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이남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사학인 청주대학교 노사갈등이 10년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노동조합과 대학측이 체결한 단체협약 해지 문제로 갈등 상태는 더 심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노조, 충북참여연대 이선영 사무처장에 이어 세 번째 기고글이 왔습니다. 이번에는 청주대학교 안효석 사무처장의 기고글입니다.  현 상황에 대한 대학의 입장이 담겨있습니다.  본보는 지역의 소중한 자산이자 자랑인 청주대학교 노사갈등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본보는 청주대학교 노사갈등의 원만한 해결을 바라는 마음으로 기고글을 연속 게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청주대학교 노사갈등에 대한 시민의 의견을 보내주시면 게재하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주)

글 : 안효석(청주대학교 사무처장)

지방대학이 위기를 맞고 있다. 신입생이 넘쳐 한때 호황을 누리던 대학이 이제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급감은 지방대학을 생존의 기로에 내몰고 있다. ‘벚꽃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한다’는 속설에서 이제는 ‘그저 벚꽃이 피면 지방대학은 망한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대학가에 파다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모든 지방 사립대학은 학령인구 급감으로 인한 ‘죽음의 계곡’에 이미 접어들었다. 각 대학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산학협력 강화, 수익사업 확대 등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줄도산은 예고된 수순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광복 이후 한수 이남 최초 사립대학인 청주대학교은 어떠한가?

청주대학교는 지난 10년 동안 3천 명의 학생 수가 감소했다. 이제 내년이면 재학생 수가 1만 명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청주대학교 직원들의 보수는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비해 직급별로 30% 이상 많다. 매년 임금은 인상되고 있다. 여기에 청주대 직원들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등 연 5개월 여 동안 ‘근무시간 단축’이라는 명분으로 오후 3시에 퇴근을 한다. 하루 5시간을 근무하는 셈이다. 이에 학생들은 직원들이 고액 연봉을 받고 있음에도 행정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며 반발하고 있다. 학생들은 또한 학교 측을 상대로 단체협약 체결을 압박하기 위해 노조에서 본관 안팎에 설치한 수십여 개의 플래카드와 깃발이 면학분위기를 해치고 학교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철거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학생들이 철거했으나, 학생들에게 돌아온 것은 노조의 고소장이었다. 학교의 주인인 학생을 고소하는 행위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

청주대학교 직원노조 조합원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생계에 허덕이는 자영업자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졸업도 미루고 취업 전쟁에서 바둥대고 있는 청년들. 경제 불황으로 구조조정을 걱정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40~50대 가장들. 과연 이들은 청주대학교 직원노조가 거리 선전을 위해 들고나온 상여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청주대학교가 노조와 단체협약 해지를 결정한 것은 불가피한 이유가 있다. 대학의 생존을 위해 협약 중 일부 조항을 수정하자는 것이다. 청주대학교는 노조와의 단체협약 조항에 따라 매년 공무원 급여 인상분만큼 자동적으로 임금이 인상된다. 그러나 학생 수 급감에 따른 생존을 위해서는 더 이상 급여를 인상할 수 없다. 현재 2020년 등록금 수입 기준 보수 지급액 비율은 62.70%로, 여기에 장학금 지급액 22.80%를 더하면 85.50%가 고정 경비로 지출되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등록금 수입의 14.50%만이 운영비로 사용되며, 부족한 금액은 적립금으로 메꾸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대학의 생존을 위해 고민해야 할 때다.

10년, 20년 후에도 청주대학교가 명문 사학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우선 구성원 모두의 뼈를 깎는 희생이 담보되어야 한다. 현실을 직시하고, 개인이나 자신이 속한 단체의 이익보다는 학교 전체를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청주대학교 직원 노조에게 묻고 싶다. 진심으로 대학을 사랑하고, 선배부터 후배 직원들 모두 행복한 직장생활을 누리기 위해 양보와 협상으로 이 사태를 해결할 생각은 없는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열연을 펼친 오영수 배우의 대사가 새삼 떠오른다. “이러다 다 죽어~” 다 함께 살기 위해 청주대 직원노조의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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