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건설 등 사업확장 하던 정홍희 대표구속
덕일건설이 위기를 맞고 있다. 아파트 건설 사업으로 기반을 닥은 뒤 금융업 골프장 사업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오던 덕일건설이 최근 경기도 용인시 수지지구 난 개발과 관련해 아파트 사업 승인을 편법으로 받은 혐의가 드러나 사주가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 경영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덕일건설과 관련해서는 지난 2000년 하나로 금고 참여이후 갖은 의혹과 자금 경색설 등 풍문에 시달려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간의 풍문들이 어떻게 표출되고 정리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수원지검이 경기도 용인시 수지지구 난개발에 대해 다각적인 수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수원지검 특수부는 용인 수지지구 아파트 건립과 관련해 덕일건설이 편법으로 사업 승인을 받은 혐의를 잡고 지난 13일 대표 정홍희씨를 긴급체포하여 강도높은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일단 16일 정홍희씨에 대해 부동산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이 회사에 대한 관련 장부를 압수하여 공금 횡령 등 다른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조사 결과 정씨는 주택건설촉진법상 20세대 이상의 공동 주택을 건립할 경우 허가 조건이 까다로운 점을 피하기 위해 건설업체 등을 동원하여 조합아파트를 짓겠다며 편법으로 허가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정씨 이외에 10여명의 건설업자들이 이같은 방법으로 허가를 받은 점을 중시, 공무원과 유착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정홍희씨 사업 전반에 미칠
파장 주목

덕일건설 정홍희씨의 이번 사건은 허가와 관련한 뇌물수수 및 공무원과의 유착관계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편법으로 아파트 허가를 받은 단순 위법 사항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사업 근거지인 청주에서가 아닌 외지에서 발생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정홍희씨의 전체 사업에 미칠 파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중소 건설사 대부분이 그렇듯이 사주 개인에 의한 경영 의존도가 절대적인데다 정홍희씨는 현재 사업을 크게 확장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정씨의 빈 공간은 사업 전반에 파장을 미칠 것이란 추측을 낳고 있다.
당장 정씨에 대한 수사 소식이 지역에 전해진 16일과 구속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정씨가 절대 주주로 있는 하나로금고에서 미미하기는 하지만 예금 인출 현상이 있었던 것도 바로 나타난 파장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사항은 수사확대 여부. 검찰은 덕일건설에 대한 수사를 벌이면서 덕일건설과 덕일엔지니어링 등 덕일건설 관련사들에 대한 장부도 압수해갔기 때문이다. 외지에 있는 수원지검이 본 사건 외 다른 부분을 캐겠는가를 생각해 볼 문제지만 메기를 잡으려다 그 과정에서 붕어가 걸려든다면 그냥 놔 줄 수 있겠느냐는 ‘걸려든 고기론’을 들어 편법 허가 이외의 사안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도 많다.

수사 확대 여부 촉각

정씨는 지난 2000년 공매 처분된 신충은금고 1대 주주로서 불법 대출 사실이 드러나 사법 처리 위기에 몰렸었다. 부실 누적으로 예금보험공사와 금감원의 경영관리를 받게됐던 신충은금고에 대한 실사결과 대주주인 정홍희씨에게 56억원의 자금이 불법 대출된 사실이 드러났던 것.
그러나 정씨는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예정된 상환 명령 기일에 56억원 전액을 상환함으로써 위기를 넘겼다. 금감원도 자금이 상환되자 이를 고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주주에게 일정액 이상을 대출하지 못하도록 한 법을 어긴 만큼 상환과 관계없이 사법처리해야 된다는 여론도 있었다.
이와 관련 당시 정씨는 신충은금고 이외 청주금고(현 하나로금고) 대주주로 있으면서 이들 금고를 자신의 개인 사업체를 위한 사금고화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청주지검은 당시 정홍희씨의 불법 대출과 관련 내사를 벌였으나 특이한 혐의점을 찾지 못해 내사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씨는 덕일건설을 비롯한 관련 사업체의 실질적인 사주로서 경영하면서 대표는 다른 사람의 명의로 했으나 이번 사건에서는 현지에서 설립한 수지건설의 대표로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 민경명 기자

정홍희씨와 사업 성장 및 확장
아파트 사업으로 돈벌어 금융, 골프장, 운전학원 등 확장

방패막이 사람 쓰기 단골

정씨는 지난 90년대 주택건설사업에 뛰어들어 정부의 주택사업 부양 정책에 힘입어 아파트 건설사업으로 사업 기반을 단단히 다져나가 지역 중견 건설 업체로 거듭나는 사업 수완을 발휘했다.
지역의 비슷한 처지에 있던 중견 주택건설업체들이 줄줄이 부도에 쓰러져 나가면서 ‘끊임없는 부도설’에 시달리기도 했으나 꿋꿋이 버텨 현재는 금융업에 이어 골프장 사업에 나서는 사업 다각화도 꾀하고 있다.
이런 이면에는 금융업에 진출한 후 이를 사금고화 했다는 비난도 뒤따라 다닌다. 신충은 금고를 인수한 정씨는 56억원을 불법 대출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당시 이를 상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던 지역 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시에 상환하여 주위를 놀라게 했고 그 자금의 출처에 대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재일교포인 친인척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당시 용암동택지개발사업 공사기성비와 주은산업의 공사기성비, 대전 용문동 아파트 분양대금 등이 들어와 해결됐다고 하지만 그만큼 공사대금 지불도 있어야 하는데다 용암동택지개발사업의 경우 토지공사로부터 대토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그 만만찮은 자금이 어떻게 가능했겠느냐는 의문들 때문이다.
어찌되었든 정씨는 덕일건설을 분리해 덕일 엔지니어링을 분가시켰는가 하면 신충은금고, 청주금고 등 금융업 진출, 청원 내수에 운전교습학원 설립·운영에 이어 청원 실크리버 골프장 조성 공사 참여를 계기로 직접 골프장 사업에 나서는 사업 확장 일로에 있다.
정씨는 현재 제주도에 이어 청원 낭성에 골프장 건설을 계획하고 실시설계까지 마쳐 놓고 공사 착공에 나설 계획이었다. 이러한 사업 확장 과정에서 정씨가 관련 기관의 퇴직 고위직을 사업체 전면에 내세운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정씨의 사업 전략’으로 평하고 있다.
용암동택지개발사업에 토지공사 전직 간부를 본부장으로 앉힌 것이나 운전학원 원장에 전직 경찰서장을 임명한 것 등이 그것이다.
한편 정씨는 최근 검찰 조사가 있기 10여일전쯤 하나로금고 회장직을 사퇴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수사와 관련성에 강한 의혹을 던져주고 있다. 하나라금고측도 정씨의 구속이 하나로금고 이미지 및 영업에 미칠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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