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열고 향후 진행 협조하기로

지난 8월 30일 청원 옥산면사무소에서는 청원군의원·옥산면장·이장·학교장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옥산 소로리 볍씨의 역사적 가치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한 세미나가 열렸다. 소로리 볍씨가 출토된 지역의 대표들이 한 자리에 앉아 행사를 가진 것은 이 날이 처음이고 세미나 요청도 주민 대표 사이에서 나왔다는 후문이다.
이 자리에서 소로리 볍씨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한 이융조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는 “이 볍씨는 이미 중국과 필리핀, 폴란드 등의 국제학회에서 세계 最古임을 밝힌 바 있다. 한국고고학회에서는 이것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일뿐 아니라 토탄층에서 식물의 뿌리와 줄기, 잎 및 곤충의 화석들이 출토되고 있어 후기 구석기시대의 자연환경과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했다. 따라서 한국고고학회와 한국구석기학회에서 귀중한 자료가 소멸되지 않고 후대에 보존될 수 있도록 보존대책을 강력히 요구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 교수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진행과 보존대책 수립, 연장조사, 국제학술회의 개최, 문화재 지정, 박물관 건립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이 자리에서 주장했다. 그동안 이 볍씨의 역사적 가치에 대해 구체적으로 몰랐던 주민 대표들은 이 날 비로소 알게 됐다며 향후 진행되는 사항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뷰/ 오효진 청원군수
“국제학술회의 열고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에 힘쓰겠다”
“소로리 볍씨가 1만3천년전 것이라면 경천동지할 일”

오효진 청원군수가 옥산 소로리볍씨의 보존대책마련 을 군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 오군수는 이와 관련해 “소로리 유적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군 예산으로는 어림도 없고 국비와 도비를 받아내야 한다. 그러려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는 것이 시급하다. 그래서 우선 군에서는 국제학술회의를 열어 볍씨에 대한 확실한 논증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로리 볍씨가 1만3천년전의 것이라면 경천동지(驚天動地) 할 일 이라는 오군수는 세계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이를 확실하게 입증하기 위해 국제학술회의를 군에서 주최하고 국비와 도비를 받아 박물관이나 기념관을 짓는다는 아우트라인을 지난 2일 밝혔다. 학술회의는 현재 추진중이나 확실한 날짜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 일을 자신의 임기중에 다하려고 욕심내지 않겠다는 그는 “볍씨외에도 그 당시의 동물뼈나 사람뼈, 곤충 등이 나오면 역사적으로 대단히 가치있는 일이 될 것”이라며 이 곳에 박물관을 만들어 매년 쌀과 관련된 행사를 열고 쌀농사의 메카지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조심스레 드러냈다. 오군수의 이같은 계획은 과거 청원군에서 보여온 소극적인 관심에서 훨씬 진일보한 것이어서 옥산 소로리 볍씨 유적이 어떻게 보존될 것인지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한 집 한 점 걸기운동’도 펼칠 것
한편 언론인 출신으로 글쓰기와 사진찍기에 특별한 취미를 가지고 있는 오군수는 이외에도 조만간 ‘한 집 한 점 걸기운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부 군민들은 좋은 집에 비싼 가구를 들여놓고 살고 있지만 아직도 소위 ‘이발소 그림’을 걸어놓고 있다고 한탄하는 그는 “그림과 글씨 한 점 없는 집에서 자라는 아이와 어른들은 ‘문화치’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글씨든 그림이든 제대로 된 것 한 점씩 걸자는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오군수가 취임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군청 복도와 민원실에 오픈 갤러리를 설치한 것이다. 2개월에 한번씩 그림을 교체하기로 한 이 곳에는 중앙과 지역작가 관계없이 다양한 그림이 걸려있다. 그리고 얼마전에는 군청직원들을 문화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군 직원과 가족 등 1천여명이 문의 양성산을 등반하고 문화재단지에서 ‘집으로’ 라는 영화를 감상하는 이벤트를 꾸며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청원군 낭성면 귀래리 단재 신채호 사당을 대대적으로 탈바꿈해서 단재정신을 확산시키는 역사의 장으로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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