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충북도지부 지난 17일 “나라를 빼앗긴 치욕의 날” 현수막 4곳에 게시
청주 서원구청 “육교 현수막은 불법, 민원 들어와 철거” 해명
같은 자리 오송화장품뷰티엑스포 현수막은 그대로…형평성 논란

청주시 서원구청이 광복회충북도지부가 경술국치를 잊지 말자며 내건 현수막을 철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광복회가 게시한 경술국치 현수막(사진제공 : 광복회충북도지부)
청주시 서원구청이 광복회충북도지부가 경술국치를 잊지 말자며 내건 현수막을 철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광복회가 게시한 경술국치 현수막(사진제공 : 광복회충북도지부)
청주시 서원구청이 광복회충북도지부가 경술국치를 잊지 말자며 내건 현수막을 철거해 논란이 일고 있다.서원구청 측은 광복회 현수막이 불법으로 내 걸린 것이여서 철거했다고 해명했지만 충복도가 오송화장품 엑스포를 홍보하기 위해 내건 현수막은 철거하지 않았다.  (사진제공 : 광복회충북도지부)
청주시 서원구청이 광복회충북도지부가 경술국치를 잊지 말자며 내건 현수막을 철거해 논란이 일고 있다.서원구청 측은 광복회 현수막이 불법으로 내 걸린 것이여서 철거했다고 해명했지만 충복도가 오송화장품 엑스포를 홍보하기 위해 내건 현수막은 철거하지 않았다.  (사진제공 : 광복회충북도지부)

 

청주시 서원구청이 광복회충북도지부(지부장 장기영, 이하 광복회)가 경술국치를 잊지 말자며 내건 현수막을 철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원구청은 육교에 게시한 현수막 자체가 불법이고 민원에 제기돼 철거했다고 해명했지만 같은 자리에 충북도가 게시한 현수막은 그대로 있어 형평성 논란도 제기됐다.

광복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삼일공원과 청주시 서원구 충북고등학교 인근 육교를 비롯해 총 4군데에 경술국치를 잊지 말자는 취지의 현수막을 게시했다.

현수막에는 “8월 29일 나라를 빼앗긴 치욕의 날! 제111주기 경술국치일 조기를 게양합시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광복회는 현수막을 게시하기 전에 서원구청을 비롯 해당 구청에 허가를 받고 게시했다고 밝혔다.

광복회에 따르면 네 개의 현수막 중 서원구청 관할 장소인 분평동 충북고등학교 인근 육교에 걸린 현수막만 철거됐다.

장기영 광복회충북도지부장은 “23일 충북고 앞 육교에 현수막이 없어졌다는 제보가 들어와 서원구청에 확인해보니 구청에서 철거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장 지부장은 “구청 관계자는 민원이 제기돼 철거했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며 “담당 공무원에게 경술국치의 의미를 설명하며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그 공무원은 경술국치가 뭔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서원구청 관계자는 법대로 집행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육교는 광고물 지정게시장소가 아니여서 현수막을 게시할 수 없는 곳”이라며 “(불법 현수막이 게시됐다는) 민원이 제기돼 현수막을 철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수막에 태극기도 들어가 있고, 이를 태극기 부대로 생각해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며 “민원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서원구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광복회 현수막이 철거된 자리에는 ‘2021 오송화장품 뷰티산업 엑스포’를 홍보하는 현수막이 게시돼 있었지만 철거되지 않았다.

이 현수막의 게시자는 충북도청이다.

이에 대해 서원구청 관계자는 “충북도 현수막은 광복회 현수막에 가려져 있어 민원이 들어오지 않아서 철거하지 않았다”면서도 “불법인 만큼 충북도 현수막도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영 광복회충북도지부장은 “100년전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경술국치의 교훈을 새기자는 현수막”이라며 “전국에 걸린 현수막 중 철거된 곳은 충북 청주시 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경술국치란 1910년 ‘경술년 8월 29일 이완용이 서명한 한일합병조약으로 조선왕조가 일제에게 주권을 완전히 빼앗긴 사건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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