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초빙공고, 각계 관심 고조 청탁 가능성도
관심을 끌었던 도립 충북과학대의 후임 학장은 외부 인사가 영입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과학대는 5일 학장임용추천위원회 명의로 일간지에 후임학장 초빙공고를 냄으로써 이 문제를 정식 공론화했다. 지난 98년 1월 9일 취임한 현 초대 김광홍학장은 내년 1월 8일 임기만료로 물러난다. 충북과학대의 후임자 선정은 올해 명퇴대상인 43년생의 처리문제와도 연계돼 해법찾기가 쉽지 않았고 , 이 때문에 공고가 다소 늦어졌다. 당초 내부지침 변경을 거쳐 도청의 고위간부가 이 자리를 맡는 방안도 일부 조심스럽게 거론됐지만 이번 공고에 기존의 원칙을 준용, 의혹을 불식시켰다. 일각에선 한창 취업시즌인 연초에 학장이 바뀔 경우 졸업생들의 취업지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을 우려, 현 김광홍체제를 임시 연장하는 해법도 거론됐었다. 그러나 퇴임의지를 굳힌 김학장의 고사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공직자는 모두 자격미달

5일 공고된 기준을 보면 일단 내부 공직자의 발탁은 불가능하게 됐다. 지원자격을 장.차관급, 시.도지사, 총.학장, 국가산하기관 단체장 경력자로서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와, 공무원의 경우 1급 이상 공무원으로 2년 이상 재직하고 사회교육기관 강의경력이 있는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로 제한함으로써 도내 공무원중엔 이에 해당되는 자원이 없게 됐다. 그동안 도립 충북과학대학의 후임학장으로 주목됐던 도내 고위 공무원은 올 명퇴 대상인 유의재행정부지사를 비롯해 남상우 정무부지사, 김동기 청주부시장 등이다. 그러나 유부지사는 공직경력은 무난하지만 석사학위가 없는 것이 결격사유이고, 남부지사는 1급 발령후 아직 1년도 안 됐다. 김동기 청주부시장은 박사학위 소지에다 행정고시 출신이어서 가장 좋은 조건을 갖고 있지만 아직 2급(이사관)에 머물러 역시 조건에 미달한다. 얼마전 도청내의 일부 동정론을 업고 명퇴대상인 43년생 모 인사가 학장 자리를 강력 요구했다가 해프닝으로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교수는 경력 10년 이상

결국 외부 인사의 영입이 불가피하게 돼 이미 이를 놓고 학자 출신이냐, 아니면 관료 출신이냐의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대학교수의 경우 학장지원자격은 10년 이상 재직에 박사학위 소지자로 규정돼 있다. 나이는 공히 41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로 묶었다. 한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가타부타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접수기간(12월 10일~13일)이 끝나봐야 윤곽이 잡힐 것이다”고 밝혔다. 응모자에 대해선 대학교 임용추천위원회의 2인이상 복수추천을 거쳐 지방공무원인사위원회의 자문과 도지사의 발령으로 임용여부가 결정된다. 전국적으로 도립대학장의 임용방법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경북과 강원 등은 지사의 직접 임명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잡음의 소지를 막기 위해 대부분 공모를 택한다. 충북과학대의 모교수는 사견임을 전제, “학자출신이든 관료출신이든 우선 확실한 소신과 인품이 있어야 한다. 초대 학장이 기초를 다졌다면 2대 학장은 이를 근거로 학교의 위상을 근본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할 것이다. 때문에 학문못지 않게 경영, 관리능력이 절대적으로 중시된다. 일반인의 경우 자질이 검증된 장.차관급 이상이면 좋겠다”고 밝혔다.
/ 한덕현기자


누가 물망에 오르나 안병우 장석준씨 사정권
충북과학대학 후임학장과 관련, 교수 출신은 몰라도 관료 출신들은 어느정도 감잡을 수가 있다. 인물들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미 몇몇 인사의 이름이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다. 당장 사정권에 들어 있는 인물로는 충북출신인 안병우 전국무조정실장, 석영철 전행자부차관, 장석준 전보건복지부차관 등이 꼽힌다. 이들이 우선 대상자로 부각되는 것은 나름대로 화려한 공직을 거친데다 도립대학의 성격상 이곳 출신이 학장을 맡아야 한다는 정서적 공유감 때문이다.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안병우씨는 이미 오래전부터 내년 지방선거와 연계돼 계속 입줄에 오르고 있는데 본인은 조만간 있을 개각 때 입각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이원종지사에 대항해 당으로부터 도지사 출마 압력(?)을 받는 홍재형의원(민주. 청주 상당)이 안병우씨를 대안으로 내세울 공산이 크다는 기사가 보도돼 주목을 받았다.
의보사태에 책임을 지고 억울하게 공직을 벗은 장석준씨나 석영철씨 역시 언제든지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그러나 장석준씨 역시 입각을 기다린다는 설이 파다하다. 사실 김대중정부의 인맥이 임기말로 접어들면서 심각한 고갈현상을 빚고 있어 이들의 입각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한 관계자는“학교가 지방에 위치한 것도 거리상 문제이지만 이미 차관까지 지낸 사람들이 뭐가 아쉬워서 학장을 욕심부리겠는가. 아마 쉽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현재로선 전혀 의외의 인물이 부각될 수도 있다. 주변에선 문제의 학장 자리를 놓고 정치권의 청탁(?)이 들어올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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