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중앙여고와 충북고에서는 학부모 의견조사에서 직영급식 찬성률이 각각 88%, 75%에 달했으나 학교운영위와 학교급식소위원회가 최종 결정을 유보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특히 학부모 88%가 직영급식을 원하는 중앙여고는 학교급식소위원회 8명 가운데 교장, 교감, 체육부장, 행정실장 등 교직원이 4명이나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학교급식소위 8명 가운데 7명이 급식방식 결정 유예에 동의해 사실상 직영전환이 불발로 끝났다.

충북고는 지난 2003년 학교운영위를 통한 의견조사에서 직영희망 학교로 분류됐고 올해 조사에서도 학부모 75%가 직영급식을 찬성했다. 특히 설문지에 소개된 급식방식에 따른 장단점을 위탁급식이 유리하도록 명시해 도중에 설문지를 다시 바꾸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절대다수의 직영 찬성의견에도 불구하고 학교운영위는 현재 위탁급식 업체와 계약만료 시점인 내년 7월말 급식형태 전환여부를 최종결정하는 것으로 유보했다. 이밖에 청주외국어고는 학부모 의견조사에서 66%가 직영전환을 원했지만 2007년 직영전환을 위해서는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내년 1년간 위탁급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일선 학교장들이 직영급식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운영책임이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식중독 사고나 조리사, 영양사의 노동쟁의가 발생할 경우 감독책임을 교장이 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청주 B중학교가 올초 계약직 영양사 부당해고 사건으로 학교급식 운영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또한 학교급식 시장을 지키기 위한 외식업체들의 사활을 건 영업활동에 로비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에대해 학교급식충북본부 성방환 대표(충북고 교사)는 “올해 직영전환 결정을 해야만 교육부 지원예산을 제때 배정받아 사업추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학교측의 입장을 거스르기 힘든 일부 학교운영위에서는 학부모 의견을 무시하고 직영전환을 거부하고 있다. 학교급식을 교육적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고 행정편의나 위탁사업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학교급식조례 제정 취지대로 건강한 우리 농산물을 학교급식 식재료로 쓰기 위해서는 직영급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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