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거액의 교비 잘못 집행된 사실 밝혀내
교직원들 감사 결과 구조조정으로 이어질까 전전긍긍

주성대 교직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근 실시된 교육부 회계검토에서 거액의 ‘교비’가 잘못 집행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예상되는데다 감사결과가 구조조정의 빌미가 되지 않을까 해서다.

감사결과에 대해서 아직까지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감사과정에서 교비 100억원 가량이 잘못 집행됐거나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는 소문이 대학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지금으로선 상황에 따라 종합감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향후 교육부가 요구할 징계수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교육부도 관리소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이번 문제를 확대하기 보다는 재단측에 정리할 시간을 줄 수도 있을 것이란 희망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속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 최근 실시된 교육부 회계 검토에서 100억원 가량이 잘못 집행된 사실이 밝혀져 주성대가 후폭풍에 초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주성대 전경.
이번 감사에서 드러난 비리에 직·간접으로 연류된 교직원 상당수가 이미 대학을 떠났기 때문에 남아 있는 구성원들에게 미칠 파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교직원들은 관측하고 있다.

따라서 교직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이번 감사가 구조조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문제다. 그동안 대학 핵심간부가 구조조정을 암시하는 발언을 수 차례 언급해 교직원들 사이에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는 것.

교비 100억원, 잘못 집행 소문 유성종 전 총장도 면담
교육부가 주성대 회계검토에 나선 것은 지난 26일. 사무관급 직원 1명과 회계사 2명 등 총 3명으로 감사반을 구성해 10일동안 고강도 회계검토를 벌였다.

감사도 전방위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수년간의 대학 교비 집행 내역은 물론 테크노파크 사업단과 평생교육원 등 부설기관기관의 회계까지 총망라 됐다.
감사는 돈의 사용처에 의혹이 가거나 확인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당시 경리직원과 업무 담당 직원을 불러 서류와 일일이 대조작업을 벌이는 등 어느때보다 고강도로 진행돼 직원들이 상당히 곤혹스러워 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잘못 집행된 교비의 행방을 추적하기 위해 퇴직한 전 간부직원들이 줄줄이 소환된 것은 물론 10년 가까이 학장과 이사장직을 맡았던 유성종 현도사회복지대 총장까지 지난 6일 주성대로 직접 나와 감사관과 면담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학 관계자는 “앞으로 한 달 정도는 추가적으로 교육부에 답변자료를 제출해야 할 것 같다. 결과에 대해서는 교육부의 지시가 내려와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교비에서 약 100억원 가량이 잘못 집행된 사실이 밝혀졌고, 이와 관련된 교직원만 60명에 달한다는 소문이 대학내에 파다하게 퍼졌다.
감사에서 지난 1997년 7월 35억원, 11월 15억원등 모두 50억원의 교비가 집중적으로 불법 인출된 사실이 밝혀져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돈은 IMF 외환위기때 윤석용 전 이사장이 운영하던 한국레미콘이 경영난으로 부도위기에 봉착하자 회사를 살리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교직원들은 추정하고 있다.
또 돌려받기로 하고 이때 대학을 살리기 위해 교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준 8~9억원을 갚는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모기업을 살리기 위해 설립자가 수 십억원의 교비를 불법전용 하면서 대학도 심각한 재정난을 겪게 되자 당시 교직원들이 개인별로 약 1000만원씩을 모아 대학 살리기 운동에 동참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대학측이 나중에 이 돈을 갚기 위해 농협에서 대출을 받아 교직원들에게 돌려줬지만 대출금을 교비에서 갚아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

현재까지 사용처가 불분명한 돈의 행방에 대해 알려진 것은 없다. 한국레미콘 부도를 막기 위해 일부 사용됐고, 윤석용 전 이사장이 개인 용도로 사용했을 가능성만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감사결과 구조조정 빌미될까 교직원들 전전긍긍
이렇게 감사에서 전 재단의 비리사실이 속속 밝혀지자 당시 결재라인에 있던 교직원들은 징계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 재단이 주성학원을 인수한 지난 6월부터 자의반 타의반으로 대학을 떠난 교직원은 11명정도. 김모 전 학장이 사표를 냈고, 이모, 오모 교수가 사표제출 압력(?)을 받다가 1년 무급휴직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김모 교수는 지난 4일 해임을 통보받았으나 대학측에 해임사유를 요구하고, 교육부에 이의신청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직원 8명도 스스로 사직서를 내고 대학을 떠났다. 일부는 전 재단 비리에 직·간접인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고. 일부는 인사에 불만을 갖고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인사에 대한 불만은 대학측이 지난달 직종이나 직급간 서열을 무시한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자 고참급 직원들 일부가 스스로 명예퇴직을 신청하고 대학을 떠났다는 것.

이 때문에 교직원들은 대학측이 이번 감사결과를 빌미로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칼을 빼어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위기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한 직원은 “이번 감사는 전 재단에서 벌어진 일로 개인적인 비리가 있다면 몰라도 윗선의 지시로 열심히 일했던 교직원들이 다쳐서는 안될 것이다. 대학도 감사 결과를 빌미로 구조조정이라는 악수를 둬서는 안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학 관계자는 “지금은 구조조정 얘기를 할 단계가 아니다. 다만 교육부 차원에서 지시가 내려오면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더 이상 상처가 없도록 하는 것이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렇게 교직원들이 감사결과가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반면, 재단은 느긋한 분위기로 전해지고 있다. 전 재단의 부실을 이번 기회에 홀가분하게 털고 갈수 있는데다 구조조정의 명분까지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었기 때문이라는 것. 대학측으로서는 ‘손 안대고 코 풀’ 기회인 셈이다.

따라서 교직원들은 이번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고 구조조정의 한파없이 대학이 운영되길 바라는 분위기다. 상당수 교직원들이 대학을 떠났고, 이런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신입생모집에도 결코 도움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번 감사 결과는 내달쯤 교육부에서 통보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구성원들에게 어떤 파장이 미칠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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