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대 이헌환교수, ‘2002 한·중 학술대회서 밝혀
“친일파 청산은 과거뿐만 아닌 현재와 미래의 문제”

“21세기가 시작된 현재 시점에서도 친일잔재는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 영향을 미치고 있고, 특히 친일민족행위자들의 후손이 제기하는 재산환수소송은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잊어버릴 만하면 소송을 제기하여 여론을 들끓게 하고, 또 다시 잠복하였다가 잠잠해지면 소송을 제기하는 등으로 끊임없이 재산환수를 도모하고 있으며, 그 때마다 냉철한 법논리가 아닌 국민감정적 차원에서 문제를 접근한다.”
서원대 법정학부 법학과 이헌환 교수는 지난 24일 열린 2002 한·중 학술대회에서 ‘해방후 남한정부의 친일잔재 청산’이라는 주제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원대와 연변대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 행사는 서원대 미래창조관 개관 기념으로 열렸다.

이완용 증손자 재산환수소송 승소
이교수는 법제도적 관점에서 남한정부의 친일잔재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문제삼았다. 그 중 친일파들의 재산환수소송 부분에 대한 언급이 눈길을 끈다. 이교수는 “지난 97년 친일파 이완용 증손자가 재산환수를 요구하자 서울고법 민사2부(재판장 권성)는 판결문에서 친일파 땅이라고 해서 법률상 근거없이 재산권을 빼앗는 것은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특히 과거사에 대해 지나친 정의 관념이나 민족감정만을 내세워 문제삼는 것은 오히려 사회질서에 어긋나는 행위이며, 지난 48년 친일파 재산몰수를 위해 반민족행위 처벌법이 제정된 것은 인정하나 실제 적용된 예가 없이 3년만에 폐지돼 이 토지를 몰수할 법률상의 근거가 없는 만큼 이씨에게 토지를 되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반해 2001년 1월 서울지법 민사14부(재판장 이선희)는 친일파 이재극 자손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소유권반환청구소송에서 이씨가 한일합방에 적극 협력하였을뿐 아니라, 일본정부로부터 남작의 작위를 받은 자로 이 사건 부동산이 그의 반민족행위와 무관한 재산이라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정의와 신의칙에 현저히 반하여 원고의 소를 기각한다는 판결을 내렸다는 것이다.

“친일파들 반민족행위 명확히 해야”
따라서 이교수는 이 판결이 반민족행위가 헌정질서 파괴행위로 반민족행위 처벌법이 폐지됐다고 하더라도 행위 자체의 위헌성 및 위법성이 소멸되지 않으며, 반민족행위를 통해 취득한 재산에 대해 보호를 구하는 것은 정의에 반하여 부적합하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지법의 판결이 상급법원에서 파기되지 않고 계속 인정된다면 앞으로 반민족행위자의 재산환수소송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판결은 당해 사건에 한해 구속력을 가질뿐 다른 사건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또 다른 재판부에서 언제 다르게 판결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다”며 하루빨리 친일잔재가 청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방된지 52년이 지났음에도 이 작업이 현재진행형이라는 그는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의 반민족행위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법률이 시급히 제정돼야 하고 이들의 재산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 재산환수소송에 대한 법원의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친일파청산의 문제가 과거가 아니라 현재 및 미래를 위한 문제임을 감안, 진상규명과 재산환수 관련 특별법이 감정적인 차원이나 복수의 의미를 가져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 홍강희 기자

한국N세대-중국 소황제 소비형태어떻게 다른가?
한국은 외모지향적, 중국은 소비지향적

한국에서는 N세대로, 중국에서는 소황제(小皇帝)로 대표되는 대학생 집단의 소비형태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김병희 교수와 연변대 신문방송학과 신운철 교수는 2002한중학술대회에서 ‘한국과 중국 대학생의 소비가치 비교분석’ 이라는 주제로 양자간의 차이를 보여줬다.

N세대, 가장 폭발적인 소비세대
한국의 N세대는 1977년 이후 출생한 사람들로 Net Generation의 줄임말이며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를 잇는 차세대를 뜻한다. 컴퓨터를 매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시장의 중심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이들은 폭발적이고 파괴적인 구매패턴을 보이며, 경제력은 없지만 부모세대 못지않은 소비생활을 한다고 김·신교수는 밝혔다.
이들 교수들은 “N세대는 구매의사 결정시 사이버 공간에서 엄청난 정보를 빠른 시간내 탐색해 의사결정을 한다. 이런 정보는 이들에게 자신감을 주기 때문에 물건을 살 때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기중심적이며, 소비향략적인 문화를 지니고 있다. 이들은 물질적인 것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편의주의적 생활 유형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류열풍을 타고 한국의 인기배우와 가수들에게 열광하는 중국의 소황제들은 상품구매시 품질과 브랜드의식이 강하며, 가정의 구매의사 결정에 대한 영향력이 점점 커진다는 것이다. 또 TV, VCD 등의 구매에 있어서 대학생의 가정 내 발언권이 높아지고, 물건을 살 때 친구 영향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중국과 한국 대학생 동질성 많아
이들 교수들이 양국간 소비가치를 비교한 결과, 한국 대학생 집단은 중국 대학생에 비해 평등주의·쾌락주의·미래주의가 높게 나타났으며, 인정주의와 권위주의 차원에서는 중국 대학생 집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 모두 유교 영향을 받았으나 한국은 점차 모험과 도전이라는 미국문화의 영향을 받아 권위주의에 회의적인 태도를 가졌기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한국 대학생 집단은 중국보다 외모지향적 소비성향과 감각적 소비성향이 높고, 중국 대학생은 차별화 기제로서의 소비 및 소비지향적 소비성향을 높게 나타냈다고 말했다. 국내와 상품광고에 대한 전반적인 태도를 보면 국내 상품광고에 대한 비교 우위도 및 상품광고의 구매 유발도 차원에서 한국이 중국보다 높은 점수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 대해 김·신 두 교수는 한국과 중국 연변 조선족 자치주를 대상으로 소비가치의 차이를 비교하고 양국 간 문화적 동질성과 이질성의 차이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전제하고, 이것이 민족 간 동질성 회복에도 일정한 관심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통점 중에서 중요한 것을 계속 유지·발전시키고 차이점 중에서 부족한 부분을 좁혀 나간다면 향후 경제분야 뿐 아니라 동질성 회복에도 기여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