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초중고 사교육비 통계 자세히 살펴봤더니…
초중고 계속 증가하다 고3 때 비로소 줄어들어
초등, 중2·3, 고1·2 사교육비 매년 증가세 유지
“사교육 수요 공교육이 흡수했다는 말 실감 못한다”

[통계의 이면]

 

지난해 사교육비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충북교육청이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충북의 사교육 참여율과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전국 평균보다 낮다고 홍보했다.

충북 초·중·고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2만 1000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11만 3000원 적게 지출했고, 사교육 참여율 또한 전국 평균보다 6% 낮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결과는 방과후학교 활성화 지원사업 등 사교육 경감 체감효과가 높은 과제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나아가 △충북의 늘봄학교 확대 및 내실화 △학교체육과 예술교육 확대 △기초학력 보장 지원 △학생 진로·진학 지원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 지원 등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 내로 흡수할 수 있도록 힘쓴 효과라고 강조했다.

정말 그럴까?

 

충북 초등학생 사교육비 2019년 이후 증가세 지속

중1은 5만 원 줄었지만, 중 2·3은 증가세 유지

도교육청은 교육부가 발표한 통계자료를 인용해 충북의 1인당 사교육비가 32만 1000원으로 전국 평균 43만 4000원보다 11만 3000원 적게 지출되었다고 밝혔다. 평균치만 보자면 도교육청의 주장이 맞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선 충북지역 초등학생들의 사교육비를 살펴보자.

충북의 초등학생 사교육비는 2019년 23만 9000원에서 코로나 시기였던 2020년 19만원으로 떨어졌다가 2021년부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충북의 초등학생 월평균 1인당 사교육비는 32만 6000원으로 매년 2만원~3만원씩 증가하고 있다.

중학생들의 사교육비는 학년별로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일단 1학년 1인당 사교육비는 2019년 20만 1000원에서 꾸준히 증가, 2022년에는 37만 2000원까지 올랐다. 그러다 2023년에는 32만 3000원으로 전년 대비 5만원 가량 낮아졌다.

그러나 1학년과는 달리 중학교 2·3학년 학생들의 사교육비는 감소변화가 미약하다. 충북의 중2 학생들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23년에 30만 2000원으로 2022년 31만 8000원보다 1만 6000원 줄었고 중3은 2022년 대비 단 4000원 줄었다.

2·3학년에 비해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의 사교육비가 줄어든 이유에 대해 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 A씨는 “정확한 진단인지는 모르겠지만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은 자유학년이어서 비교적 자유롭게 생활한다. 아마 그 영향인 듯 싶다”고 말했다.

 

자료 출처 : 교육부(그래픽 서지혜 기자)
자료 출처 : 교육부(그래픽 서지혜 기자)
자료 출처 : 통계청(그래픽 서지혜 기자)
자료 출처 : 교육부(그래픽 서지혜 기자)

 

충북 고1·2 사교육비 꾸준히 증가하다 고3 때 감소

충북지역 고등학생들의 사교육비는 주목할만하다.

2022년 충북의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2만 9000원에서 2023년에는 34만 4000원으로 증가했다. 참여율은 62.8%에서 62.5%로 줄어들기는 했으나 그 수치가 미미하다.

고2 학생들 또한 2023년 32만 9000원으로 전년 대비 낮아졌으나 금액으로 보면 단 5000원에 불과하다. 참여율은 2022년 49.1%에서 2023년에는 50.9%로 오히려 1.8%p 늘었다.

그럼에도 충북지역 고등학생들의 사교육비 평균이 낮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고3 학생들 때문이다,

충북지역 고3 학생들의 1인당 사교육비는 2019년 19만원에서 2020년에는 19만 5000원, 2021년에는 27만 3000원, 2022년에는 29만 7000원까지 매년 증가했다. 그러다 2023년에는 23만 5000원으로 전년 대비 6만 2000원이 줄었다. 사교육 참여율도 52%에서 45.6%로 크게 떨어졌다.

여기에서 의문이 든다.

고1·2학생들의 사교육비와 참여율이 꾸준히 증가하다가 3학년에 이르러서야 갑자기 낮아진 것을 과연 도교육청이 주장하는 대로 공교육 내로 사교육의 수요를 흡수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충북지역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B씨는 “고3 학생들 사교육비가 왜 줄어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고등학교에서 사교육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실감하긴 어렵다”며 “여전히 대다수 학생들이 학원 수강을 위해서 자율학습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 C씨도 "충북교육청에서 정시와 수능을 강조하고 예산을 늘리기는 했지만 아이들이 학원을 줄이는 것은 아닌거 같다"며 "고3에 이르러서야 사교육비가 줄어든 것을 두고 공교육이 사교육의 수요를 흡수했다고 하는 것이 과연 맞는 말이지 의문이 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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