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목표 15만 7311명 중 절반은 도시 농부·근로자
4시간 노동·하루 일당 5~6만 원…양질의 일자리 창출?
충북 노동계, “성과 부풀리기 자료” 비판

충북도 제공.
충북도 제공.

 

충북도가 25일 ‘2024년 일자리 대책 연차별 세부 계획’을 발표하면서 올해 일자리 대책 비전을 ‘대한민국 일자리 중심 충북’으로 정하고, 15만 7311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5대 전략 19개 추진과제를 마련했고, 총 3964억 원을 투입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역의 책임성과 자율성을 높여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일자리 대상 평가 기준이 된다고도 전했다.

그러나 충북이 발표한 15만 7311명의 일자리 중 절반에 해당하는 7만 9083명의 일자리는 하루 4시간 노동을 하는 단시간 일자리로 일당 5~6만 원을 받는 ‘충북형 도시농부, 도시근로자’ 사업의 일환인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도시농부, 도시근로자 사업은 김영환 도지사의 역점사업으로 올해 예산을 많이 늘렸다”고 전했다.

‘도시농부·도시근로자 사업’은 지난해 처음 시작된 사업으로, 충북도의 일자리 대책 5대 전략 중 두 번째 전략 ‘지속가능한 사회적 경제 일자리의 확대’에 속한다. 충북도는 이 사업을 위해 일자리 예산 중 7.7%에 해당하는 304억 원 가량을 투입할 예정이다.

 

한 달에 1~2번 일하는 게 양질의 일자리?

농가를 직접 방문해 일손을 덜어주는 충북의 도시농부로 등록된 사람은 약 5600명이다. 4시간 노동을 원칙으로 하고 일당은 6만 원인데 현재 이들 중 매일 노동을 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요즘에는 매일 300명 정도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4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는 훨씬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일을 하게 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 달에 20일 정도 일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는 일주일에 1~2번, 한 달에 1~2번 정도만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의 도시근로자는 최장 9개월 동안 일을 할 수 있고 이 또한 4시간 노동을 원칙으로 한다. 충북도에 따르면, 현재 충북에서 도시근로자로 일하는 이들은 151명(53개 기업)이다.

한편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와 비정규직없는충북만들기운동본부는 충북의 노동실태를 발표하며, “충북의 높은 고용률이 대부분 ‘나쁜 일자리’로 채워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옥주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장은 “충북의 '도시농부, 도시근로자'사업은 초단시간, 나쁜 일자리를 더 늘리는 방식이고 무엇보다 성과를 부풀리기 위한 방식이라고 생각된다. 가뜩이나 충북에 불안정한 단시간 일자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충북도가 앞장서서 단시간 노동을 늘리고 이를 양질의 일자리라고 홍보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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