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다가옵니다. 일부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 공동체’의 문제로 전환됐습니다. 충북인뉴스는 위기의 시대에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는 목소리를 담아보려 합니다. 풀꿈재단과 함께 1주일에 1회씩 매주 ‘풀꿈 칼럼’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풀꿈칼럼 : 미호강의 생명들! 날아라 새들아~

글 : 풀꿈환경재단 이사 전숙자

 

오늘은(11월22일) 24절기 중 20번째인 소설이다. 눈바람이 차다.

4계절 중에서 혹한기로 자연의 생명체 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계절이다.

참새 한 무리가 우르르 이 숲에서 저 숲으로 마른 풀숲과 나뭇가지로 옮겨 다니며 꽤 분주하다.

몇 년 전만 해도 거대한 모래사장이던 이곳 미호강의 팔결다리 주변 강풍경이 지금은 버드나무, 갈대, 물억새 등이 군락을 이루어 강안에 숲을 형성하고 있다.

미호강은 한남금북정맥의 음성 망이산에서 발원하여, 음성의 삼성면과 마지막 과부황새가 살았던 400년 된 물푸레나무가 있는 대소·면 삼호리를 거친다.

축사가 산재해 있는 진천들녁의 오염원을 안고 청주를 거쳐 행정복합도시 세종으로 흘러 89.2㎞의 여정을 마친다.

금강은 태조 이성계의 건국설화를 안고 있는 장수의 뜬봉샘에서 시작하여 호남의 식수원 용담 댐, 충청의 식수원 대청호를 거쳐 청정한 맑은 물로 미호강과 합류한다.

충북 진천군 백곡면 에 자리잡은 소두머니. 평사십리로 이어지는 모래사장이 장관을 이룬다.
충북 진천군 백곡면 에 자리잡은 소두머니. 평사십리로 이어지는 모래사장이 장관을 이룬다.

미호강은 진천과 청주의 경계인 여천보를 지나서 증평의 지류하천인 보강천과 합류하면서 강폭 300m~700m의 거대하천으로의 위용을 자랑한다.

지역 환경단체의 강력한 활동으로 4대강의 삽질에서도 원형을 잃지 않은 아름답고 경이로운 강이다.

여러 지역을 거치면서 가난했던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오물을 뒤집어쓰고 흘러왔다.

특히 모래가 풍부하고 잔잔한 여울을 곳곳에 품고 있던 미호강은 연약한 생명체인 미호종개의 최초의 발견지이고 서식지였다.

수달, 너구리, 삵, 고라니의 마지막 남은 도심 속의 최적의 공간이기도 하다.

또한 자유로운 새들이 가장 많은 발견되는 곳이다.

이곳 미호강 안에서 둥지를 짓고 새끼를 양육하며 생명을 이어간다.

청주시 오창읍 팔결교 인근 나무가지에 자리잡은 꾀꼬리 부부
청주시 오창읍 팔결교 인근 나무가지에 자리잡은 꾀꼬리 부부
청주시 미호강변에 나타난 고라니
청주시 미호강변에 나타난 고라니

강은 사람들의 삶에 꼭 필요한 식수와 농업에 필요한 물을 무한정 공급하며 사람을 살리고 도시를 살찌우며 먹고 버리는 모든 더려움을 뒤집어 쓰고 있다.

환경오염으로 인해 다양한 위험한 일들을 지금 우리는 겪고 있지 않는가?

코로나19 대유행과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는 각종 환경재앙들을 우리는 불안한 눈빛으로 읽고 있다.

이 강을 다시 사람들이 흔들고 있다.

이제는 강에 맑은 물이 흐르도록 해야 한다.

미호강의 생명들과 공존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미호강변의 후두티
미호강변의 후두티
미호강변을 날고 있는 말똥가리
미호강변을 날고 있는 말똥가리
미호강변 꼬마물때새
미호강변 꼬마물때새

우리는 정말 풍요롭게 몇 십 년을 살아왔다. 인간의 생활이 안락하고 편리해질수록 자연은 몸살을 앓고 처참해지고 더는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결과로 우리 삶은 다시 불안해지고 있다.

충청북도 당국은 미호강 프로젝트로 막대한 예산을 들어가는 사업을 하고자한다.

더는 자연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개발은 그만해야 한다.

환경을 파괴해서 얻은 안락한 생활이 흔들리고 있지 아니한가?

청주를 가로질러 흐르는 무심한 무심천과 합수되는 미호강 까치네 주변은 겨울이면 많은 종의 철새들이 무리를 이루는 곳이다.

가끔 운 좋은 해에는 가창오리 떼의 군무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전숙자 풀꿈환경재단 이사 
전숙자 풀꿈환경재단 이사 

 

100여종의 철새와 텃새의 보금자리인 미호강을 새들의 서식지로, 우리가 보호종으로 지정한 수 십 종의 귀한 생명체의 안전한 공간인 미호강을 경외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파괴한 곳들을 다시 수선하고 복원하는 작업들을 해야 한다.

미호강에 맑은 물이 흐른다면 당연히 사람들은 그곳으로 갈테니.

상생의 미호강, 공존의 미호강. 생명을 품은 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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