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번성하던 당구장과 탁구장이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98년도 PC방이 등장하여 대학생 손님들이 줄어 들고 있기 때문이다. 내덕동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L씨(38)는 “PC방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10분당 1000원씩 받아도 자리가 없어 손님을 받지 못했는데, 요즘은 10분당 500원으로 낮추었지만 예전보다 손님이 없다” 며 “PC방을 경쟁상대로 보지는 않지만 PC방의 등장에 큰 타격을 받은 것은 사실” 이라고 밝혔다.
PC방의 초창기 역사는 스타크래프 신드롬에 힘입어 시작되는데 스타크래프트는 종전 게임의 싱글플레이(혼자서 하기) 개념에 멀티플레이(여럿이 하기) 개념을 추가하여 친교의 역할까지 소화하게 되었다. 이것은 당구장에서 ‘게임비 내기’ 시합을 많이 하는 것처럼 PC방에서도 똑같은 내기를 만들어 냈던 것이다. 이렇게 친교의 역할까지 담당하게 된 PC게임방은 98년 생겨나 불과 몇년 사이에 대학가의 놀이문화를 평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청주시에 따르면 PC방이 청주대 주변 우암동과 내덕동에 처음 등장한 것은 99년. 청주시 관계자는 “당시 이지역의 당구장의 수는 57개였다고 밝히고 현재는 28%정도가 줄어 41개의 당구장이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며 “그나마 이는 통계일뿐 많은 당구장의 경우 폐업을 하도 폐업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훨씬더 적을 것” 이라고 말해 대학가에서 당구장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음을 말해주었다. 한편 PC방의 경우는 99년 19개, 2000년 26개, 2001년 43개로 크게 늘어나고 있어 80년대 학번의 당구를 모르면 왕따를 당했던 ‘당구장세대’에서 스타크래프트를 모르면 왕따를 당하는 ‘PC방 세대’로 바뀌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런 대학생 놀이문화의 현실속에서 내덕동에서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C씨(31)는 “보통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 포트리스등을 많이 하는데 한명이 와서 게임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학생의 경우 보통 4~6명정도가 와서 같이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해 현재 ‘PC방 세대’가 늘어나고 있음을 대변해 주었다.
/곽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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