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파디 야고보 주교의 뜻 이은 ’성심원’ 준공, 비대면 온라인 축복미사
오웅진 신부 “고통과 시련의 역사, 꽃동네 45년의 삶은 사랑이었다”

“지난 1976년 9월 12일 당시 33세의 젊은 사제였던 저는 저녁노을에 최귀동 할아버지를 만나 그 분의 삶을 보고 '얻어 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이라는 말씀을 깨닫습니다”/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의 강론 中

꽃동네 설립 45주년을 맞아 봉헌된 ‘주교 파디 야고보센터’와 축복미사를 집전하고 있는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 (사진제공=꽃동네)
꽃동네 설립 45주년을 맞아 봉헌된 ‘주교 파디 야고보센터’와 축복미사를 집전하고 있는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 (사진제공=꽃동네)

지난 8일 설립 45주년을 맞은 꽃동네가 ‘주교 파디 야고보 센터, 성심원’ 준공 축복미사를 비대면 온라인으로 봉헌했다. 

천주교 청주교구 초대교구장인 故파디 야고보 주교의 뜻을 이어받은 성심원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미혼모 20여 명을 돌볼 수 있는 시설이다. 

위치는 청주시 청원구 사천동 소재 청주교구 인근으로, 지난 2018년 9월 기공식 이후 3년만이다

과거 성심원은 6.25전쟁 고아들을 돕기 위해 시작됐다. 故파디 야고보 주교는 1970년 주교직 퇴임이후 7년간 이 곳에 머물며 아이들을 보살폈다.

이날 꽃동네가 봉헌한 성심원에는 이 같은 파디 주교의 고귀한 뜻이 담겨있다.

지난 8일 봉헌된 주교 파디 야고보 센터 '성심원’ 준공 축복미사를 집전하고 있는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 (사진제공=꽃동네)
지난 8일 봉헌된 주교 파디 야고보 센터 '성심원’ 준공 축복미사를 집전하고 있는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 (사진제공=꽃동네)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는 ‘45번째 맞는 꽃동네 생일에 드리는 기도’를 통해 “故파디 야고보 주교님이 1968년에 초대 청주교구 주교님으로 오셔서 사시던 첫 번째 집이 이 곳에 있었다”며 그 인연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성심원을 ‘주교 파디 야고보 센터’로 명명하여 옛 과거의 추억을 살리고, 지금은 천국에 계신 주교님과 손을 잡고, 운영해 나가고자 한다”며 간구했다.

이어, 오 신부는 꽃동네 설립 45주년을 맞은 감회를 피력하며, 그동안 꽃동네를 사랑해 준 회원, 은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먼저 전했다.

오웅진 신부는 “저의 꽃동네 45년의 삶은 사랑이었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 최귀동 할아버지를 만났고, 그 만남을 통해 꽃동네가 탄생했다”고 술회했다.

또한 “그 역사의 뒤 안에는 고통과 시련도 있었지만, ‘주님안에서 살면 나의 삶은 즐겁고 고통은 기쁘고 죽음은 영광’이라는는 깨달음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성심원은 꽃동네 형제자매회와 꽃동네 재속회가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 2014년 8월 꽃동네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태아동산에서 낙태반대와 생명존중을 위한 침묵 기도를 올리고 있다. (자료제공=꽃동네)
지난 2014년 8월 꽃동네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태아동산에서 낙태반대와 생명존중을 위한 침묵 기도를 올리고 있다. (자료제공=꽃동네)
지난 7월 7일 국회 앞에서 진행된 ‘생명존중, 자살예방 예산확대’ 기자회견 모습. (사진제공=꽃동네)
지난 7월 7일 국회 앞에서 진행된 ‘생명존중, 자살예방 예산확대’ 기자회견 모습. (사진제공=꽃동네)

꽃동네 생명문화 확산 운동…‘제1회 생명존중의 날’ 선포

이날 준공된 성심원에는 꽃동네가 그동안 펼쳐온 생명사랑운동의 여정들이 그대로 녹아있다.

현재 꽃동네는 생명문화 확산을 위한 낙태반대, 한 생명 살리기 입양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이 운동에는 한국생명운동연대 · 한국종교인연대가 함께 한다.

꽃동네는 지난 1990년 미혼모 아동들을 위한 ‘천사의 집’을 설립하고, 이후 ‘요셉의 집’을 마련해 미혼모 자녀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이어 중증장애인 아동을 위해 ‘꽃동네학교’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또한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을 통해 연간 70만 명의 연수생들을 대상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교육해 오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운영이 잠정 중단됐다.

지난 2000년 조성된 꽃동네 ‘태아동산’에는 4,000개의 십자가가 세워져 있다. 이는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한 채 낙태 당한 아이들을 상징한다.

지난 2014년 8월 꽃동네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태아동산에 찾아 낙태반대와 생명존중을 위한 침묵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지난 3월 25일에는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 4층에서 뜻을 같이 하는 국내 기독교,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등 종교계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생명존중의 날’ 선포대회 및 기념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 7월 7일에는 국회 앞에서 ‘생명존중, 자살예방 예산확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필수인원을 제외한 외부와의 접촉을 원천차단하고 있는 꽃동네 정문. (제공=음성타임즈)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필수인원을 제외한 외부와의 접촉을 원천차단하고 있는 꽃동네 정문. (제공=음성타임즈)

굳게 닫힌 문, 코로나19 원천봉쇄 ‘청정 꽃동네 지키기’

한편, 그동안 꽃동네는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외부와의 접촉을 금한 채, 긴 침묵의 시간을 보내왔다.

예년 같으면 전국 각지에서 수 많은 신자, 회원들이 참석해 설립 기념미사를 봉헌했겠지만,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굳게 닫힌 문은 이 날도 열리지 않았다.

음성과 가평을 비롯한 전국의 꽃동네는 국내 감염확산이 시작되자, 곧바로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시키고, 가톨릭교회의 방침에 따라 종교적 모임이나 행사를 일체 중단했다.

또한, 미사는 꽃동네방송을 통해 중계되어 전국의 시설에서 TV를 통해 봉헌되고 있다.

특히,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른 백신접종도 철저히 이행되고 있다.

설립 45주년을 맞은 9월도 예외는 아니었다. 꽃동네는 일체의 행사를 중단한 채, ‘청정 꽃동네’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현재 자원봉사자 등 외부의 손길이 끊기면서, 수도자들과 직원들의 몸과 마음도 지쳐가고 있지만, 이들은 어김없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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