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담 곽예․김시습 그리고 민병산"
청주의 문학비(文學碑)는 우리 고장의 명소라고 할 만한 곳에 서 있다.
한동안 잠을 자다 다시 깨어나고 있는 명암유원지에서 국립박물관과 동물원으로 이어지는 상당산 자락 '약수터'에 연담 곽예의 시비, 상당산성 남문 앞 잔디 광장에 매월당 김시습의 시비, 그리고 청주의 발전상이 피부로 느껴지는 가경 신도시 한복판 발산공원에 민병산의 문학비가 세워져 있다.
여기에 청주시가 추진중인 신동문시비가 무쇠당간과 흥덕사터 중간 무심천 둔치 어디쯤엔가 서게 되는 2003년 이후에는 청주에 와서 문학비를 찾다보면 자연스레 대표적인 유적지를 모두 둘러보는 셈이 될 듯 하다.
연담 곽예 시비(詩碑)
청주시 명암동 약수터 입구 산자락에 있는 이 시비(詩碑)를 뒤로하고 한발짝 올라서면 연담공 묘소(도 지정기념물)가 있고 그 옆 골짜기에 선생을 비롯한 곽상(郭尙), 곽원(郭元), 곽여(郭與) 3인을 모신 상당사(上黨祠)가 있다.
매월당 김시습 시비
연담시비를 보고 고개하나를 올라서면 상당산성 남문인 공남문(控南門) 앞 잔디광장에 이른다. 고색창연한 성벽과 정갈한 소나무 숲에 둘러쌓인 분지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돌 하나, 바로 매월당 김시습 시비이다.
청주대 김갑기교수가 번역하고 서예가 운곡 김동연이 화강암돌에 새긴 '산성에서(遊山城)'시 전문은 다음과 같다.
이 글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민병산(閔丙山 본명 丙翊: 1928~1988)은 청주 부호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일찍이 철학과 문학에 심취하여 지식과 식견이 경지에 이르러 '한국의 디오게네스'로 불린 기인(奇人) 철학자였다. 평생을 무소유로 일관하였으나 사후 후배들에 의해 유고집 '철학의 즐거움'한권이 남겨졌다.
심오한 탐구의 세계를 육화한 유고집 '철학의 즐거움' 중 '마음의 체조'에서 따온 다음과 같은 글귀가 돌에 새겨져 그의 독특한 철학적 문학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하고 있다. (글씨 김동연, 조경 장현석)
"세상의 모든 보배를 다 합쳐도 한 사람의 마음만한 값어치를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선 그 보배를 보배로 여기는게 곧 사람의 마음이니 마음이 아직 어두운 곳에서는 어떤 보배도 다 허무하기 때문입니다."<김태하>
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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