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묵 강외우체국장

7년전 전주박물관에서 보았던 솟대에 마음을 빼앗겨 솟대를 직접 만들기 시작해 ‘솟대 할아버지’로 유명한 조병묵(63) 청원 강외우체국장. 그가 만들어 나눠준 솟대만 1000개가 넘는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우체국내에 문고를 만들어 주위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강외우체국 열린 문고’란 어엿한 이름도 붙여 지난 12일 조촐한 개관식을 가졌다.

그는 문고를 개관하기 위해 애지중지하며 소장해 온 2000권의 도서 가운데 1500권을 선뜻 기증했다. 또 1900만원의 사비까지 털어 1908권의 도서를 구입, 문고에 비치했다.

사실 강외우체국 문고는 5년전부터 있었다. 3000권의 장서를 보유해 대여도 하고 고객들이 우체국에서 읽기도 했지만 관리가 체계적이지 못해 이번에 새로 책장과 내부를 꾸며 개관식을 갖게 된 것이다.

그동안 보유해온 책중 30년이 넘은 도서 1000권을 폐기처분했지만 그래도 문고가 보유한 장서만 대략 6000권이 된다.

문고는 우체국 고객들이 이용하는 공중실 천장까지 책꽂이를 올리고 자신의 방 7평까지 책장으로 꾸몄다. 그는 “책이 없는 궁정에 사는 것보다, 책이 있는 마굿간에 사는 것이 낫다는 격언을 생각하며, 지역주민들에게 독서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기 위해 문고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청주중학교와 음성고등학교 등 27년간 교직에 몸담았다가 지난 1996년 퇴직한 그는 그해 그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강외우체국장이란 직책을 10년동안 맡고 있다. 또 ‘아버지가 들려주는 삶이야기’란 책을 써 5만부를 팔기도 했다.

그는 책을 읽고 싶어도 거동이 불편한 강외면 거주 1급 장애인들에게 문고가 보유한 책과 DVD를 대여해줄 계획이다. 또 자녀교육에 관심이 있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어머니교실도 운영해 볼 생각이다.

그는 “인생을 다섯 번 살아보고 싶었다. 두 번은 해봤고 내년에 퇴임하면 솟대 인생을 살생각이니 세 번의 다른 인생을 살아보게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