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오지학교 탐사대’를 아시나요?

충북산악연맹 김영식 회장이 주축이 되어 2004년부터 운영되는 트래킹·등반 프로그램인데요. 이 프로그램은 ‘청소년들과 선생님들의 아름다운 도전’이란 주제로 무려 18년째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도 1월 5일부터 15박 16일 일정으로 진행됐습니다. 학생 7명은 네팔 현지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네팔의 문화를 온몸으로 체험하고 자신과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4500여 미터를 오르며 자신의 한계치를 경험하고, 세상과 마주하는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번 탐사대에 직접 참여한 은여울중고의 임지민 학생(중3)의 수기를 소개합니다. 임지민 학생은 “하루를 마무리할 때 한국에서는 평범하게 보냈는데 이젠 의미 있게 보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알 수 없는 보람이 느껴졌습니다”라고 여행 중 소감을 밝혔습니다.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 성찰이 필요한 이유, 비단 16살 학생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편집자 주>

 

임지민 학생 제공.
임지민 학생 제공.

 

저는 히말라야라는 곳에 갈 수 있다는 소식을 박명진 선생님께 들어서 이번 탐사에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국에서 많은 지원자들이 있었고 그중에서 저와 청소년 대원 5명이 뽑혔습니다.

떠나는 당일이 되어 인천에서 비행기를 타고 홍콩을 거쳐 네팔 카트만두 공항에 도착해 해외가 처음인 저에겐 힘들기도 했지만 설레이기도 했습니다.

로얄신기호텔에 가니 몸도 힘들고, 대원들과 친해지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았지만 룸메이트 동생과 형이 말을 걸어줘서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졌습니다. 저녁을 호텔 근처에 네팔 궁중요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면서 40도짜리 술을 웰컴드링크로 주길래 미성년자이지만 아주 조금 한 입을 마셨습니다. 많이 쓰기도 하고 끝맛은 달달하기도 했습니다.

다음날 보드나트 사원에 가서 그 주변을 살펴보았고 제가 거주하고 있는 시설 원장님께서 말하신 제3의 눈, 마음의 눈을 직접 제 눈으로 볼 수 있었고 여러 지식을 알고 가니 흥미롭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도시를 떠나 히말라야라는 산속으로 향하였고 저는 걱정 반 설렘 반을 가지고 첫 룻지로 올랐습니다. 처음엔 워밍업으로 해서 그런지 쉬웠습니다.

그런데 둘째 날이 좀 걱정이 되었습니다. 7시간 산행이라는 것은 좀 힘들 것 같았지만 상상외로 괜찮았습니다.

걸어가면서 바니빌라스 세컨드리스쿨에서 레쌈피리리라는 네팔민요를 불렀던 장면이 떠올라 자연스레 노랠 불렀습니다

어느새 포레스트 캠프에 도착했고 그날 저녁 윤석주 선생님께서 별자리 공부를 시켜주셨고 다음 날 일정을 위해 잠을 잤습니다.

새벽 6시가 되자 닭 울음소리가 아침을 시작하는 걸 알리고 신속하게 움직여 짐을 챙기고 아침체조 후 다음 목적지를 향해 걸었습니다.

저는 걸으면서 처음으로 자신의 한계를 느꼈고 또 한번의 포기하고 싶은 생각을 했고 또 한번 고민해서 ‘아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하면 안된다’라고 생각하고 다시 올라갔습니다. ‘드디어 정상이 코앞이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올라가자’하니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고 고갤 들어 앞을 보니 마차푸차레가 뾰족하게 서 있고 왼쪽을 보면 안나푸르나가 마름모처럼 서 있었습니다.

그때 눈을 감고 태양 빛을 느끼고 있으면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의 따스한 포옹이 떠올라, 잠시 속으로 울컥했습니다.

 

임지민 학생 제공.
임지민 학생 제공.
임지민 학생 제공.
임지민 학생 제공.

 

사진도 찍고 절경을 듬뿍 담아 로우캠프로 향하였고 가는 동안 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하이캠프에서 고산증으로 인해 점심 식사 할 장소로 먼저 현지 스탭들과 향한 정민이가 여라 누나 얘기를 해 주었습니다. 이전 13차 때 여라 누나가 고산증이 심하고 제정신이 아닌데도 끝까지 올라간 여라 누나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그 상황을 견뎌낸 대단함이 멋지다는 이야기였습니다.

25살 정수형과 중2 현성이는 처음으로 히말라야에 왔지만 윤석주 선생님과 그리고 대장님께서 내일 시딩에서 염소 잡아서 수육 해주신다고 해서 맛있는 소식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래서 일찍 잠에 들고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하고 시딩으로 향했습니다.

시딩을 가는 길은 지겹도록 내리막길이 나와서 긴장을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쓰레기도 주우면서 하산했고 시딩에 도착해서 점심으로 국수를 5그릇 정도 먹고 지금까지 주웠던 쓰레기로 정크아트를 했습니다. 어떻게 만들건가를 전날 청소년 대원들끼리 모여서 의견을 모아서 나온 것이 등산화를 만들어서 위에는 히오탐 아래는 LNT(Leave No Trace)를 만들자는 의견이었고 완성 후 각자 포즈를 정해 사진을 찍고 개인 사진도 찍었습니다. 마무리로 정크아트 흔적도 다 치우고 포대자루에 모아서 처리했습니다.

그리고 솔로타임을 가졌는데 각자 자리에서 3시간 동안 오늘 저녁모임에서 발표할 한국에서 어떻게 지낼건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나는 한국에서 어떻게 지낼까 생각해보니 평상시처럼 방에서만 게임하지 않고 잠시 산책도 하고 활동적이게 지내자라고 마음먹었습니다.

저녁 식사 때 염소고기 수육과 염소탕을 먹었습니다. 진짜 맛있었다는 생각에 오늘도 알차게 보낸 것 같았습니다.

 

임지민 학생 제공.
임지민 학생 제공.
임지민 학생 제공.
임지민 학생 제공.

 

다음날 바라부리 학교에 가는 길은 오지라서 그런지 길이 엄청 험하고 버스 안에서 있어도 힘들었습니다.

오지학교에 와서 환영식을 받고 간단한 행사를 하고 저녁 식사를 하려는데 며칠 뒤면 우리 현지 스탭들이 먼저 가야 해서 한국 음식을 많이 먹어뒀습니다.

저녁엔 홈스테이를 했는데 배정을 받을 때 아리아의 집에 가서 한국에서 준비한 선물을 증정을 하고 나랑 동갑인 여자아이도 보았습니다. 이 집에서 하루를 묵고 간다는 것이 왠지 행복했습니다. 채규율 선생님과 한 침대에서 꼭 붙어서 잠을 잔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리아와 학교에 가 모닥불을 쬐고 교장선생님 말씀을 듣고 점심식사 후에 바라부리 학교 아이들에게 장명루 만들어주기를 했습니다.

엉기다라는 아이를 만났고 엉기다는 아리아 누나였습니다. 엉기다에게도 장명루를 만들어주고 엉기다와 사진도 많이 찍었습니다.

이후 갈 시간이 다가와 살면서 처음으로 나의 또래 이성 친구들과 허그를 해보았습니다. 참 너무나도 행복한 기억이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는 시간이 너무나도 아쉽고 싫었습니다.

포카라로 향했고 치노 호텔에서 이틀을 잤습니다. 포카라에서 첫 저녁은 화덕 피자였고 엄청 맛있었습니다. 저녁식사 후에 시내를 둘러보며 내일 쇼핑할 때 무얼 살까 계획도 해보고 이번 달 생신이신 윤석주 선생님과 손채진 선생님의 선물을 청소년 대원들끼리 한마음으로 구입하였습니다.

다음 날 아침 식사 전 생일 서프라이즈를 하고 식사를 하였고 패러글라이딩을 하러 차를 타고 장소로 향하여 머덥이라는 파일럿과 패러글라이딩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탔을 때보다 오래 비행을 할 수 있어서 진짜 재밌었습니다.

다시 호텔로 향해서 빠르게 귀국 준비해서 시내를 둘러보며 쇼핑을 하고 점심으로 중국 음식을 먹고 놀이공원 별명이 디질랜드라는 놀이공원에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공원 안전장치가 안전하지 않았습니다. 관람차가 룰러코스터처럼 무섭고 바이킹 안전바는 없어서 엄청 무서웠고 바이킹에서 내릴 땐 운행 중에 타이밍 맞춰서 내려야 했습니다. 정말 무서운 경험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오리배처럼 발로 페달 밟으며 움직이는 보트를 탔는데 진짜 힘들었지만 재밌었습니다. 이틀 간 포카라에서 안전하게 보내고 재밌고 알차게 보냈습니다.

다음엔 5~6시간 정도 차 타고 치트완에 도착하여 식사를 먼저 했습니다. 현지 음식은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몸도 지치고 힘이 들어서 호텔에서 쉬다가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이 하루를 마무리할 때 한국에서는 평소엔 평범하게 보내는데 이젠 의미있게 보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알 수 없는 보람이 느껴졌습니다.

치트완에서 이틀째 오전엔 카누 타고 강을 건넜습니다. 악어를 눈앞에서 보니까 무섭기도 하고 신기했습니다. 오후엔 코끼리를 타고 정글 투어를 했습니다. 투어 중에 코끼리가 코뿔소를 보고 놀라서 위에 타 있던 모두가 소리를 많이 질렀습니다. 시끄러웠지만 투어하면서 코끼리가 이 여행에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보너스를 주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저녁엔 타르족 공연도 보고 다음 날 카트만두에서 점심으로 치킨 시즐러도 먹으며 스스로에게 마지막 날까지 핸드폰 사용을 줄이기로 하는 약속을 해보았습니다. 그래서 방에서 핸드폰을 두고 시내에서 놀았습니다.

한국 가기 전 날에 출국을 해서 홍콩을 가는 도중 멀미를 심하게 하고 시차가 조금 많이 나서 힘들었습니다. 홍콩에서 다시 경유해서 인천에 도착했습니다.

대원들과 헤어지고 시차 때문인지 머리도 아프고 집에서 푹 쉬며 계속 잠을 잤습니다.

여행을 마무리하며 행복감을 엄청나게 느낄 수 있었고 등반하는 동안 정말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나는 진짜 우리 은여울중고등학교 대표로 가는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은여울에서 받은 사랑이 있어서 정상까지 갈 수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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