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트와 롯데 마그넷이 잇따라 충주에 상륙, 재래시장과의 경쟁은 물론 대자본간에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 예고되는 등 충주지역 유통업계가 태풍권에 접어들고 있다.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마
궁姸逞熾 유통업계에 거대한 회오리 바람이 상륙했다. 대형할인업체간 ‘충주대첩’이 시작됐음을 말하는 신호인 것이다.
외국자본에 대해 빗장이 열려진 뒤 무한경쟁시대를 맞고 있는 유통업계간 ‘영토선점’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소도시인 충주를 무대로 대형할인업체들이 펼치고 있는 자존심 대결이 이판사판식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는 느낌이다.
도농통합시인 충주의 인구는 도시지역 15만명, 농촌지역 7만-8만명을 합해 22만-23만명에 불과한 전형적인 소도시이다. 따라서 청원군을 포함해 80만명에 달하는 청주권과 비교할 때 시세(市勢)는 1/3내지 1/4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충주지역에 매장면적이 3000평에 가까운 매머드급 E마트 충주점이 15일 오픈하는 데 이어 곧바로 11월에 비슷한 규모의 롯데 마그넷 충주점이 문을 여는 등 대표적 국내 거대 할인업체 들이 잇따라 충주공략에 나서고 있어 아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소도시에 몰린 골리앗 업체들

신세계백화점측은 E마트 충주점 개설을 위해 도농통합이 이뤄지기전 충주시 청사로 활용되던 충주시 문화동 1024번지 9000여 평방미터 넓이의 부지를 인수한 이후 지하 1층 지상 7층 연면적 4만평방미터에 가까운 매머드건물의 신축에 나서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충주시는 신세계백화점측이 E마트 충주점 신축을 위해서 부지매입비과 공사비 등 총 300억원대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재원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마트 충주점측은 당초 지난 12일 오픈할 계획이었으나 일부 준비과정에 미흡한 점이 발생, 사흘늦춘 15일에 개점할 예정이다.
E마트 청주점의 이재학영업과장과 충주점측에 따르면 E마트 충주점의 순수 매장규모는 2800평으로 3000평에 달하는 청주점과 규모가 엇비슷하다.
충주시 칠금동 849번지 약 4만평방미터의 부지에 건축중인 충주공용버스터미널 건물이 완공되는 대로 오는 11월 개점할 예정인 롯데 마그넷 충주점의 규모역시 E마트 충주점과 비교할 때 전혀 뒤지지 않는다. 롯데 마그넷 청주점 관계자는 “마그넷 충주점의 매장규모는 2700평으로 1780평에 불과한 마그넷 청주점보다 1000평 가량이나 더 크며, E마트 충주점과는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도표)

“이러다 고사될라...”

롯데 마그넷측이 이처럼 청주점보다도 큰 규모로 충주점을 오픈하는 것은 청주권에서 E마트에 밀리는 상황을 충주에서 역전시켜보려는 승부수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대형할인업체의 충주진출 타이밍과 규모가 과연 적정한 가 하는 의구심이 일고 있는 가운데, 생존권에 위협을 느끼는 재래시장 상인들의 위기감이 높아가고 있다.
토요일이었던 지난 6일 봉방동새마을금고(오전 10시)와 충인동새마을금고(오후2시)는 충주지역 중소상인들로 북적거렸다. 무학시장을 비롯, 공설시장 자유시장 성서(차없는거리)시장을 모두 아우른 충주지역 중소상인연합회가 대형할인점 진출에 따른 생존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긴급회합을 가졌기 때문이다.
강성우 충주지역 중소상인연합회 사무국장은 “경기도 안 좋은 이때 무학시장은 물론 공설-자유-성서시장으로부터 5-7분 거리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E마트 충주점과 20분 거리의 롯데 마그넷 점이 들어설 경우 폐·전업의 위기에 몰릴 재래상가나 영세상인은 부지기수일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마트 원주점보다 2배나 더 큰 대형 할인점들이 조그마한 충주에 한꺼번에 들어올 경우 재래시장의 매출액이 40%가량 급감할 것으로 예상하는 재래시장 상인들은 “대형할인점에 대한 불매운동이라도 펴야하는 것 아니냐”며 극도의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대자본간 충돌 불가피할 듯

자유경쟁의 이름으로 무차별적으로 가해지는 대자본들 간의 고래 싸움에 새우등만 터지게 생겼다는 위기감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강성우 사무국장은 “재래시장 상인들은 대자본과 투쟁해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하는 자신감 자체를 잃고있다”며 “지역토착 유통업체인 C마트만 해도 식품류를 취급하는 소위 슈퍼마켓 매장을 종전에 지하 1층 지상 1층까지 운영하다가 최근들어 지하1층으로만 축소한 뒤 1층에 준 고가 의류매장을 확대하는 등 생존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사무국장은 높은 마진율과 복잡한 재래식 유통체계 등이 대형할인매장의 등장으로 무너지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것은 달리말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재래시장이 스스로 변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대형 할인점의 진출이 충주지역에서 거대자본-영세자본간 이분적 대결양상으로 단순히 전개되지는 않을 것 같다. 작은 파이조각을 놓고 서로 더 많이 먹겠다고 덤비는 대자본간 출혈경쟁 역시 본격적으로 점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E마트 충주점측은 “현재 수익구조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사실 걱정”이라며 “(이같은 치열한 경쟁양상속에서) 최악의 경우 상당기간 마이너스 영업이익 구조까지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마그넷측이 설계변경을 통해 매장을 확대하려는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가 충북도행정심판위원회에 이의제기를 당한 끝에 패배한 충주시 측은 “유례없는 대형업체간 경쟁이 벌어지게 된 것은 우리로선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시로서는 상인간 자구모임 결성을 유도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아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는 것 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과연 누가 쓰러지고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업계간 생과 사를 건 대회전이 임박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이 과정에서 새로운 쇼핑문화의 장점만을 골라 접할 수 있게 됐다는 기대 때문인 듯 느긋한 관전자의 모습이다.
/임철의·안종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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