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쉬고·배우고…'꿈더하기' 청소년 문화공간 개설
입지부터 공간 구성까지 민·관·학 협력 통해 뜻깊어

'옆주머니 돌봄센터' 아이들이 목공 수업시간에 야외에 나와 나무 서랍장을 칠하고 있다. (진천사랑학교 제공)
'옆주머니 돌봄센터' 아이들이 목공 수업시간에 야외에 나와 나무 서랍장을 칠하고 있다. (진천사랑학교 제공)

 

 

“다른 지역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PC방에서 살아서 걱정이라는데, 덕산읍에는 그 PC방조차 없어요. 방과후 아이들이 갈 곳이라곤 학교 안 정자나 문방구 앞 평상 정도였어요.”

 

진천군 덕산읍 용몽리, 3년째 행복교육지구 ‘옆주머니 돌봄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노경혜 대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방과후에 아이들이 갈 곳이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용몽리에 위치한 한천초등학교, 덕산중학교 이 두 학교 학생들이 PC방을 가려면 충북혁신도시까지 3.1km를 가야 한다. 덕산읍에 유일한 PC방 2곳이 그 곳에 모여 있기 때문이다. 학교 근처에는 아이들끼리 오순도손 모여 간식을 먹을 수 있는 카페도 마땅치 않았다.

2020년 5월 두 학교로부터 200m가 채 떨어지지 않은 덕산어린이집이 이전을 하면서 빈 공간이 생겼다.

진천군은 행안부 ‘2021년 지역사회 활성화 기반 조성사업’ 공모를 통해 사업비 12억 원 가량(국·도비 10억 원, 군비 2억 원)을 확보했다. 시설 리모델링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공유 공간 조성 사업을 추진했다.

청소년 공간에 관한 필요성을 주민들이 이야기하자 학교와 진천교육지원청이 나섰다.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군청에 제안하자 군청이 호응했다. 마을 돌봄 센터 입주 공간 마련부터 구성까지 민·관·학 협력과 소통이 이어졌다.

2022년 1월 청소년 소통 공간 '꿈+더하기 센터'가 문을 열었다. 우석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위탁 운영하며 청소년·주민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센터에는 진천행복교육지구 민간위탁 공모단체 진천사랑학교가 운영하는 ‘옆주머니 돌봄’과 진천 자활근로사업단이 운영하는 ‘몽뜰리에 카페’까지 세 기관이 함께하고 있다.

방과후 갈 곳 없는 아이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 학교서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고 쉬고,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이다.

 

덕산어린이집 건물을 리모델링 및 증축해 꿈더하기 센터와 몽뜰리에 카페가 나란히 위치해있다.   노경혜 대표 모습. 
덕산어린이집 건물을 리모델링 및 증축해 꿈더하기 센터와 몽뜰리에 카페가 나란히 위치해있다. 
 노경혜 대표는 '옆주머니 돌봄'의 월요일 수업을 담당하고 있어 '월요일 선생님'으로 불리고 있다.
노경혜 대표는 '옆주머니 돌봄'의 월요일 수업을 담당하고 있어 '월요일 선생님'으로 불리고 있다.

 

옆집 아주머니처럼 마을 아이들을 보듬는 ‘옆주머니 돌봄’

넓은 마당을 지나 꿈더하기 센터와 몽뜰리에 카페가 눈에 띈다. 아이들이 눈이 오는 추운 날씨에도 음료와 간식거리를 사들고 삼삼오오 모여 있다. 아이들은 카페 앞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꿈더하기 센터로 향했다.

춤추며 놀 수 있는 통거울, 게임기와 다트, 실내 체육 공간과 화장실 배치까지 진천군과 실무자들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아이들의 시선에 맞춘 공간이 만들어졌다. 공간마다 자리를 채워 놀고 있는 모습에서 아이들의 높은 만족도가 느껴진다.

꿈더하기 센터에서 ‘옆주머니 돌봄’을 운영하는 진천사랑학교의 노혜경 대표는 마을 교육 활동가이자 학부모로서 교육지원청의 교육 공동체 사업에 참여해왔다. 2020년 행복교육지구 마을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옆주머니’ 이름과 같이 옆집 아주머니처럼 이웃 아이의 돌봄 공백을 채워줄 수 있는 역할을 해주고자 시작하게 됐다.

5명의 마을교육활동가들이 모여 월·화·수·목·금, 요일마다 1명의 교사가 프로그램과 돌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목공수업, 캘리그라피, 공작, 환경 수업 등 기존의 마을 활동 경력을 활용해 자체적인 수업으로도 다양한 활동이 가능했다.

초등학교 돌봄에 참여하는 1~2학년 아이들 외에 3~6학년 15명 아이들이 함께하면서 학교 밖 돌봄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노혜경 대표는 세 자녀를 둔 학부모로 막내 아이는 돌봄 센터를 함께 다니며 센터의 운영을 돕고 있다. 조금 ‘늦된’ 노 대표의 자녀는 돌봄 센터의 맏언니 역할을 하면서 자신감을 찾고 많이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한다.

“돌봄 센터의 아이들도 우리 아이처럼 성장해서 돌봄 밖에서도 상처받지 않고 단단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돌봄의 영역에서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관심을 갖고 들여다봐주며 격려하고 지지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가 끝나자 한 아이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자랑하러 돌봄 센터에 들어왔다. 선생님을 보고 환하게 웃으며 선물을 자랑하더니 친구들과 과자를 나눠먹으러 휴게실로 떠났다.

 

··학의 지속적인 협력관계가 빛을 보다

진천교육지원청 행복교육센터는 '꿈더하기'가 실현되기까지 지자체와 교육지원청의 원활한 협력관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자체의 교육에 대한 관심과 투자, 지역의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이 맞물려 청소년 공간이 만들어 질 수 있었다.

도숙희 장학사는 “진천군과 교육지원청의 협력 관계가 우호적인 것이 특징”이라며 “관내의 폐교, 유휴 사택 부지 등 아이들을 위한 활용방안을 고민하고 군에 손을 내밀었을 때 협력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도 장학사는 “교육을 성과적 측면이 아닌 협력 관계를 통해 한발 한발 지역의 발전과 정주여건을 개선해 나간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진천군과 진천교육지원청은 민·관·학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돌봄사각지대를 해소한 공을 인정받아 ‘2022년 온종일돌봄 정책추진 유공’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기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꿈더하기 1호점에서 그치지 않고, 지역의 유휴 자원 활용과 시설 수요에 따라 이월면 꿈더하기 2호점 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

 

22일 진천군, 진천교육지원청, 동서개발(주) 세 기관이 꿈더하기 2호점 조성을 위한 협약식을 진행했다.
22일 진천군, 진천교육지원청, 동서개발(주) 세 기관이 꿈더하기 2호점 조성을 위한 협약식을 진행했다.

 

22일 협약식을 통해 진천군, 진천교육지원청, 동서개발(주) 세 기관이 꿈더하기 2호점 시설 조성과 운영에 관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교육지원청의 유휴 사택부지를 진천군에서 매입해 건설업체(동서개발(주))에서 건축물을 건축하고, 꿈더하기 2호점의 운영을 교육지원청이 맡을 계획이다.

꿈더하기 2호점은 지상 1층, 연면적 330㎡(약 100평)로 규모로 건립해 2024년 6월 개소할 예정이다.

교육지원청은 내실 있는 사업을 추진을 위해 마을의 자원을 활용해 학교 교육과의 연계성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김윤구 장학관은 “꿈더하기 2호점에서는 마을 돌봄 외에도 행복교육지구의 마을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한 청소년 교육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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