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들의 마지막 거처, 청원군 내수읍 보호소

소를 기르던 축사에 비닐을 씌워 만든 청원군 내수읍 덕암리의 유기견 보호소를 찾아갔다. 문을 열자 50여 마리의 크고 작은 개들이 일제히 짖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계의 눈빛 보다는 사람을 반기는 선한 눈빛이 역력했다.

집단생활을 하다 보니 매일 빗겨주고 만져줘야 하는 작은 애완견들의 상태는 불량했다. 그러나 셰퍼드, 포인터, 허스키 등 덩치가 큰 개들은 유기견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당당하고 건강했다. 관리가 힘들 정도로 병들거나 다친 개, 늙은 개 등은 사전에 안락사 처리되기 때문에 적어도 보호소에 있는 개들은 다시 주인을 만나면 ‘견공’ 대접을 받을만한 것들이다.

설원을 닮은 사기눈의 허스키가 유난히 눈에 밟혀 있어 관리를 하고 있는 김순애(42·가명)씨에게 물어봤는데, 내년 1월1일에 안락사 시킬 계획이라니 도리가 없다.

보호소를 관리하고 있는 김씨 부부는 6년 전부터 이 곳에서 소를 기르고 있는데 축사 일부를 보호소로 제공하고 관리하면서 공공근로 급여를 받고 있다.
김씨는 “멀쩡한 개들이 보호소로 와 대부분 안락사를 당하는데 주인이 찾아오거나 새로운 주인을 만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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