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최대 150만원 지원, 보고서 '인터넷' 검색수준

<한겨레신문>충북도와 일부 시·군이 공무원들의 견문을 넓히고 선진 행정을 배우려고 해마다 예산을 지원해가며 국외 배낭 연수를 실시하고 있으나 업무 개선 등에서 별 도움을 주지 않아 여행 수준에 그치고 있다.
충북도는 2003년부터 ‘공무원 해외 배낭 연수’를 하고 있다.

도는 ‘충북도 공무원 국외 여행규정’에 따라 1인당 최대 150만원씩 연수 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2003년에는 6752만원을 지원해 6개팀 29명, 2004년에는 4425만원을 지원해 8개팀 31명, 올해는 5400만원을 지원해 7개팀 36명이 배낭 연수를 했다.

국외 배낭연수는 도 공무 국외여행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선발하고 연수 뒤 귀국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보고서에 대한 검증은 이뤄지지 않아 형식적인 제출에 그치고 있다.

그동안 연수를 한 팀들의 보고서를 보면 여행 일정, 나라·도시 소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연수의 목적인 선진 행정에서 보고, 배운점이나 도정 발전 방안 등은 1~2쪽에 그치고 있다.

실제 10월12~22일까지 독일 등 서유럽 5개국을 다녀온 팀이 낸 보고서를 보면 25쪽 가운데 24쪽이 일정과 나라, 도시 소개를 하고 있으며 연수 뒤 느낀점은 ‘여행 소감과 교훈’으로 간략히 소개하고 있다. 다른 팀의 보고서도 비슷한 형식과 내용을 담고 있다.

나라·도시의 소개도 직접 보고, 들은 내용을 담은 것이 아니라 대부분 인터넷 블로그나 여행사의 안내 자료 등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복사해 실어 ‘국외 연수 보고서’가 아니라 ‘인터넷 검색 보고서’에 그치고 있다.

연수지 선택도 여행사의 관광 상품을 그대로 따라 선진지 견학과 업무·행정 개선이라는 목적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2003년 6팀 가운데 3팀, 2004년 8팀 가운데 4팀, 올해 7팀 가운데 4팀 등 배낭 연수팀 52%가 이탈리아·프랑스·스위스에 다녀왔다.

일정도 로마-바티칸 박물관-폼페이 유적-루브르박물관-에펠탑 여행 등으로 비슷하다.

지난해 5~6월 사이에 3팀이 이곳에 다녀왔으며, 두 팀은 일주일 터울로 같은 나라·같은 도시에서 연수를 했다.

그러나 연수 뒤 별다른 검증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서 여행에 가까운 연수가 되풀이되고 있다.

단양, 보은, 영동 등에서도 배낭 연수를 하고 있지만 비슷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배낭 연수는 당장 효과를 얻기보다는 장기적인 행정 발전을 위해 실시하는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경비 지원과 기간을 늘려달라는 건의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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