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술 지배를 거부하는 것은 신앙의 고백적 행동”
김인국 신부 “사람 잡는 일만 몰두했던 사람 적임자 아냐?”

7일 사제단은 전주 치명자산 평화의 전당에서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사제단은 이 자리에서 '이성과 신앙, 민주주의와 평화'라는 제목으로 ‘대통령 선거에 즈음한 천주교 평신도·수도자·사제 일만오천인의 호소’를 발표했다.(사진. 유튜브 '빨간아재' 캡처)
7일 사제단은 전주 치명자산 평화의 전당에서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사제단은 이 자리에서 '이성과 신앙, 민주주의와 평화'라는 제목으로 ‘대통령 선거에 즈음한 천주교 평신도·수도자·사제 일만오천인의 호소’를 발표했다.(사진. 유튜브 '빨간아재' 캡처)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은 시국기도회를 열고 “이성과 공익의 상실, 그로 인해 민주주의와 공동체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며 정의로운 선거를 촉구했다.

7일 사제단은 전주 치명자산 평화의 전당에서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사제단은 이 자리에서 '이성과 신앙, 민주주의와 평화'라는 제목으로 ‘대통령 선거에 즈음한 천주교 평신도·수도자·사제 일만오천인의 호소’를 발표했다.

호소문에는 평신도 1만 2671명, 수도자 2186명, 사제 1010명이 뜻을 같이했다.

사제단은 호소문에서 “지금 보이지 않는 손들의 너무나 노골적인 훼방으로 시민들의 이성적 판단과 공정한 숙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 그 책임을 언론과 검찰, 법원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과 법원에 대해 “북치고 장구친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사제단은 ”사람에 따라 누구는 피의자 조사도 없이 기소하고, 누구는 기소는커녕 심지어 조사에 불응하더라도 그냥 봐준다“고 지적했다.

법원에 대해서는 ”건강보험료 수십억 원을 떼먹어도 무죄를 선고하면서 입시에 반영되지도 못하는 표창장 의혹만으로 징역 4년을 판결한다“며 ”없는 죄는 만들고 있는 죄는 덮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중에는 검찰청이 북치고, 법원이 장구 친다는 소문이 자자하다“고 꼬집없다.

윤석열 후보 부부의 무속 의혹도 지적했다.

사제단은 “어째서 무속이 노골적인 대선이 되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번 대선은 이성적 평화 세력에게 미래를 맡길 것인가, 아니면 주술 권력에 칼을 쥐어 줄 것인가 하는 선택의 문제가 되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술은 국가의 의사 결정을 왜곡하며 공포를 유포하고 불안을 일으킬 것”이라며 “주술의 지배를 거부하는 것은 신앙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고백적 행동”이라고 호소했다.

사제단은 “오늘 우리가 대통령 선거에 즈음하여 말씀드리게 된 것은 이성과 공익의 상실, 그로 인해서 민주주의와 공동체가 심각한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라며 “성경과 복음이 사람에게 재촉하는 바는 애오라지 서럽고 배고픈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이다”며 정의로운 선거를 촉구했다.

 

김인국 신부 강론

“평생 사람 잡는 일 몰두했던 사람이 사람을 살릴까?”

“민주당, 시민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어… 절실함 없다”

 

이날 기도회에서 천주교 청주교구 김인국 신부가 강론에 나섰다.

김인국 신부는 강론에서 “(대통령으로)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인국 신부는 “평생 사람을 잡는 일에만 몰두했던 사람이 과연 사람을 살리고 구하는 데 최상의 적임자일까”라며 윤석열 후보를 비판했다.
김인국 신부는 “평생 사람을 잡는 일에만 몰두했던 사람이 과연 사람을 살리고 구하는 데 최상의 적임자일까”라며 윤석열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박종철 고문치사의 진실을 세상에 알림으로써 전두환의 철권통치에 타격을 가했던 우리 사제단은 고문과 조작을 일삼던 안기부의 유령이 지금은 검찰청 어느 구석에 꽈리를 틀고 있는 걸 본다”며 윤석열 후보를 거론했다.

김인국 신부는 “평생 사람을 잡는 일에만 몰두했던 사람이 과연 사람을 살리고 구하는 데 최상의 적임자일까”라며 윤석열 후보를 비판했다.

김 신부는 “정권교체가 답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심정도 이해한다”며 “사실 민주당은 시민들이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고, 집권 세력이 되었기 때문에 절실함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들로서는 촛불 흉내나 내면서 기득권을 유지하면 그만이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이런 부분을 미처 응징하지 못한 것은 촛불 시민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김인국 신부는 “시민의 책무는 해방 이후 친일 세력을 포함해 기득권 세력이 총 집권한 이 상황을 이겨내는 것”이라며, “적폐 청산이라는 과제를 무산시킨 자들에게 권력을 넘기고 새로운 무엇을 기대한다는 게 과연 이성적인 행동일까요?”라고 되물었다.

그는 “우리가 이룬 놀라운 성과에 감사하고, 원망하기 보다는 서로 격려하자”며 “지킬 것 끝까지 지키고, 키울 것 다 키워내면서 독립과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 바쳤던 어른들에 대한 도리를 다하자”며 강론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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