연 의원. <합동통신> 기자,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을 지낸 뒤 정계에 입문한 정동채 의원은 최근까지 노무현 후보 비서실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정대철 선대위원장의 ‘DJ가신 출신 배제’ 발언이 있은 뒤 스스로 비서실장에서 물러났다.
MBC 앵커 출신으로 낯익은 정동영 의원은 ‘국민경선 지킴이’로 노무현 후보와 선의의 경쟁을 벌였고, 현재 선대위에서 국민참여운동본부장을 맡아 또다시 노 후보와 좋은 인연을 맺고 있다. <동아일보> 논설위원을 지낸 이낙연 의원도 당 대변인에 이어 선대위 대변인을 맡아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노무현 캠프에서 가장 독특한 언론인 출신은 KBS 작가협회장을 역임했던 방송작가 이기명 후원회장이다. 70∼80년대 ‘김삿갓 방랑기’로 유명했던 이기명 회장은 지난 88년 이래 15년 동안 줄곧 후원회장을 맡으며 한시도 노 후보의 곁을 떠나지 않았던 ‘동지’다.

정몽준 캠프
정몽준 의원은 이미 대선출마를 선언했지만, 신당창당 등의 정치 일정을 밟아나가면서 후보의 지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어 특보단의 라인업이 완료되지 않았다. 현재 정몽준 캠프에서 공식 직책을 부여받고 활동하는 언론인 출신은 정광철 공보특보 정도다. 이 또한 언론관계 업무를 처리하기 특성을 고려한 배려다.
정몽준 캠프의 언론인 출신 특징은 <한국일보> 출신이 많다는 것이다. 최근 정 의원의 지지율이 높은 탓에 그가 뒤늦게 대선후보군에 결합했는데도 언론인 출신들이 적잖이 캠프에 결합하고 있다.
임삼 축구협회 홍보위원장과 정종문 한국통일전략연구원장은 60∼70대로 정 의원에 비해 나이가 많은 원로급. 임삼 위원장은 <한국일보> 일본 특파원·정치부장·부국장, <서울신문> 전무이사, <리빙뉴스> 발행인을 거쳤고 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아직 캠프에 본격적으로 결합하지는 않았지만, 강신옥 전 의원과 더불어 손꼽히는 ‘정몽준맨’이다. 정종문 원장은 <동아일보> 외신부장·워싱턴 특파원·논설위원 등을 지냈다.
<합동통신> 정치부 기자로 출발해 <연합통신> 편집국장을 지냈던 오철호 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운영위원장은 정 의원의 중앙고 6년 선배로 최근에 캠프에 합류했다. 정 의원의 ROTC 선배인 원충희 경기대 겸임교수는 MBC와 <한국경제>에 몸담았다.
정 의원이 9월말 명동 축구카페를 방문했을 때 동행했던 신상돈 전 <스포츠조선> 편집국장은 성균관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뒤 <신아일보> <경향신문> <스포츠조선> 등에서 체육부 기자로 활동했다. 체육부 기자 출신은 대선캠프에 결합한 언론인으로는 다소 독특한 이력이지만, 월드컵으로 뜬 정몽준 캠프로 보자면 그다지 특이하다고 할 수 없다.
현재 정몽준 캠프의 실질적인 공보(언론) 업무를 맡고 있는 이들은 정광철 공보특보, 홍윤오 수행실장, 박호진 공보보좌역 등이다. 정 특보는 <한국일보> 정치·사회·경제부 기자 출신으로, 지난 92년 대선 때 당시 정주영 국민당 후보를 취재하면서 정몽준 의원과 인연을 맺었다.
홍윤오 실장은 정 특보의 <한국일보> 후배로 정치부·국제부 기자로 활동했고, 현재는 정 의원을 그림자처럼 수행하고 있다.

권영길 후보와 이한동 전 총리의 인맥 특징
권영길, 유일한 언론인 출신 후보…진보적 학자층 두터워
이한동, 보수적인 전현직 의원 10여명과 매일 ‘전략회의’

권영길 후보는 유일한 언론인 출신 대선후보다. <대한매일> 전신인 <서울신문> 파리특파원을 지냈고, 언론노련 위원장을 역임했다. 그러나 정작 대선 캠프에 결합한 언론인 출신들은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을 표방하고 나섰고, 그러한 정당의 대선후보인 만큼 진보적인 학자들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의 인력 풀은 막강하다.
신선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부유세’ ‘군인 20만명 감축’ 등 굵직한 대선공약들도 이들의 공동 작품이다. 대선공약개발단 100여 명 가운데 3분의 2 가량이 현직 교수인 점도 눈에 띈다.
학계의 대표적인 정책 브레인으로는 장상환(경상대)·유팔무(한림대)·안병욱(가톨릭대)·강정구(동국대)·조영건(경남대)·조희연(성공회대) 교수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6·13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후보로 나섰던 김석준(부산대) 교수와 좌파 이론의 대가인 김진균(서울대) 교수 등도 함께 하고 있다.
이밖에도 유병홍 민주노총 정책실장, 이덕우 변호사, 김석연 민변 사무처장, 이성우 전 전국과학기술노조 위원장 등도 정책 개발을 돕고 있다. 이들은 권영길 후보 개인과의 친소보다는 민주노동당에 대한 동지적 애정으로 뭉치고 있다는 것도 다른 캠프들과는 차이가 있다.

한동 전 국무총리는 지난 10월8일 대선출마 선언을 한 탓에 아직 캠프에 결합하는 면면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 전 총리와 가까운 지인들이 캠프의 핵심 인력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김영진 전 의원이 사실상 비서실장 역할을 맡고 있고, 전략회의에는 이택석·박재홍·김일주·최상진 등 10여 명의 전현직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언론인으로는 <연합뉴스> 편집국장을 지낸 서옥식씨로, 최근 캠프에 합류해 공보 분야를 맡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서울 법대를 졸업하고 판·검사를 지낸 탓에 법조계 인맥이 두텁다. 그와 친하게 지내는 법조계 인사로는 윤관 전 대법원장, 한병채·황도현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김종건 전 법제처장, 황계룡·김종표 변호사 등이 있다.
폭을 좀더 넓혀보면 고시 10회 동기 모임인 ‘순고회’, 전현직 장·차관 모임인 ‘국중회’, 6년 동안 회장을 지냈던 경복고 동창회 등이 잠재적인 외곽 지원층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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