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서이초 교사의 극단 선택 이후 교권 및 교육활동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학교 현장에서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충북교육발전소는 9일 충북시민사회지원센터 대회의실에서 학교 현장 교육활동 보호 및 지원을 위한 충북교육공동체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에서는 ‘교권 보호 4법’이라 불리는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 개정안을 검토하고, 미흡한 점과 보완해야 할 점이 언급됐다.

특히 교사와 교원단체 뿐 아니라 학부모도 참여, 교권 침해의 ‘가해자’로 내몰린 상황에 대한 아쉬움과 개선방안이 논의됐다.

발제자로 나선 충북실천교육교사모임의 김승호 교사는 충북교육청이 발표한 ‘충북 교육활동 보호 종합지원계획’의 쟁점은 △인력과 예산 문제 △학교 입학 전 이행동의서 제출 문제 △민원과 상담 문제라고 밝히고 각각의 문제점을 짚었다.

우선 인력과 예산 문제에 대해 김승호 교사는 “문제행동 학생 교육적 분리 조치의 경우 별도의 전담팀과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여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추가인력과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고 교육청이 발표한 내용 중 상당수가 예산을 동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도교육청이 요구한 ‘학교 입학 전 이행동의서’와 관련해서는, “학부모의 동의가 필요한 문제에서 학부모 설득 과정 없이 발표된 계획이 실행 과정에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학부모와 교사의 논의와 협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즉 △교육적 방법으로서 지시, 주의, 훈계, 보상 등을 활용하는데 동의하는지 △학부모 필수 교육 이수에 동의하는지 △입학 후 학생 정서·심리검사 실시를 동의하는지 △문제행동시 상담에 동의하는지 등 교사와 학부모들의 심도 깊은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

민원과 상담에 대해서는, 어떤 것이 민원이고 어떤 것이 상담인지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 처리를 공식적이고 공개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승호 교사는 이외에도 “‘교권 보호 4법’ 등 규정만으로 교육활동이 보장되진 않는다”며 “결국 학생, 학부모, 교원이 존중할 수 있는 공동체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말 필요한 건 법 아닌 건강한 교육공동체”

학생, 학부모, 교원 등 교육 3주체의 건강한 공동체 형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토론자로 참여한 학부모에게서도 나왔다.

윤현주 청주시학교학부모연합회 중등회장은 “법이 만들어졌다고 해서 교권 침해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법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선생님과 학생들이 학교에서 서로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 총체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즉 문제 학부모를 막겠다고 일반 학부모의 교육권까지 제한해서는 안되며, 학부모의 교육열이 긍정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것.

윤현주 회장은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청주시학교학부모회충북지역 학부모 10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공개하며 학부모들의 상당수(41.5%)는 교권보호를 위해 교사와 학생의 상호존중 문화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현주 회장은 “현재 모든 학생과 학부모들은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인성이며 존경이며 이런 말을 할 여유가 없다. 이런 사회를 만들어놓고 학부모들에게 잘못이라고 말을 하는 것이 적반하장”이라며 “교권침해와 관련 최고의 잘못은 사회와 국가”라고 비판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강창수 전교조 충북지부장과 박은경 충북교사노조 부대변인도 최근 충북교육청이 발표한 학생 생활규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서는 학교장의 명확한 역할·책임 규정, 교육적 본질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