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다가옵니다. 일부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 공동체’의 문제로 전환됐습니다. 충북인뉴스는 위기의 시대에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는 목소리를 담아보려 합니다. 풀꿈재단과 함께 1주일에 1회씩 매주 ‘풀꿈 칼럼’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풀꿈칼럼 : ‘환경 보호의식’ 그 저급함에 대해

충청북도 환경교육센터장 조혜경

 

지난 20년간 우리 사회는 참 많이도 바뀌었다. 영원할 줄 알았던 정치 권력도, 안정적이던 직장문화도. 그렇게 변했다.

늘 푸르던 하늘도, 맑은 물도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빨리 그날이 올 줄은 몰랐다.

21세기의 변화이다. 어쩌면 20세기의 변화일 수도.

세기의 변화와 함께 우리 모두는 생존과 번영에 대한 깊은 고민을 안게 됐다.

20세기 말 어느 때, 우리는 ‘자외선 차단제’의 위험성을 알리고 전기 먹는 하마로 전락한 에어컨(냉방기)의 억제를 요구하는 환경보호 캠페인을 진행했다.

물론 지금은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을, 에어컨의 필요성을 더 깊이 인식하고 사용금지보다는 잘 사용하는 방법을 공부하고 있다.

그 근저에는 환경보다 더 한 생명의 부서짐이 존재하고 있으니. 지난 한 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는 신고된 것만 해도 총 1,338명이다.

전년도에 비해 약 30% 증가하였으며 이중 사망자 수는 20명으로 추정된다,

시간이 우리의 모든 것을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바꾸어놓았음에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그 무엇이 있다.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 「우리 공동의 미래」를 위해 현장에서 일하고 몸소 실천하는 많은 사람들, 그리고 직장·가정·사회에서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노력한 티 나지 않는 행동들이 모여 그래도 현재의 삶이 유지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본다.

지난 한 해 충북의 쓰레기 발생량은 2019년 기준 2,274.4톤/(일)으로 전국 쓰레기 발생량의 3.9%를 차지했다.

1인당 배출량은 생활폐기물 기준 1.4Kg/(일)으로 전국 3위를 차지했다.

분리 배출된 폐기물의 재활용률은 생활폐기물 기준 49.3%로 전체발생량의 50%가 일회성 사용으로 버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국 평균 재활용율 59.7%에 비해 한참을 못 미치는 수치이다.

그럼에도 도민들의 쓰레기 분리배출 참여율은 매우 높으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에도 동참수준이 높다.

환경교육강사 워크숍 장면
환경교육강사 워크숍 장면

 

2020년 충청북도 사회조사결과에 따르면 충북사람들은 환경보전을 위한 실천 행동에‘재활용품 분리배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의 참여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에너지 절약 실천 정도’는 평균 5점 만점에 3.57로 매우 높은 수준의 참여도를 보인다.

이러한 시민의 참여도가 그나마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힘이 되고 있다고 평가되는 이유이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는 존재한다. ‘환경 및 자연보호운동’에 시민 참여율이 낮은 것도 마음에 걸린다.

시민들이 애써 분리배출한 자원들이 재활용 또는 재생되지 못하고 폐기되는 현재의 상황은 매우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러한 것들은 실제 시민의 참여가 아니라 정책적 변화,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환경교육사업의 개발로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충청북도는 지난 4월 ‘탄소중립 2050’을 선언하고 녹색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10대 핵심과제를 선정, 총 17조2,941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발중심의 과제선정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환경이 우선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기후위기상황에서 가장 위험한 인구사회집단이 누구인지, 누구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지, 탄소발생량을 억제하기 위해 누가 가장 먼저 바뀌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부재하다. 참으로 아쉬운 대목이다.

공무원 환경교육 장면
공무원 환경교육 장면

 

여전히 시민들은 환경보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그들은 환경에 대해 말하고 실천하고 행동하고 있다.

시민은 변화의 동력이 되고 주체가 될 것이다.

환경교육센터는 지난 1년간 이러한 변화를 추동하고 이끌어가는 주체이자 객체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환경교육에 대한 기반이 부족한 지자체를 지원하고 환경의식의 향상을 위해 애쓰는 지역의 환경교육기관 및 단체, 활동가들을 지지한다.

새로운 변화의 주체로서 지역주민이 우뚝 서길 기대하고 있다.

주민자치위원, 통리반장, 부녀회, 새마을모임 등이 이러한 변화의 주체로서 지역사회를 이끌어가길 원한다.

지역사회 시민사회단체나 노인회, 복지관 등이 선배시민으로서 환경리더를 양성하고 배출하는데 기여하길 바란다.

각 개인도 환경시민으로서 내가 살고 있는 동네, 마을을 살피고 개선책을 마련하여 끊임없이 변화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탰으면 좋겠다.

이 모든 것이 합쳐져야 우리 사회가 진정 좋은 모습으로 변화할 것이다.

충청북도 환경교육센터장 조혜경
충청북도 환경교육센터장 조혜경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행정은 사람들에게 어떤 행동들을 바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변화의 물결은 가장 먼저 시민의 삶을 피폐하게 하고 개인의 안정이 가장 먼저 무너져버리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의 모습이다.

최소한 환경문제에서만큼은 아래로 내려가는 행정이 아니라 위로 올라가는 행정, 옆으로 확산되는 환경의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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