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대 충북도교육위원회가 지난 2일 출범했다. 지난 3대 때 당시 김영세 교육감 퇴진 문제를 둘러싸고 충북교육계가 깊은 내홍에 빠져있을 때 방관자적 자세로 일관하여 ‘교육위원회의 존재 이유가 뭐냐’는 비난을 받은 바 있는 교육위원회인 만큼 새로 출범한 4대 교육위원회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하지만 추대 형식의 만장 일치로 충북도 교육위원회 제4대 전반기 의장에 취임한 이상일의장은 3대 위원회에서의 ‘전죄’(?)에 대해 부담스러워했지만 ‘법과 원칙’의 테두리에서 교육청과의 관계를 설정해 나갈 것임을 확실히 했다.
현재 충북교육계는 김천호교육감이 부정 선거 혐의로 재판을 받게되어 연속적으로 교육감이 법정에 서는 상황에 이르른데다 교원단체인 전교조와의 부당노동행위 문제로 파열음을 보이는 등 결코 순탄치 만은 않다.
이상일의장은 지난 91년 교육자치 실시와 함께 구성된 교육위원회에 첫 입성한 이래 3대에 이어 이번 4대에 당선된 교육위원 3선의 경력자다.

-전 김영세 교육감의 사퇴 문제를 둘러싸고 충북 교육계가 크게 흔들릴 때 교육위원회가 방관자적 자세로 일관하고부터 도대체 교육위원회의 존재 이유가 뭐냐는 정체성 논란을 빚기도 했는데요.
“지난번 교육위원 선거 때 3대 교육위원들은 뭘 했느냐는 비판을 많이 받았습니다만 그 문제에 대해 대외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해서 뭘 했느냐는 비판은 지나칩니다. 교육위원은 7명 밖에 되지 않고 보죄관이나 전문위원도 없이 1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심의하고 조례제정을 다루는 것만으로도 벅찹니다. 또한 공인으로서 법과 질서를 벗어나 행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의장은 이 문제와 관련 가정주부가 아이들 뒷바라지를 비롯한 집안 일도 맡아 하고도 누구나 당연히 하는 일로 치부되어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과 같이 교육위원들도 마찬가지였다는 논리를 폈다. 교육위원으로서 임무에 걸맞게 열심히 일을 했지만 당시 교육감 문제에 대한 대외적인 제스처를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로 인해 비난받는 것은 억울하다는 것이다.
또한 김영세 교육감 문제와 관련 이의장은 “잘못 판단했는지 모르지만 처음에는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없었고 후반기에 들어 도덕적으로 충북교육의 큰 틀을 생각하여 교육감이 용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방향으로 흘렀다. 우리라고 귀가 없겠는가. 고민들 많이 했지만 재판에 계류중인 상황에서 교육위원회가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들이었다.”며 “잘 했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 충북교육을 위해 행동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의장은 현재 김천호교육감이 부정선거 혐의로 재판 받는 것에 대해 교육위원회가 언급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을 하며 “앞으로도 주어진 법과 규범의 테두리에서 활동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의장은 서울시 교육위원회가 유인종교육감에 대한 불신임을 결의했지만 사퇴할 법적 효력도 없는 것으로써 교육위원회와 교육청 사이에 감정의 골만 깊어졌고 유교육감은 재선에도 성공한 사례를 들며 ‘법과 규범의 테두리 내에서 주어진 고유업무에 치중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충북 교육의 현안을 꼽으라면 어떤 것을 들수 있을까요.
“학력제고가 가장 시급한 문제입니다. 훌륭한 인재 배출이 충북이 잘되고 부강하게 되는 일인데 최근에 와서 충북 학생들의 학력이 낮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교사들의 사기진작과 자존심을 높이는 일입니다. 선생님이 신바람이 나야 학생들의 학력도 증진되는 것 아닙니까. 또한 일선 교사들의 업무가 경감되어야 하는데 인력 증원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구조조정으로 인원만 줄이고 전임 이해찬장관이 약속했던 인력 충원은 구두선에 그치고 있습니다.”

-교육위원회의 위상 정립을 위한 방안은 있는지요.
“우선 법을 탓하게 되는 데 교육위원회는 도의회의 선심기관 밖에 되지 않습니다. 조례, 예산이 심의 의결됐어도 도의회에 가면 삭감되거나 부활되기도 합니다. 교육위원회가 완전한 독립 자치기구로 인정되어야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으며, 교육위원회와 도의회 등 두 번씩 의회를 거치는 일은 예산상, 시간상 엄청난 낭비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현재 법대로라면 도의회에서 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벌인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지난해에는 도의회에서 교육위원회의 사무감사를 존중해서 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교육위원회가 독립된 심의 의결기구로 거듭 태어나는 것이 가장 큰 바램으로 각 시도 교육위원회와 함께 교육위원회의 독립 기구로의 입법 추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충북도 교육위원회는 이번 4대 의장단을 선출하면서 의외로 추대를 이뤄냈다. 3대 때 의장 선출을 둘러싸고 후유증으로 교육위원회 전체의 화합을 이루지 못했다는 주위의 눈총이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의장의 면면을 보면 그 자신이 가지고 있는 ‘퍼스랠러티’가 자연스럽게 이의장 추대의 지렛대였음을 짐작케 한다.
이의장은 충주 북여중에서 11년간 교직생활을 하다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싶어 퇴직하고 지역사회에 뛰어 들었다. 로타리클럽 활동, 충주고 동문회 부회장, 학교육성회회장 등 활발한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로 첫 교육위원 선거에서 훌륭한 교육경력을 가진 기라성 같은 선배들에 앞서 주변의 천거로 쉽게 교육위원에 당선됐다. 당시 51세. 2대 때는 충주시의회에서 70% 이상의 득표로 복수추천 되었지만 도의회에서 낙선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정치권에 잠시 외유를 하기도 했지만 유혹을 떨쳐내고 불쑥 떠나온 교육계에 돌아와 충북교육의 중심에 선 것이다.
이의장은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고 교육도 양적, 질적 성장을 이뤄내고 있지만 사람되는 인성교육은 후퇴하고 있는 것 같다. 이기적이 아닌 같이 어울려 사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인성교육이 되어야 한다”며 인성교육을 자신의 교육철학으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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