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설문 88% 찬성, 학교운영위는 '유보'
학교장 직영급식 기피,학교급식운동본부 반발

도내 일부 학교가 학부모들의 학교급식 직영전환 찬성의견에도 불구하고 위탁급식 형태를 바꾸지않아 민주적 절차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학교급식조례제정충북운동본부(이하 학교급식충북본부)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위탁급식을 결정한 학교는 직영체제로 전환하고 관리업무를 맡고 있는 충북도교육청은 문제가 있는 학교에 대해 즉각 시정 조치하라"고 촉구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2003년 수립한 위탁급식 직영전환 5개년 계획에서 2005~2006년 직영전환 대상 학교에 한해 학부모 의견조사를 재실시토록 했다. 당초 2003년에는 도내 44중고교가 직영급식 전환을 희망했지만 그동안 학교 구성원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재조사를 하게 된 것. 도내 13개 중고교에서 학부모 의견조사를 벌인 결과 7개 학교는 직영급식 찬성률이 높았고 6개 학교는 위탁급식을 선호했다.

하지만 직영 찬성 7개 학교 가운데 5개 학교만이 직영전환을 결정했고 2개 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가 결정을 유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일부 학교의 조사방식에 의혹이 제기됐고, 직영전환 찬성의견을 묵살한 사례도 드러나 도교육청의 사후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학교별 사례를 통해 학교급식 운영실태를 점검했다.

▲ 청주고교에서 보낸 설문조사 가정통신문 ‘눈가리고 아웅’식 학부모 총회 의견조사이번 학부모 의견조사에서 학교급식충북본부가 가장 큰 의문을 제기한 곳은 청주고다. 각급 학교는 이번 조사를 가정통신문 형식으로 학부모 전체 의견수렴 방식으로 진행했으나 청주고는 유일하게 학부모총회를 소집해 찬반조사를 벌였다. 학부모들이 직접 학교로 찾아와서 의견을 밝히라는 것이었다. 지난 11일 학교 어머니회에 참석한 인원은 82명, 전체 학생수가 1138명이기 때문에 참석율은 7.5%에 불과했다. 찬반 설문조사 결과 위탁찬성 42명(51.2%) 직영찬성 36명(43.9%) 기권 4명으로 나타나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위탁급식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당초 학교측이 도교육청에 결과보고한 내용은 직영찬성 42명, 위탁찬성 36명이었는데, 담당직원의 착오로 오타가 생겼다며 위의 결과대로 수정보고했다는 것. 하지만 학내 일부에서는 개표결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당초 5개 질문문항 가운데 4개를 √로 표시했다가 마지막 직영, 위탁을 묻는 문항에서 ○로 표시한 설문지가 6장이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찬반 차이가 6표이기 때문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학교측은 “설문지를 보면 ○√를 겹쳐 기재한 것도 있고 여러가지가 있었다. 단순한 업무착오로 1차 공문을 잘못 작성한 것일 뿐 다른 문제는 없었다. 무엇보다도 5개문항 가운데 현재 위탁급식에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무려 61%가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급식방식 찬반문항에서는 위탁찬성이 51%로 10% 낮아진 것이다. 전체 설문결과를 보면 더 이상 의심할 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대부분 학교에서 보낸 설문조사 가정통신문
편파적 설문용지 재수정 배포하기도
하지만 확인결과 학교측이 위탁급식 만족도 61%라고 주장한 문항은 사실상 불만족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된 4번 문항의 질문은 “현재 위탁급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우리학교 급식의 전반적인 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였으며 이에대한 응답은 ①매우만족 2명 ②만족 8명 ③보통 40명 ④불만 26명 ⑤매우불만 6명으로 집계됐다.

결국 보통 응답자 40명을 제외하면 만족 매우만족 10명(12.1%)인데 반해 불만 매우 불만은 32명(39.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학교측은 보통 응답 40명을 만족쪽에 포함시켜 61%가 만족하고 있다는 상식밖의 주장을 내세운 것.

또한 급식형태를 선택하는 5번 문항에서는 “위탁급식운영에 만족한다면 앞으로도 위탁급식 운영에 찬성하십니까?” ① 찬성  ② 반대로 질문을 던져 참석 학부모들이 혼선을 빚었다는 것. 각급 학교에서는 직영급식, 위탁급식으로 분류해 찬반 표시를 하도록 설문지를 작성했으나 청주고는 ‘위탁급식에 만족한다면~’이란 단서까지 붙여 위탁급식 찬성여부만 묻고 있다. 결국 학교측이 제시한 설문문항이 ‘특정한 답변을 유도하는 편파적 내용’이라는 의혹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