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한난 열병합발전소 증설공사, 인접 주민들 “전혀 몰랐다”
주민 비대위, “소음에 주민 주거권 침해 심각…재산피해 보상하라”

 

발전소 증설 공사현장 모습. 굴뚝이 올라서는 공사현장과 주거지가 인접해있다. (석판리 주민 제공)
발전소 증설 공사현장 모습. 굴뚝이 올라서는 공사현장과 주거지가 인접해있다. (석판리 주민 제공)

 

한국지역난방공사 청주지사(이하 난방공사) 열병합발전소에서 친환경에너지(LNG) 전환을 위한 증설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인근 석판리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공사현장과 가장 인접한 마을인 석판리 주민들은 “어떤 공사인지조차 들은 바가 없다”며 “공사 피해로 인근 주민들은 살 수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2월 주민들은 공사 피해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면서 해당 공사가 발전소 증설 공사임을 인지했다.

이에 석판리 주민들은 “공사장과 인접한 10가구의 토지 수용 및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열병합발전소 건립반대 석판리 주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꾸렸다.

비대위는 “지난해 착공에 들어갔지만 지금껏 공원이 생기는 줄 알고 있었다”며 "마을 사람들은 발전소 설비는 지하로 들어가고, 지상엔(거주지 인근) 공원이 생긴다고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주민 설명 절차에서 석판리 주민은 배제됐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공사를 하는데 바로 앞집과 주민들에게 설명하지 않은 상식적이지 못한 상황”이라며 분노했다.

또한 “난방공사 측에서는 공사 설명을 마을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마을 대표는 들은바가 없다는 상반된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난방공사는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 주민 공청회와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비대위 주민들은 이에 대해 “전달받은 바가 없어 개최된 사실도 몰랐다”고 답했다.

 

공사현장 인근 오광철 씨의 자택 전경. 대문에서 발전소 굴뚝과 공사현장이 보인다. (사진=이종은)  
2023년 대문 앞 전경(좌)과 2020년 다음 로드뷰 캡쳐사진(우)
2023년 대문 앞 전경(좌)과 2020년 다음 로드뷰 캡쳐사진(우)

나무와 수풀이 보이는 언덕뷰, 이제는 발전소 굴뚝뷰

공사현장과 가장 가까운 곳에 거주하고 있는 오광철 씨는 발전소 굴뚝이 방음벽 너머로 보일 때 발전소 증축 공사임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사를 막기엔 이미 시기를 놓쳤다고 이야기했다.

언덕에 위치한 난방공사 부지, 오광철 씨의 집은 이 언덕 아래 위치했다.

언덕과 집 사이에 이면도로를 하나 두고, 언덕에서 열 발자국을 채 떼기도 전에 대문에 다다를 정도로 가깝다.

오광철 씨는 공사장에 가로막힌 집 앞 전경을 보며 “답답해서 살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소음과 분진 등의 직접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발전소 건물로 인해 재산 피해까지 야기했다는 것이다.

오 씨는 올해 2월 터파기 공사를 실시하면서 문제를 인지했다. “이러다간 집이 무너지겠다 싶을 정도로 울렸다”며 “시에 민원을 넣어봐도 하루 이틀만 공사가 중단되고 소음 저감 장비로 교체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고 하지만 별다른 차이를 못 느꼈다”고 주장했다.

오 씨를 포함한 인근 주민들도 문 틀어짐, 타일 갈라짐, 벽 갈라짐, 누수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공사로 인한 소음 피해와 자택 내 벽 갈라짐, 타일 들뜸 및 갈라짐, 누수 피해가 발생해 보상을 요구했다. 
인근 주민들은 공사로 인한 소음 피해와 자택 내 벽 갈라짐, 타일 들뜸 및 갈라짐, 누수 피해가 발생해 보상을 요구했다. 

 

비대위 주민들은 시공사와 발주처가 서로 책임을 떠넘길 것이 아닌 난방공사 측이 나서서 책임을 져야한다는 입장이다.

비대위원장 김두환 씨는 “난방공사는 공사의 발주처로서 관리·감독의 의무와 책임이 있다”며 “발주처와 시공사 모두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설비 증설로 인해 완공 이후에도 소음·진동의 피해도 커질 것”이라며 “소음이 발생하는 발전 시설이 주민 거주지와 인접해있어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비대위 주민들은 “문제를 제기할 겨를도 없이 공사를 뒤늦게 인지를 했다”며 “애초에 소음 발생이 우려되는 설비를 민가를 피해서 설치했어야 한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들은 “주민과 상생을 위해 난방공사는 인근 토지의 활용방안을 강구해 적어도 거주지만이라도 수용해야 한다”며 “주민들이 이사를 가려해도 발전소 밑에 집을 누가 사겠느냐”고 호소했다.

난방공사는 2019년부터 청주 열병합발전소의 사용 연료를 기존 벙커C유에서 LNG로 전환하는 ‘친환경 에너지 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청주시에 발전용량 확대(61㎿→261㎿) 및 시설 9개동 증축허가를 받았다. 2024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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