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소상공인단체, “가뜩이나 어려운데 지역상권 잠식”
영동군새마을회, “봉사위한 기금 마련, 불법상행위 아니다”

영동군소상공인연합회는 영동군새마을회가 봉사단체라는 명목 하에 매년 식품류를 이장, 부녀회장 등을 동원해 읍·면 주민들에게 판매하여 지역 상권을 잠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사진 영동군소상공인연합회)
영동군소상공인연합회는 영동군새마을회가 봉사단체라는 명목 하에 매년 식품류를 이장, 부녀회장 등을 동원해 읍·면 주민들에게 판매하여 지역 상권을 잠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사진 영동군소상공인연합회)

영동군새마을회가 주민들에게 식재료를 판매해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사회·봉사단체가 상권을 잠식하고 있어 소상공인들이 더욱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영동군소상공인연합회는 2일 보도 자료를 내고 영동군새마을회는 봉사단체라는 명목 하에 매년 식품류를 이장, 부녀회장 등을 동원해 읍·면 주민들에게 판매하여 지역 상권을 잠식하고 있다"며 "관 차원에서 이러한 행위를 막아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복 영동군소상공인연합회장은 지역은 학연, 혈연, 지연 등으로 묶여 있다. 사달라고 하면 사주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영동군새마을회는 "강매한 적은 없다.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전통으로, 판매수익은 대부분 봉사활동 기금으로 쓰인다"고 반박했다.

취재결과 영동군새마을회는 실제 영동군 11개 읍·면 주민들에게 미역(300그램)과 다시마(300그램)를 각각 7천 원씩에 판매하고 있었다. 영동군소상공인연합회 주장처럼 새우젓, , 떡 등을 판매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미역과 다시마를 수년째 주민들에게 판매하고 있었고, 올해도 지난달 6일부터 이달 6일까지 판매 중이다.

 

새마을회에 도소매업 사업자등록증 있다

영동군소상공인연합회는 영동군새마을회의 판매에 대해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불법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도소매업(농축산식품 품목)을 할 수 있는 사업자등록증을 소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마을회 관계자는 "수년전 새마을운동중앙회에서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으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전했다.

영동군새마을회는 새마을운동중앙회 별도법인인 그린잎이 선정한 (식품제조)업체로부터 제품을 공급받는다. 그린잎은 업체를 선정하는 역할을 하는데, 선정된 업체는 30여 곳이고 이들 업체가 판매하는 품목은 240여 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잎에 선정될 수 있는 업체의 조건은 국산재료를 사용하면서 제조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등이다.

영동군새마을회가 물건을 파는 절차를 예를 들어 설명하면, 우선 영동군새마을회 면 지도자들이 지역주민에게 미역 100개를 팔고 싶다고 충북도새마을회에 승인요청을 한다. 요청을 받은 충북도새마을회가 이를 승인해 주면, 그린잎에 선정된 업체가 면 지도자들에게 미역을 전달한다. 쉽게 말해 각 지역 새마을 지도자들이 도소매업체(영동군새마을회) 직원이 되어 판매활동을 하는 것이다.

그린잎 한 관계자는 그린잎에 등록된 업체명단을 각 지역 새마을회에 알려주면 어느 품목을 얼마나 구매할지 지역에서 알아서 결정한다. 수익금도 지역에서 자율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새마을회는 왜 장사하나?

영동군새마을회에 따르면 지난해 주민들에게 미역과 다시마를 팔아 거둬들인 순수익금은 17091000원이다. 새마을판매사업 지침에 따라 수익금의 70%(1761000)11개 읍·면새마을회가, 11%(1899000)는 부녀회, 나머지 19%(4431000)는 영동군새마을회가 사용한다.

그렇다면 사회·봉사단체로 알려져 있는 영동군새마을회는 왜 장사를 하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새마을회 운영비와 봉사활동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영동군새마을회 관계자는 불법적인 판매사업이 아니다. 정당하게 세금도 내고 봉사기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 몇 십 년 동안 해오고 있다. 전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동군소상공인연합회는 이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김종복 회장은 봉사를 가장해서 운영비를 마련하는 것이다. 봉사를 한다고 하지만 과연 누구를 위한 봉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충북도새마을회 관계자는 일부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수익금이 생기면  운영비로도 쓰고 사업비로도 사용한다. 새마을회 운영이 어려우니 판매를 하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 새마을운동이 한창일 때는 마을구판장도 있었고 새마을가게도 있었다. 마을사람들이 사용하는 제품을 사다가 팔고 남은 수익금을 마을운영비로 사용했었다. 수익금으로 새마을사업을 펼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런 취지로 이어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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