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1] IMF때 연구개발투자 오히려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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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1] IMF때 연구개발투자 오히려늘려
  • 충청리뷰
  • 승인 200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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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진 사장(앞줄 왼쪽 두번째)과 직원들이 신기술의 산실인 부설연구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국내최초 활성탄소섬유 카트리지형 필터개발 , 수도꼭지 부착형 ‘라파엘 정수기’ 독자 출시
‘건축설비자재 전문생산, 조립식 물탱크를 제작해 전량 LG화학에 OEM(주문자 상표부착 방식)으로 납품하는 중소기업.’
청원군 가덕면 금거리 청주-미원간 왕복4차로 대로변에 위치한 영성산업(www.youngsung.co.kr)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파트나 주상복합건물의 지하 및 고가옥상 저수조를 전문 생산하는 평범한 중소기업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 회사 김기진사장의 미래를 내다보는 비전과 결단, 그리고 전직원의 한결같은 마음이 뭉치면서 최근들어 스스로 주목할 만한 이력을 하나 더 추가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기술혁신은 물론 회사조직의 체질을 변화시킴으로써 제2의 창업기반을 다지고 있는 영성산업이 스스로 따낸 타이틀은 ‘국내최초 활성탄소 섬유 필터, 즉 ACF(Activated Carbon Fiber) 필터’와 이를 응용한 국내최초 수도꼭지 부착형인 ‘라파엘 정수기’의 자체개발이라는 것이다. 물탱크 제조회사가 고부가가치 제품인 정수기 제조회사로 탈바꿈한 것.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 개척에 사운을 걸고 있는 영성산업은 지난해 일본에 1만개의 ACF 필터를 수출하고 LG자판기에도 이 필터를 납품하고 있다.
김기진사장이 영성산업의 ‘미래’를 놓고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IMF를 전후해서였다.
대기업과 거래하다보니 일거리가 안정적이고 대금결제도 정확해 ‘위험’은 적었지만, 원가구조를 훤히 꿰뚫는 상대가 늘 이윤을 빡빡하게 책정하는 바람에 수익도 제대로 못내 보고 기업의 웅지조차 펴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열병 걸리 듯 빠져든 것이다.
“이래선 더 이상 안되겠다는 위기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때는 IMF 이전으로 서서히 경영환경이 나빠지자 기업들은 연구분야부터 예산과 조직을 축소하기 시작하던 당시였죠. 그러나 저는 연구개발을 통해 자체 기술과 브랜드를 갖지 못하고선 회사의 미래를 담보해 낼 수 없다고 확신했습니다. 지난 95년 ‘영성복합재료연구소’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그러나 김사장은 이내 난관에 부닥쳤다. 이름없는 중소기업 부설 연구소에 누구하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동안 김사장은 연구소장직을 본의 아니게 겸직(?)해야 했다. 해외에 나갈 때마다 카타로그를 비롯해 각종 기술자료 샘플 등을 손수 챙기는 것은 물론이었고 귀국후 안면을 넓힌 외국인들과 서신교환을 통해 최신정보를 습득하는데 열성이었다. 이렇게 일인다역을 하던 김사장은 IMF가 한창이던 98년 충북대 공대 김공수 교수에게 여러차례 달려가 간청한 끝에 마침내 박사급 두뇌를 소개받아 연구소장으로 앉히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기능이 본궤도에 오른 연구소는 2년여 만인 지난해 말 드디어 기존의 입자형인 활성탄보다 표면적이 200-700배가 넓은 획기적 소재의 ACF필터 개발에 성공했다. 섬유로 된 ACF필터는 섬유표면의 무수한 미세공 덕분에 엄청나게 확장된 표면적만큼 뛰어난 정수효과를 갖고 있다. 실제로 한국환경수도연구소 검사결과 ACF필터를 통과한 물에서 파라티온 페놀 등 잔류농약및 독극물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그런만큼 회사측은 이 필터를 채택한 라파엘 정수기에 대단한 믿음과 기대를 갖고 있다. 그리고 ACF필터는 조만간 정부로부터 우수신물질 인증인 EM마크를 획득할 예정이다.
영성산업에는 노동조합이 없다. 지난 91년 영성산업을 창업한 김기진사장이 투명하고 정직한 경영으로 노사갈등의 원인인 불신요소를 원천적으로 없앴기 때문이다. 지난 3-4년간 영성산업이 IMF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투명하고 미래를 앞서 준비한 경영진의 리더십뿐 아니라 자발적으로 봉급삭감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앞장서 준 직원들의 협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기진사장은 “직원들의 합심노력 덕에 영성산업이 이제까지 험난한 도전과 개척의 시간을 슬기롭게 헤쳐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사장은 최근 충북도로부터 ‘으뜸기업’으로 선정된 사실을 상기하며 가까운 미래에 외형뿐 아니라 수익을 많이 내는 진짜 으뜸기업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 임철의기자




김기진 사장
“사회 기여는 기업의 의무”
영성산업에서 기자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도전하자 품질혁신’ ‘고객감동 품질실현’ 등의 표어들이었다. 회사 복도에는 ‘남이 나를 위해 무엇을 해주기를 원한다면 내가 그들을 위해 먼저 하라’는 내용의 성경(마태복음)구절이 영문으로 씌어있었다. 논어의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 시키지 말라) 명구와 어쩌면 이렇게 일맥상통할까 잠깐 색다른 감흥에 빠져들었다. 그리곤 이 회사의 예사스럽지 않은 분위기가 강한 흥미를 끌었다.
3층 사무실로 들어서자 이번에는 ‘전 사원의 복음화’를 첫 번째에 올려 놓은 경영방침들이 시선을 잡았다. 사장실도 이 곳에 있는데 방을 따로 꾸미지 않고 칸막이로 한쪽만 설핏 가리고 있을 뿐 권위적인 구석이라곤 전혀 없었다.
회사 관계자는 “김사장께선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교회 장로이기도 하다”고 귀띔했다.
실제 김사장의 기업관은 독특했다. 그는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에 애쓰는 건 기업인들 보고 잘살라고 그러는 게 아니라 그만큼 사회에 많이 기여하라는 뜻”, “기술개발과 창조적 도전으로 인류에 봉사하는 것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라는 말들을 했다.
LG화학 청주공장장 출신으로 배윤기 전 청주공장 부사장과 장재화 현 부사장, 그리고 김계석 LG생활건강 청주공장 상무 등이 모두 후배인 김사장은 그러면서도 ‘라파엘 정수기’에 대한 넘치는 애정만은 주체하지 못했다.
“기존 정수기는 필터가 4개나 필요한데 라파엘 정수기는 1개면 충분합니다. 고기능 다기능 필터이기 때문이죠. 교환도 아주 쉬어 가정에서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그런데도 가격은 16만5000원 밖에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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