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자A씨, 단톡방에 이범석 시장과 술자리 사진 올리며 친분 과시
측근 B씨 “유력정치인 모두 회장님과 뭉쳐있어…꽤 비싼 선물돌렸다”
“정치인 교제비로 돈 많이 들어간다. 대표자에 활동비 지급하자” 제안

재건축을 추진중인 청주의 한 아파트 일부 입주민들이 돈을 모아 정치인과의 교제비 명목으로 입주자대표 A씨에게 활동비를 지급하려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재건축을 추진중인 청주의 한 아파트 일부 입주민들이 돈을 모아 정치인과의 교제비 명목으로 입주자대표 A씨에게 활동비를 지급하려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인과의 교제비에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재건축을 추진중인 청주의 한 아파트 일부 입주민들이 돈을 모아 정치인과의 교제비 명목으로 입주자대표 A씨에게 활동비를 지급하려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활동비 지급대상으로 지목된 입주자대표 A씨는 재건축 관련 단체 대표를 겸직하면서, 단체카톡방을 통해 이범석 청주시장 등 정치인과의 관계를 과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에 보셨듯이 회장님(입주자대표 겸 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이 정치인을 설득하여 무리 없이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인과의 교류에는 많은 돈이 교재비(교제비)로 드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제 생각엔 조족지혈이겠지만 회장님께 급한대로 200만원을 지원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지난 4월 초 청주시 소재 C아파트 일부 주민들로 구성된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단체카톡방에 올라온 글이다.

그리고 다시 이틀 후 앞서 글을 올렸던 인물은 다시 “이틀전 말씀 드렸던 회장님 활동비는 결제하겠습니다. 200만원 반대하는 분이 없으니까요”라는 글을 올렸다.

 

명절 때 “꽤(?) 비싼 선물을 돌리셨다”

A씨와 측근 B씨는 1년 여 전부터 단체카톡방을 통해 정치인과의 교제(?)사실을 알렸다.

지난 해 초로 추정되는 시기에 B씨는 단체카톡방에 ”여러모로 회장님(A씨, 입주자대표)이 고생 많으십니다.”라며 “ 대외적으로 국민의힘과 밀접 접촉해서 우리 산남을 홍보하고 계십니다. 특히 다음 번 시장님이 될 분과 교류중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왜냐면 안전진단이 통과되고 또 나아가서 대선 이후 바뀌어 질 용적율 변동 등에서 유리하려면 시장에(시장의) 역할이 절대적이니까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회장님은 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정치적인 성향은 절대없는 분입니다만 오직 △△(재건축)을 위해서 교재비(교제비)를 써가며 접촉하고 계십(니)다”라고 적었다.

B씨는 “이번 설을 맞이해서 꽤(?) 비싼 선물도 돌리셨답니다.(물론 법에서 정해진 20만원 한도내지요)”라고 마무리했다.

A씨도 단체카톡방에 정치인과 만났다는 사실을 게재했다.

지난 3월 A씨는 단체카톡방에 “지난 15일 추진위 총무○○님을 비롯 여러분들과 함께 이범석 청주시장을 만나 저녁 식사겸 술한잔 하였습니다”라며 “참고로 제가 느낀 점은 시청 담당 간부급 직원들은 아주 원론적이며 피동적이므로 우리는 재건축 적극추진 및 용적율 완화 공약을 이행하려는 이범석 청주시장과 우리를 적극 지원해주고 있는 시의원들과 소통을 더욱 이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라고 적었다.

A씨가 올린 또 다른 글에는 “우리지역 국회의원 및 시의원들과 ○○님, △△님과 함께 1월 7일 오전 6시40분에 출발하여 경북 포항을 경유하여 밤 10시20분까지 세끼 식사 같이 하고 술 한잔 하면서 재건축 협조부탁드렸고 적극 도와주겠다는 뜻 전달 받았습니다”라는 적었다.

 

“재건축 영향력 있는 정치권 인사, 회장님 중심으로 뭉쳐있다”

A씨의 측근 B씨는 입주자대표와 정치인의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과시성 글을 여러번 올렸다.

B씨는 “재건축에 도움을 주시는 영향력 있는 정치권 인사가 모두 회장님을 중심으로 뭉쳐있으며 앞으로 용적률 등 중요한 사안도 결국 회장님과 유력정치인들 사이에서 해결될 것이기 때문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글을 통해 “회장님은 사실 우리 재건축을 위해 시의원 등과의 교류를 위해 서만도 엄청난 사비를 쓰고 계십니다. 회장님이 존경스럽고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라고 적었다.

 

시민단체 “접대비, 재건축비리 온상…공직자 이해충돌 소지있어”

재건축 과정에서 정치인과의 교제비 명목으로 돈일 지출됐다면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교제비가) 사실이라면 상당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재건축사업이서 항상 접대비등이 문제가 됐다”며 “접대비 같은 것이 입주자에게 부담을 씌우고, 이후 비리의 온상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아파트는 차상위계층이나 기초소득 대상자가 있다면 공익형으로 개발돼야 한다”며 “이런 것을 무시하고 이익을 노린 일부 사람들이 일반개발을 추진하며 정치인부터 만나자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에 저촉될 가능성도 언급됐다.

이선영 사무처장은 “대가성이 있는 것이 분명한데 (정치인이) 알고 만났다면 그냥 넘길 문제는 아니다. 조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청주시가 허가권자인데, 시장이나 시의원이 교제비 지급 대상이 돼 식사나 술자리 접대를 받았다면 쉽게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고 밝혔다.

 

A씨 “단체방 글, 개인적인 생각 올린 것. 실행한 적 없어”

입주자대표 겸 재건축추진분비위원장 A씨는 정치인 접대 및 교제비 지급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A씨는 “(정치인 접대 및 교제비 지급은) 단체카톡방 방장이 ‘그렇게 한번 해보자’하고 올린 개인적인 생각을 올린 것” 이라며 “실제로 실행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범석 청주시장과의 식사자리에 대해서는 “시장님이 일과를 마치고 동네에서 우연히이웃처럼 마주쳤다”며 “일과 이후에 이웃끼리 술 한잔 한 것이고 비용은 각자 부담했다”고 밝혔다.

A씨는 “모 시의원 등 정치인들은 모두 지역구 의원으로 지역구 주민의 애로사항을 건의하는 과정에서 만났던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시 관계자 “재건축추진준비위에 이미 경고한 사항”

명절 선물과 접대 등 논란에 대해 청주시 측은 “어이없다”는 입장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선물을 받은 적도 없다.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월 경 문제의 카톡방 글들을 확인했다”며 “(재건축추진위 쪽에 시장님과 정치인들을) ‘거론하지 마라’고 경고했던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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