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A초등학교 일방적 보도블록 공사로 구성원 불만
교직원 주차 공간 없어 인근 아파트에 불법주차 불가피
교육지원청, “올 예산 올해 소진해야 해서 어쩔 수 없어”

제보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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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역 A초등학교에서 학교 관리자와 청주교육지원청이 일방적으로 보도블록 교체 공사를 진행, 구성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A초등학교는 지난 11일부터 12월 10일까지 ‘2021 하반기 교육환경개선사업’ 일환으로 1억 4천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보도블록 교체공사를 대대적으로 하고 있다. 이 학교는 전교생 1천2백여 명의 큰 학교로, 교직원 수만 100여명에 이른다. 이 공사로 A초등학교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출근 시간이 20~30분 앞당겨졌고 운동장 체육수업도 할 수 없게 됐다. 또 돌봄 교실 이용 학생들은 반드시 보호자 동반 하교를 해야 한다.

특히 주차난으로 교직원들의 고충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 주차를 하면 중간에 차를 이동할 수 없어 출장 등 계획이 있는 교직원들은 인근 주택가나 아파트 단지에 불법주차를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 최근 인근 아파트에서는 ‘불법주차 및 외부차량 집중단속’이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리기도 했다. 또 일부 교직원들의 차가 긁히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학교 관계자 B씨는 “체육수업은 물론 공사소음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교직원들은 주차 때문에 매일 불법주차를 일삼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제보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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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인 의사결정 아쉬워”

문제는 이러한 공사가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B씨는 “학교 보도블록을 교체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공사시작 전날 공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전혀 상의가 없다. 운동장 수업을 계획했던 교사는 할 수 없게 됐다”며 “학교 측은 전날 무조건 양해를 바란다는 문자만 보내고 교육지원청은 올해 계획된 공사이니 예산을 올 12월까지 써야 해서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도블록 공사보다 더 시급한 것이 있다. 누구를 위한 공사인지 모르겠다. 학생도 교직원도 너무 불편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A초는 공사 시작 이틀전 학부모들에게 안내장도 배부했고, 전 교직원들에게도 안내했다는 입장이다.

또 청주교육지원청의 한 관계자는 “겨울방학에는 도로가 결빙돼 보도블록 공사를 할 수 없고 더욱이 올해 계획된 사업이라 12월까지 예산을 모두 써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예산을 모두 소진하라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사업을 내년으로 이월시킬 경우에는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공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B씨는 “민주적으로 교직원이나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한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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