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노조, ‘족벌운영 회계비리’ 주장하며 파업 돌입
부부가 학장-이사장·아들 기획처장·딸 교수 재직

음성 극동정보대학(학장 류택희) 직원노조가 학교측의 장학금 횡령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단체교섭 결렬로 8월부터 파업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조는 지난 3일 ‘학장비리 규탄대회’를 갖고 ‘장학금 비리자료’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언론에 공개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99년 대학측은 교육인적자원부 결산보고에 13억2701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작성했으나 실제 내부자료에는 3억1054만원에 불과해 10억원이 넘은 차액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2000년에는 14억231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보고했으나 실제로는 4억8549만원만 지급해 9억3761만원이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노조측은 ‘대학 회계 결산기관인 교육인적자원부에 허위보고한 뒤 99∼2000년에만 19억5400여만원의 장학금을 횡령 또는 유용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 교육법에 명시된 장학금 규정은 ‘학과별 현재 인원의 10%이상에 대해 장학금(학비 감면 및 외부 장학금 총액)을 지급하도록 한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학생 등록금 총액대비 10%를 넘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규정에 따라 극동정보대는 99년 등록 총액대비 장학금 지급율을 10%로, 2000년 지급율을 9%로 보고했으나 실제로는 99년 2.3%, 2000년 3.8%에 불과하다는 것이 노조의 분석이다.
또한 민주당 설훈의원의 2000년 국회보고 자료에 따르면 극동정보대의 등록금의존률이 전국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주성대학이 64.6%, 충청대학 74.6%인데 반해 극동정보대는 92.1%로 가장 높았다. 이는 국고지원 6.7%를 제외하면 학교운영이 학생들의 등록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또한 같은 해 재단전입금은 0.1%였고 기부금은 0%로 학교재단의 공익적 책임을 망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대해 극동정보대 관계자는 “장학금은 해당 학생에게 온라인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부정지출을 할 수가 없다”며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학교법인 극동학원(이사장 이금자)이 운영하는 극동정보대의 류학장은 이이사장과 부부사이이며 지난 98년 설립한 극동대학교 총장을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류학장의 아들은 양 대학의 기획처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딸은 극동정보대 교수로 재직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류학장은 지난 67년 학교법인 영산학원을 발족해 과천여고와 과천외국어고를 설립운영했다. 영산학원의 이사장은 류학장이 직접 맡아 2개 학교법인에 2개 고교, 2개 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대해 노조측은 “족벌 사학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류학장은 허리춤에 학원 이사장, 총장, 학장, 이사등 몇 개의 도장을 넣고 다닌다. 어떤 때는 헛갈려서 극동정보대 결재란에 극동대학교 도장을 잘못 찍는등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내 사학비리의 온갖 문제점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개선의지가 보이지 않아 직원들이 노조를 설립하게 된 것이다”
지난 3일 극동정보대에서 열린 ‘학장비리 규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민주노총충북본부 산하 사업장 조합원들이 동조농성을 하기 위해 학교를 버스를 타고 방문했다. 이때 20대의 건장한 경비원 7∼8명이 버스를 에워싸고 하차를 막는 바람에 소동이 벌어졌다. 이들을 막아선 경비원들은 노조파업직후 학교에서 기존 경비원들을 해임하고 경호경비용역회사로부터 새로 채용한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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