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문제집서 국사 12문항 출제, 학생들 '반발'
해당 교사 '리베이트 설' 등 사실무근 일축

   
▲ 문제가 된 기출문제집이다.
청주의 한 여자 고등학교가 지난 6일 실시한 1학년 중간고사 국사 시험 문제가 특정 기출문제집에서 절반 이상이 그대로 출제되면서 학생들의 반발을 사자 뒤늦게 재시험을 치르는 소동을 빚었다.

더욱이 해당학교는 시험이 끝난지 닷새가 지나서야 충북도교육청에 늑장 보고를 하는가 하면 교육청은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까봐 '전전긍긍'하는 촌극을 빚어 말썽이다. 이 학교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동안 1학년 2학기 중간고사 시험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1학년 역사를 담당하고 있는 이모교사(51)등 2명이 J사에서 출간한 수능기출문제집인 H국사에서 중간고사 전체 문항인 25문제 중 12문항을 그대로 베껴 출제 하면서 해당 문제집으로 공부를 하지 않은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 사실은 시험이 끝난 7일, 마침 학교 소풍인 관계로 해당사실을 알고 있던 학생이 또래 친구들에게 얘기를 하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 학교 인터넷 게시판에는 항의성 글이 오르고 학부형들의 전화까지 빗발치자 뒤늦은 11일 재시험을 치렀다.

그러나 해당 문제집 없이 공부한 학생들은 "높은 점수를 받고도 재시험을 치르게 됐다"며 또다른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 학교 교장은 이에 대해 "기존 문제보다 쉽게 출제해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내에서 역사 문제를 출제한 이 교사 등이 "특정출판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말에서부터 "내신성적 부풀리기의 전형적인 사례"라는 말까지 많은 의혹이 일고 있다. 이런 루머에 대해 해당 교사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바쁘다 보니 특정 문제집에서 절반 가까이 베껴 출제한 것이 사실이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일단 죄송하게 생각한다. 이번에 참고한 문제집은 기출문제집으로 한 학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참고했을 뿐이다. 만일 1학기 초라면 몰라도 학기말에 리베이트를 받아가며 교재를 선택할수 있는지 묻고 싶다"

실제 이 학교 인근의 서점에 확인해 본 결과 해당 교과서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없어서 한두권 가져다 놓았다"고 말 할 정도다. 문제는 이 기출문제집을 일부 학생들이 교재로 이용 하면서 학생들 사이 '형평성'의 문제가 대두된 것으로 풀이된다.

성적 부풀리기에 대해서 최모 교장은 "성적관리위원회의 타당성 검토를 통해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 1학년의 경우 12개반 424명이 공부하고 있지만 잘하는 반과 못하는 반의 편차가 14.93%에 이르고 있는 실정으로 성적부풀리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최 교장은 "단지 교과목 선생님이 학생들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쉽게 문제를 출제 하려는 안이한 생각에서 나온 실수인 듯 하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지난해에도 학생간 커닝 문제가 불거져 해당교사를 징계 처리한 바 있다.

최 교장은 "입시관리 차원에서라도 최소한의 공정성은 확보돼야 한다"며 "소풍이 끼어 안일하게 생각하고 교육청에 늑장 보고한 것이 잘못이다. 하지만 곧바로 재시험 결정을 내리고 해당 교사를 징계할 방침"임을 밝혔다.

청주에서는 지난 7월5일에도 청주 C여중 3학년1학기 기말고사 수학시험 문제가 사전에 유출돼 A교사가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이 때에도 A교사가 사전에 알려진 문항과 유사하게 문제를 출제했다가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히자 재시험을 치르는 소동을 빚었다.

아무튼 지역에서 학교시험으로 인한 불미스런 일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성적관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행 대입시에 반영되는 고교 내신성적은 고1 ·20%, 고2·30%, 고3·50%다.

한편 이에 대해 도 교육청은 "해당 사실을 11일 오전 학교 교감으로부터 구두로 전해 들었다"며 "감사실과 협의해 해당교사의 징계수위를 학교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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