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연간 임대료 절반 줄인 2000만원에 KBS비즈니스에 재위탁
탈락업체, “조례 어기고 3년 계약… 공개입찰을 공모 심사제로 바꿔”

지난 99년 제천시가 건립한 올림픽스포츠센터의 민간위탁 업체 선정을 둘러싸고 특혜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시는 8월말 민간위탁 사업자 공모에서 지난 3년간 수탁해온 (주)KBS비즈니스(전 KBS시설관리사업단)를 다시 선정하고 임대료도 절반으로 줄여준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에서 탈락한 업체들은 ‘시가 특정업체에 유리하도록 심사기준을 정했고, 99년의 공개입찰 방식을 느닷없이 공모 방식으로 바꾼 것 자체가 속셈이 뻔한 것 아니냐’며 이의를 제기했다.
제천시는 “공인회계사 평가결과 수탁업체가 지난 3년간 3억8천여만원의 적자운영을 해 온 것으로 판단돼 연간 임대료를 4천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감액해 공모방식으로 업체를 재선정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역 체육계에서는 50억원의 예산을 들여 수영장, 헬스장, 실내골프연습장까지 갖춘 복합스포츠센터가 당기 손익분기점에도 못미치는 적자운영을 해왔다는 사실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시는 전임 시장 재직시 지하관정 설치, 실내골프장 조성 등에 2억원의 예산을 시설투자한 것으로 나타나 민간위탁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연 2회 실시해야 하는 지도점검조차 실시하지 않아 시가 주민 체육시설의 활성화를 포기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50억원 짜리 복합스포츠센터를 월 170만의 임대료로 위탁하게 된 경위와 의혹사안에 대해 정리해본다.
/ 편집자

99년 8월 제천시 화산동 124-4 일대 1500평 부지에 지상 3층 규모의 제천올림픽스포츠센터(이하 스포츠센터)가 건립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지원금 45억원과 시비 5억6000만원을 들여 수영장, 헬스장, 에어로빅, 스쿼시 연습장을 갖춘 복합스포츠센터로 완공했다. 인근에 제천공설운동장, 실내체육관이 위치한 매머드 스포츠콤플렉스로 대형 주차장을 갖춘 최고의 입지였다. 시는 IMF이후 공무원 정원감축등 구조조정 여파로 인해 스포츠센터 직영을 포기하고 위탁운영키로 결정했다.
공개경쟁 입찰을 실시한 결과 KBS비즈니스(당시 KBS시설관리사업단)가 위탁금 3억4025만원(시설투자비 3억원+연간 임대료 4025만원)을 써내 최고가 응찰자로 선정됐다. 당시 레저업에 종사하던 제천 모씨도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응찰했으나 KBS비즈니스보다 낮은 가격을 써내 탈락했다. 당시 KBS비즈니스는 KBS가 전액출자한 계열사로 본사 별관을 비롯한 전국 10여개 지방총국 건물을 관리하고 있었다. 체육시설로는 89년부터 KBS 소유인 서울 88체육관을 유일하게 위탁운영하고 있었다. 이후 10년만에 외부 위탁시설로는 처음으로 제천 스포츠센터를 맡게된 것이다. 또한 KBS비즈니스는 99년이후에는 제천 스포츠센터 이외에는 외부 시설물 위탁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부 위탁 실적이 전무한 배경에는 제천 스포츠센터의 운영결과 적자운영이 계속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하관정 등으로 경비절감 지원
제천 스포츠센터를 위탁받은 KBS비즈니스는 수영장을 위주로 헬스, 스쿼시, 에어로빅, 스포츠댄스 강좌를 개설해 99년 9월부터 본격 운영에 나섰다. 하지만 수영장 수질관리로 인한 상수도세가 첫달 200만원대에서 1년만인 2000년 10월 601만원으로 껑충뛰어 물값 부담이 엄청났다. KBS비즈니스는 지하수 이용을 위한 지하관정 설치를 요구했고 결국 시는 2000만원의 예산들여 지하관정을 뚫어주었다. 지하수를 사용하면서 현재까지 상수도세는 월 10만원대 이하로 크게 떨어졌고 수돗물로 물갈이를 한 3개월 동안만 100∼200만원씩 부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하관정 개발로 인해 간이상수도를 이용해온 인근 주민들이 지하수 고갈 민원을 제기됐다. 스포츠센터에서 덤프를 가동할 경우 주변 주택지에서는 식수조차 길어올리는 못하는 형편이었다. 집단민원이 제기되자 시는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고 인근 세대에 대한 상수도 시설공사를 서둘러 마쳤다. 현행 수도법상 상수도 주관에서 개별 주택까지 배관설치비는 본인부담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반발이 거세자 시는 KBS비즈니스와 협의해 상수도 배관설치비 1000만원을 기부금 형식으로 받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는 지하관정 개발에 이어 스포츠센터 내에 실내골프장 시설을 설치해 준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협약 체결시 3층 문화공간으로 용도를 정한 사무실에 4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7인용 실내골프장으로 용도변경해 준 것이다. 이에대해 주민들은 “원래 3층에는 문화교실, 다목적 교실을 조성해 문화행사나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한 것인데, 수익성이 없다보니 전혀 활용하지 않다가 느닷없이 실내골프장을 만든 것이다. 소수 골프인구를 위해 공공 스포츠센터에 골프연습장을 설치한 것도 문제지만 시의회등에 사전협의를 거쳤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시는 스포츠센터 이용시민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29인승 셔틀버스 2대를 구입했다. 45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구입했으나 정작 차량등록은 KBS비지니스 명의로 처리했다. 이에대해 시측은 “KBS비즈니스가 협약에 따라 시에 예치한 3억원의 시설예치금으로 구입했다. 시 자체예산이 아니며 특히 운전자가 공무원이 아닌 KBS비즈니스에서 보수를 받는 피고용인 신분이다. 차량등록을 시로 할 경우 사고 발생시 책임을 지는 문제가 발생해 KBS비즈니스 명의로 한 것이다. 나중에 KBS비즈니스가 철수할 때 다시 시 명의로 돌려주기로 협약했다”고 말했다.

공영방송 KBS, 적자 부대사업 왜해?
시는 올림픽스포츠센터의 난방비 부담이 크다는 KBS비즈니스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해 12월에는 8670만원의 예산을 들여 심야난방 보일러 시설을 설치했다. 적자운영을 하소연하는 수탁업체의 요구에 밀려 지난 3년간 시가 올림픽스포츠센터에 시설투자한 금액은 총 1억979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일부에서는 “수도사업을 하는 시가 한달에 600만원씩 하는 상수도세 수입를 포기하면서 예산을 들여 지하관정까지 파 준 것은 수탁업체에 대한 과도한 특혜다. 운영적자가 나더라도 당초 수익분석을 하지못한 수탁업체에 1차적 책임이 있는 것 아닌가. 시가 적자보전을 요구하는 수탁업체에 밀려 2억원의 예산을 추가투자했지만 정작 이용인구가 답보상태에 있다면 수탁업체의 홍보운영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KBS비즈니스는 국민의 시청료로 운영되는 KBS가 전액 출자한 회사다. 방송 이외의 사업에서 3년간 3억8천만원의 적자를 보고 향후 획기적인 운영 개선방안도 없이 연간 임대료 2천만원을 감액하는 선에서 재수주한 것은 시청자로써도 납득하기 힘든 일 아닌가?”고 반문했다.
이에대해 KBS비즈니스측은 “당초 서울 88체육관을 염두에 두고 수요예측한 것이 크게 빗나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조례로 묶어있는 종목·요금제한을 풀어준다면 당장 흑자운영이 가능하다. 실제로 서울 평촌·강서 스포츠센터 등도 임대료를 받고 민간위탁했다가 실패해 다시 자치단체가 떠안아 운영하고 있다. 공익목적으로 운영이 제한된 시설에 대해 임대료를 받고 위탁한다는 자체가 무리다. 우리가 재수주에 나선 것은 일단 손을 댄 이상 주민 서비스 차원에서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번 공모과정에서 우리쪽에 특혜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정말 억울하다.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수익이 발생한다면 모두 주민에게 환원하겠다는 것이 KBS비즈니스의 기본입장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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