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기 좋은 동네, 음성군 만들기’
음성노동인권센터 노동행정 토론회 현장

지난 27일 충북 음성군 금왕읍행정복지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음성군 노동행정 토론회(제공=음성타임즈)
지난 27일 충북 음성군 금왕읍행정복지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음성군 노동행정 토론회(제공=음성타임즈)

음성군은 제조업 중심의 도시다. 

2019년 기준 음성군 통계연보에 따르면 관내 노동자 7만6920명 중 52.5%에 해당하는 약 4만 명이 제조업 노동자, 다음으로 도소매(7.3%), 숙박 및 음식점업(6.8%),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6.0%), 건설업(4.8%)순이다.

그러나 다수를 차지하는 음성지역의 노동자들은 노동현장에서 갖가지 노동권과 인권침해를 겪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음성노동인권센터는 지난 2016년 4월 28일 노동절을 앞두고 ‘음성지역 고용·노동실태와 지방정부의 노동복지 정책’에 대해 첫 번째 화두를 던진 바 있다.

5년이 지난 2021년 음성지역의 노동실태는 어떨까.

지난 27일 오후 열렸던 ‘일하는 좋은 동네 음성군 만들기’ 노동행정 토론회 현장을 심층 취재했다.

정(正)이 있으면 반(反)도 있은 법.

더 높은 합(合)을 위해 6명의 토론자들이 어려운 자리를 함께 했다. 

이들의 격정 토론을 2편에 걸쳐 보도한다./편집자주

'일하기 좋은 동네, 음성군 만들기 토론회' 참가자들.(제공=음성타임즈)
'일하기 좋은 동네, 음성군 만들기 토론회' 참가자들.(제공=음성타임즈)
음성군 9개읍면별 기업체 현황.(자료제공=음성노동인권센터)
음성군 9개읍면별 기업체 현황.(자료제공=음성노동인권센터)

음성노동인권센터가 27일 오후 2시 금왕읍행정복지센터 대회의실에서 ‘일하기 좋은 동네 음성군 만들기’를 위한 음성군 노동행정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영민 음성참여연대 지부장을 좌장으로 선지현 대표(비정규직없는충북만들기운동본부), 김규원 지부장(민주노총충주음성지부), 이상용 교육홍보국장(한국노총충북지역본부), 윤봉한 국장(음성군 경제산업국), 서효석 의원(음성군의회), 유병규 과장(고용노동부충주지청) 등 6명이 토론자로 나섰다.

토론회에 앞서 음성노동인권센터 박윤준 상담실장과 천윤미 홍보차장이 ‘2021년 음성지역 노동실태’ 및 ‘음성군 노동행정의 문제점과 과제’를 각각 발제했다.

먼저 박윤준 실장은 음성지역의 노동실태에 대해 금왕·대소·삼성을 중심으로 기업체가 밀집되어 있고, 개별입지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90% 이상이 작은 사업장이며 군 단위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이주노동자가 등록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직업소개소를 통한 간접고용이 계속해서 심화되고 있으며 매우 낮은 노동조합 조직율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업장 내부에서 노조를 결성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행정당국의 노동행정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사각지대가 많다”며 “이 같은 이유로 노동권 침해, 인권침해 사안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이러한 사실들이 시민단체·노동조합의 활동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위 왼쪽부터) 김규원 지부장(민주노총충주음성지부), 이상용 교육홍보국장(한국노총충북지역본부), 윤봉한 국장(음성군 경제산업국), (아래 왼쪽부터) 서효석 의원(음성군의회), 유병규 과장(고용노동부충주지청) 선지현 대표(비정규직없는충북만들기운동본부).
(위 왼쪽부터) 김규원 지부장(민주노총충주음성지부), 이상용 교육홍보국장(한국노총충북지역본부), 윤봉한 국장(음성군 경제산업국), (아래 왼쪽부터) 서효석 의원(음성군의회), 유병규 과장(고용노동부충주지청) 선지현 대표(비정규직없는충북만들기운동본부).

“고용 촉진만 있는 음성군, 기댈 곳 없는 노동자”

‘음성군 노동행정의 문제점과 과제’를 발제한 천윤미 차장에 따르면 민선7기 음성군은 그동안 7조6천억원 투자 유치, 1만1천여 명의 일자리 창출, 15~64세 고용률(76.9%) 도내 1위를 기록했다고 홍보해 왔다.

그러나, 천윤미 차장이 제시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음성군은 근무지 기준 취업자가 거주지 기준보다 많은 지역(2만2천여 명)으로 전국 군 단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다른 지역에 살면서 음성군에 취직한 사람이 음성군에 살면서 취직한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천 차장은 “양질의 일자리, 우량기업 등은 음성군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호명되어서는 안된다”며 “음성군에는 고용촉진만 있을 뿐, 노동자가 기댈 곳은 없다. 수치에 매몰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천 차장은 ‘음성군 투자유치 기업들은 고용약속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가’, ‘노동자들이 문제가 생겨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창구 부재’, ‘노동자 권리보호를 위한 조례 미비’, ‘허울뿐인 노시민정협의회’, ‘음성군 민간위탁의 폐해’ 등에 대한 문제점을 강도 높게 거론했다.

지난 27일 금왕읍행정복지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음성군 노동행정 토론회 방청석.(음성타임즈)
지난 27일 금왕읍행정복지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음성군 노동행정 토론회 방청석.(음성타임즈)

이와 관련, 천 차장은 “음성군의 행정력은 기업지원을 위한 부서에 편중되어 있을 뿐, 노동자를 위한 부서는 경제과 일자리팀이 전부인데, 그마저도 취업과 관련된 업무에 국한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행정당국의 행정력이 기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쏠려 있고 노동자의 권리는 업무외의 일로 여기는 음성군의 현주소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지난 2007년 11월 제정, 공포된 ‘음성군 노사민정협의회'가 8년이 지난 2015년 9월 구성되어 2018년 회의를 마지막으로 2019년부터는 개점 휴업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천 차장은 “이번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그런 자료가 없다’는 것이었다”며 “아쉽게도 지금까지의 지표로는 심화되고 있는 노동현실을 제대로 진단하기 어렵다. 다양한 노동인권 주제들을 공론화시키는 장이 계속해서 시도되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6명 토론자의 발표내용은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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