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에 병원 경영 큰 몫 담당, 치열한 ‘시장쟁탈전’
충북대·성모병원, 청주의료원, 증축으로 무한경쟁 전망

고수익 사업인 병원 장례식장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병원들이 앞다퉈 장례식장의 시설 대형화·고급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설 경쟁에서 뒤쳐지면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장례식장 시장이 달아오르는 것은 충북대병원, 성모병원, 청주의료원 등이 시설 현대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 이들은 수 십억원의 돈을 투자해 기존 시설을 확장, 내년에 본격 시장쟁탈전을 준비중이다.

내달부터 충북대병원은 40억원을 들여 890평 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의 접객실을 갖춘 현대식 장례식장 증축에 들어간다. 그동안 영안실 개념으로 운영해 온 것을 장례식장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이 장례식장은 45평부터 80평까지 7실의 분향소를 갖추고 상주와 유족들을 위해 샤워실과 가족방을 따로 둔다. 지금 영안실이 ‘콘테이너’ 수준이라면 ‘호텔’을 새로 짓는 셈이다.

충북대 병원 관계자는 “이전 시설은 장례식장이 아닌 영안실 개념이었기 때문에 수용능력과 주차시설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어서 증축할 필요성이 요구됐다”고 말했다.
현재의 영안실이 너무 좁고 노후화돼 불만을 사고 있는 청주의료원도 74억원을 들여 2004년 9월 증축공사에 착공해 오는 17일 준공예정이다. 이전 영안실에 비해 분향소가 2개 늘어났고, 상주와 문상객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을 갖춰 시설을 현대화 했다.

성모병원도 장례식장을 차별화해 빈소와 분향소를 대형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타 병원 장례식장과 차별화하는 전략으로 대형화와 고급화로 수요자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수 년전부터 내부 인테리어를 바꾸기 시작한 청주병원은 지금까지 시설과 서비스 개선작업을 진행중이다.

   
▲ 청주시내 병원장례식장들이 시설 대형화·고급화에 나서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육성준기자

연평균 600여건 장례, 7개 장례식장이 치열한 경쟁 벌여
청주 장례식장 고급화 바람의 진원지는 참사랑병원. 참사랑병원은 지난 2003년 최신 시설을 갖춰 장례식장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이 때문에 지역의 유명인사 가족들의 장례식을 모두 유치하다 싶이 해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참사랑병원 관계자는 “과거 지역의 장례식장들이 낡아 타 지역 장례식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참사랑 병원 장례식장은 현대화된 시설과 넓은 주차장, 부조리를 근절시켜 지역에 새로운 장례문화가 정착하는데 기여해 왔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현재 청주시내에서 영업중인 장례식장은 모두 7곳. 천주교에서 신자들을 위해 운영하는 흥덕성당과 신봉동성당과 개인이 운영하는 청주장례식장을 제외하면 모두 병원이 직영하는 장례식장이다.
이 가운데 충북대병원과 청주의료원, 청주병원 등이 오랫동안 시장을 선점해 왔다. 하지만 참사랑병원과 하나병원 등이 현대화 된 시설로 맹추격전을 펼쳐 지금은 상황이 역전된 형국이다.

위기감을 느낀 충북대병원과 청주의료원, 청주병원이 현재 증축공사중이거나 공사를 계획하고 있다. 따라서 공사가 끝나는 내년이면 시장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청주시내에서 연평균 치뤄지는 장례는 대략 600건 정도가 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가운데 70~80%가 장례식장을 이용하고 있고, 나머지 20%는 집에서 장례를 치루고 있다는 것.

따라서 이들 7개 장례식장이 청주의 장례식장을 지역으로 분할해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 시설 현대화와 품질, 양질의 서비스 차이에 따라 고객 유치에도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장례식장 운영 병원 경영난 타개책
장례식장의 고급화 바람에는 장례식장이 병원 수익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의료ㆍ보험제도가 병원 경영을 어렵게 하고, 진료 외 수익이 병원운영에 큰 보탬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장례식장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병원들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병원만으로는 수익구조를 맞추기는 커녕 적자만 늘어나 장례식장에서 이를 보충하고 있다는 것.
병원의 한 관계자는 “장례식장이 진료 외 사업으로 돈벌이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돈벌이만을 위해 시설을 현대화하는 것만은 아니다.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고, 장례식장도 병원경영에 중요한 요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시설이 대형화·고급화 되면서 장례문화도 많이 변했다. 과거 장례식장은 바가지 상혼으로 인식되어 왔지만 시장쟁탈전이 치열해지면서 이 같은 관행이 많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구차나 장례용품에서 많은 이윤을 남기던 관행이 사라지고, 입관시 빚어졌던 촌지문화도 많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 이렇게 하지 않으면 고객으로부터 외면 받는 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하고 있다.

참사랑병원 조석근 과장은 “장례용품에 가격표와 원산지 표시를 붙이고 나서는 장례식장에서 바가지를 쓴다는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 병원에서도 전화와 설문지로 사후관리에도 힘을 쏟으면서 잘못된 관행들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예상되자 시설 현대화에 먼저 뛰어든 병원들은 시장 지키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현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가격이나 제품을 차별화하고, 문상객들이 불편을 겪는 주차시설을 무료로 운영하겠다는 전략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길 일이다. 서비스가 좋아지는 반면 가격은 내려가 저렴하게 장례를 치를수 있기 때문.
병원의 한 관계자는 “장례용품에서 많은 이윤을 남기기도 했지만 장례식장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고정화되고 있는 추세다. 예전처럼 바가지는 생각도 못한다. 하지만 앞으로 치열한 시장쟁탈전으로 가격경쟁이 불가피해 병원 경영에는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례식장이 늘어나고 시설이 대형화·고급화되는 추세가 장례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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