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현직 기자로 민노총 간부된 문종극씨

   
지난 9일 민노총충북지역본부 선거에서 아주 이색적인(?) 일이 벌어졌다. 현직 기자인 문종극씨(46·새충청일보 노조위원장)가 책임 간부로 선출된 것이다.

이날 문씨는 민노총 충북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으로 뽑혔다. 언론사 기자가 현직을 유지한 채 이처럼 민노총의 핵심 간부가 된 것은 전국적으로도 전례가 없다.

문부본부장은 구 충청일보 사측의 부당행위에 맞서 1년간 투쟁을 이끌어 온 주인공으로, 이 때 지원을 아끼지 않은 민노총과 손잡고 ‘노동자 서민의 신문’을 사시로 새충청일보를 창간한 후 이번에 아예 민노총의 핵심간부까지 맡게 됐다.

문 부본부장은 “사실 처음엔 고사했지만 새로 창간한 신문의 이념과 그동안 주변사람들에게 약속한 것에 대해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나서게 됐다. 나 스스로 한 때 건전하지 못한 자본 밑에서 고생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노동자 및 서민과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고 여긴다. 이들을 껴안고 대변하는 데 신념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때에 따라선 극한투쟁도 필요하겠지만 그에 앞서 노사가 서로 내적인 성숙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그는 “이런 노사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사업장에 대한 방문과 지도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언론노조의 현장 접근이나 연대가 미흡하다고 지적하는 그는 자신의 민노총 입문이 발상전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1년간 투쟁을 이끌면서 절실하게 느낀 것이 바로 언론종사자들의 취약한 노동의식이다. 기자들이 평소 취재 대상에겐 고주알 메주알 다 거론하며 우월적 시각을 견지하지만 막상 자신들에게 일이 터지면 한심할 정도로 소극적이다. 이는 엄밀히 말해 정체성의 혼돈일 수도 있다. 앞으로 현장에 직접 뛰어 들어 이런 구태를 깨는 모범적 선례를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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