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봉사한다(We Serve)’라는 가치로 모인 국제라이온스 356-D 지구 청주 한벌MJF라이온스클럽(회장: 남성집)은 지난 7월 30-8/1까지 2박 3일의 필리핀 타가이타이시로 해외종합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카비테 주에 속한 타가이타이시는 ‘아버지에게 건배를’ 이라는 다소 엉뚱한 뜻을 가지고있는 관광도시이며, 화산 분화로 생성된 Taal호수로 우리에게 더욱 잘 알려진 도시이기도 하다. 

국제라이온스 301-A2 지구 필리핀 타가이타이 La Prarie Host MJF 라이온스클럽과 자매결연을 맺은 청주한벌MJF라이온스 클럽은 지난 2012년에도 해당도시에서 공동으로 종합 의료봉사를 실시하였으며, 특히 활화산인 Taal 화산이 2020년 폭발했을때에도 코로나와 화산 피해가 겹친 타가이타이시를 위해 청주 한벌MJF라이온스 클럽은 3,000달러의 성금을 모아 자매 라이온스클럽에게 전달하여 공동 구호활동을 펼치기도 하였다. 

당시 Taal 화산은 43년만에 다시 폭발해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화산재가 16Km 높이로 피어올라 도시 전체가 화산재로 뒤덮여 폐허가 되었을 뿐 아니라, 다수의 원주민 사망 및 주민과 관광객 6,000여 명이 대피하고 60Km 인근의 마닐라 국제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한동안 중단될 정도로 피해가 컸으며, 설상가상격으로 코로나 로 인해 관광객이 뚝 끊겨 최근까지 큰 아픔을 겪은 대표적 도시이기도 하다.
 

 

함께한다면 변화를 이끌 수 있다(Together, we can make differences!)를 이번 종합봉사활동의 슬로건으로 정한 청주한벌MJF라이온스클럽은 자매클럽과 공동의료·자선사업을 기획하였을 뿐 아니라 충청북도교육청을 비롯하여 동아연필㈜, H&M등 다양한 기관 및 기업의 지원을 이끌어내며 지난 6개월 간 빈틈없이 필요 봉사물품을 준비하였다. 

특히 청주시내 다수의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랑의 한 필통 전하기 운동’을 제안하여, 가정 내 필리핀 학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물품을 필통 하나에 정성껏 마련하는 활동을 펼쳐 좋은 반응을 보였으며, 다수의 문구 및 의류기부를 받을 수 있었다. 

청주 한벌MJF라이온스클럽 소속의 변효섭L은 필리핀 현지 학생 및 주민을 위해 맞춤안경 200벌, 돗보기안경 200벌을 쾌척하는 등 다양한 기관의 기부와 클럽내 모금활동을 통하여 약 8,000여만원 상당의 약품 및 물품을 준비하였으며, 마스크, 노트북컴퓨터, 문구, 스포츠용품, 의류, 구충제 등 의약품, 안경, 치약/치솔 세트, 방역용품 등 다양한 물품이 포함되었다. 

함께(Together)라는 구호는 청주한벌MJF라이온스 클럽에게 더욱 절실한 가치였다. 11년전에 비해 회원수, 의료인력 등 여러모로 반토막이난 상황에서 주도적으로 해외 봉사활동을 이끄는 것이 불가했기 때문이다. 

자매클럽과 철저한 협업과 자원공유가 필요했고, 국제 연합봉사를 위하여 자매클럽 뿐 아니라 타가이타이 인근지역의 Las Pinas 라이온스 클럽의 자원봉사자가 참가하는 등 현지인력 참여를 최대한 독려하여 10명의 의사, 8명의 치과의사, 10 여명의 간호사, 3명의 검안의 그리고 약 70명의 라이온스 회원 및 자원봉사자가 어우러지는 등 총 100여명의 손길이 모아졌다. 

이를 통해 2개의 초등학교 학생 약 1,000명 그리고 일반 시민 1,000명 총 2,000명에게 사랑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 중 약 400명에게 안경을 통한 세상의 밝은빛을 선사했으며, 8명의 치과의사가 10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불소도포 및 800개의 치약 칫솔세트 보급을 통한 구강건강 증진에 큰 역할을 하였다. 

구충제 및 다양한 의약품 보급 및 진료를 통한 시민건강 증진에 보탬을 주었으며, 무엇보다도 1,000 여명의 어린이들에게 청주시내 초등학교 학생들이 정성스럽게 마련한 문구 전달 및 해당학교에 도서, 운동기구, 노트북컴퓨터 제공을 통하여 선진국과의 정보격차를 줄이고 학생들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 증진에 보탬이 되었다고 자부한다.  
 

 

위 봉사기간 중 오히려 우리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봉사활동의 일환인 환경정화 및 식목활동이 타가이타이시 내 행정구역의 일종인 산호세 바랑가이에서 이루어졌다. 

캡틴(우리나라로 동장 정도)은 우리에게 자치 행정구역에서 시도하고 있는 가정 내 음식물찌꺼기와 동물 분뇨를 숙성하여 만든 퇴비, 재활용이 불가한 빈병을 모래처럼 분쇄하여 시멘트와 배합하여 모래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벽돌, 보도블럭 등을 만드는 등 폐기물을 통해 새제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을 설명하였다. 

그녀가 든 병중에는 녹색 소주병도 있었다. 작은 자치행정구역에서 시도하는 정책치고는 획기적이었다. 그러한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얻었냐는 우리의 질문에 ‘google’이라고 쿨 하게 대답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렇다. 모든 것은 다 알려져 있고 단지 행하지 않을 뿐 이라는 것을...  

톨스토이 단편 중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라는 소설이 있다. 자기가 가진 땅의 크기와 처지가 불만이었던 평범한 농부에게 어느 날 거대한 농지를 거저와 다름없는 가격으로 판다는 유목민이 나타났다. 

그 유목민의 거래조건은 간단한데 거저와 다름없는 1,000루블을 걸고 동틀 때부터 걷기 시작하여서 해질 때까지 출발지점으로 돌아오면 해당지역내의 토지를 팔되, 그렇지 못하면 1,000루블을 몰취한다는 조건이었다. 

비옥한 토지를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조금씩 더 욕심을 내던 농부는 해질 때까지 출발지점으로 돌아올 수 없는 위기에 처하자 급기야는 거추장스런 신발 및 코트까지 벗어던지고 젓먹던 힘을 내어 마침내 출발지점에 도착한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지나치기 몸을 혹사한 그 농부는 급사하여 결국 그가 차지한 땅은 2M² 남짓의 묘지라는 이야기이다. 

타인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지난 6개월을 준비하였지만, 봉사기간 중 현대인의 모습을 돌이켜보니 마치 소설의 농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기도 하였다. 

귀국길에 지난 며칠의 활동을 반추하니 연필하나 공책하나를 더 받기 위해 손을 내미는 어린 학생들이 자꾸 눈에 밟힌다. 뿌듯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11년만의 해외봉사였다. 그럼에도 우리는 함께 봉사하여야 한다. Together, We Serve!
 

남성집 청주한벌MJF라이온스클럽 회장.
남성집 청주한벌MJF라이온스클럽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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