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오늘 지역사회의 최대 관심사는 혁신도시문제가 아닐까싶습니다. 지금 도내 각 시·군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혁신도시 유치를 놓고 저마다 사활을 건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할 정도로 범시·군적인 유치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10월말의 입지선정 결과발표가 몇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과연 어느 곳이 후보지로 선정될 것인가, 태풍전야의 긴장감마저 감돌고있습니다.

수도권의 과밀집중현상을 해소하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도모하자는 국가적 차원에서 출발한 혁신도시 구상은 지역의 역량을 강화하여 자립적 발전을 꾀하자는 것이 그 목적이지만 모든 시·군들이 지역 발전의 호기로 판단해 과열 경쟁을 벌이다 보니 또 다른 지역간 갈등현상마저 보이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입니다.

충북 12개 시·군중에서 혁신도시로 선정이 되면 인터넷진흥원, 한국교육개발원,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정부산하 12개 기관이 오는 2012년까지 이전해 오게됩니다. 이들 기관에 속한 임직원은 총 2377명으로 법무연수원 등 4개 기관에서 수시로 교육을 받는 인원도 년 5만9759명에 달합니다.

이들 기관이 옮겨오면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기업이 있고 년 11억원의 세수효과를 가져옵니다. 또 고급인력이 상주하는데 따른 지역의 인지도와 위상이 크게 올라간다는 것도 이점입니다.

유치운동이 과열되면서 이래저래 샌드위치가 되어 곤욕을 치르는 것은 충청북도입니다. 도 간부들은 “차라리 정부에서 선정해 발표 할 것이지 왜 지방으로 떠 넘겨 애를 먹게 하느냐”고 볼멘소리로 ‘원망’을 하면서 결과발표 뒤의 후유증을 걱정하는 눈치입니다.

어느 곳이 선정이 되든 한 곳을 뺀 나머지 11개 시·군은 탈락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엄청난 불만이 충북도로 쏠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는 ‘솔로몬의 지혜’를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떡은 하나인데 먹을 사람은 12명이나 되는 상황에서 과연 ‘솔로몬의 지혜’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한 시·군에 하나씩 골고루 나누어주면 좋으련만 효율성 문제로 한 지역에 집단화 해야하는 원칙때문에 그 또한 ‘지혜’가 될 수 없습니다.

혁신도시유치를 놓고 각 시·군이 모두 하나로 똘똘 뭉쳐진 모습은 좋은 현상입니다. 주민들이 내 고장의 발전을 위해 순수한 애향심으로 하나가 되는 일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내 지역사랑’이 도를 넘어 타 지역과 갈등의 불씨가 되어 대립하게 된다면 그것은 바람직한 일은 아닙니다.

분명히 강조 할 것은 혁신도시 선정은 객관적이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 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정치적 입김에 의해 특정지역이 선정되거나, 배제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탈락지역에 대해서는 도 차원의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지역의 사활을 걸다시피 유치운동에 발벗고 나섰던 주민들의 실망감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예컨대 지역의 숙원사업을 풀어준다던가 하는 일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행정의 균형’입니다.

국가균형 발전과 지역사회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모처럼의 좋은 기회가 소 지역이기주의를 넘어 충북의 발전이 내 지역의 발전이라는 대승적 차원으로 마무리되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것은 우리 도민들의 한 차원 높은 애향심에서만 가능하다고 보겠습니다.
/본사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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